서울로 올라가기 전까지 20년을 살아온 집, 평생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던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당장 올려다본 하늘은 조금 흐릴 뿐이었다. - P124
그리고 서서히 갈변하는 풍경. 살가죽만 남은 앙상한 팔로 빗자루를 든 채 시든 꽃잎들을 산 중턱에서부터 쓸어내리던 여학생을 기억하고있었다. 곡기를 끊어가며 언젠가 죽는다면 추자 씨가죄책감을 느끼기를 바라던 사람, 그러면서도 동시에추자 씨의 관심을 바라던 사람………… - P125
- 어디 다쳤어?내 물음에 추자 씨는 손목을 흘깃 보더니 아거, 하고는 거침없이 밴드를 뜯어 운전대에 붙였다.밴드가 뜯겨 나간 손목에는 물결 같은 글씨체로 레링 타투가 새겨져 있었다. 글씨를 읽어보려 했지만어느 나라 말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뭐야, 안 어울리게. -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