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이 되지 않았다.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불통의 두 사람은 왜 부동산이라는단어로 연결되어 있을까? 부모님의 비밀을 밝혀낸 것만 같아 심장이 두근거렸다.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우는 입이 일그러지고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후원자의 명단이 끝없이 나열될때, 팝콘이 되지 못한 옥수수 알갱이가 몇 알 담긴 커다랗고 텅 빈 종이컵을 옆구리에 낄 때. - P78

목적에 맞게 가공된 얘기를 해야지.
간신히 거짓말만 모면해야지.
진심을 다해 진심을 감추고서대화에 임하는 사람의 진심을모르는 척해줘야지. - P80

따가운거짓말을 지우러느릿느릿 밤이 찾아온다 - P83

마지막 숙소에 도착합니다여행 가방을 열어 아껴온 햇반을 끓는 물에 담급니다아껴온 도시락김을 식탁 위에 꺼냅니다젖은 신발과 양말을 라디에이터에 걸쳐둡니다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자기 전 엄마와 함께 침대에 누워 바라본 보름달은 평소보다 훨씬 밝아 보였고, 달빛이 비추는 집 안 풍경은 낯설었다. 그날은 우리 집이 망한 날이었다. - P9

90년대는 ‘중산층‘이라는 키워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88 서울올림픽 이후 살림 수준이 나아지면서 스스로 중산층이라 인식하는 시민의 비율이 60%에서 많게는 80%까지 되었다.
1991년 KBS 수목 드라마 <우리는 중산층>과 MBC 아침 드라마 <말로만 중산층>이 인기를 끌었다. 너도나도 ‘중산층‘인 시대였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80년대 중산층 아파트가 재현되어 있을정도이니 그만큼 ‘중산층‘이라는 개념은 경제적 지표를 넘어선 하나의 시대적 표상이나 다름없었다. - P13

이쯤 되면 우리 가족은 중산층이 아니라 상류층에 가까웠던 것 같다. - P26

아직 워커힐아파트에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은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집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워커힐호텔에 기분전환을 하러 갈 수 있었다. 어떤 날은 워커힐호텔 로비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또 어떤 날은 워커힐호텔 뷔페에 갔다. 호텔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 P28

학원 수를 점점 줄여나갔고, 내가 매년 받는 상장 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 P40

몇 주 동안 그렇게 일을 나가는가 싶더니 어느 날은 일을 그만두었다고 하고, 다시 일을 나간다고 하는 상황이 한동안 반복되었다. 엄마는 내가 스무 살이 넘어서야강남 아파트에 베이비시터 일을 나갔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온 사람이 노동을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도 고되었겠지만, 아파트로 돌아가리라는희망으로 버티는 사람이 아파트로 출퇴근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 P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독성 없는 과거지사들을 가지런히 빗질하는 오후 - P69

허기는 식욕이 아니고 누차 헷갈렸던 것들을 처음부터다시 헷갈려 하는끈기로운 어리석음을 - P69

얼음 보리차를 한 잔 마시고 젓가락을 오른편에 나란히 놓는다 - P72

테이블에 박혀 있는 옹이와 눈 맞추기해가 질 때에 여느 사물들처럼 황금빛 테두리를 갖기 - P73

천사의 날개도 가까이에서 보면우악스러운 뼈가 강인하게 골격을 만들고 - P77

아무것도 쓰지 않은 날에낯빛과햇빛과오후와친구와거의 모든 것을얻을 때 - P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따가운거짓말을 지우러느릿느릿 밤이 찾아온다 - P83

그런 인사말 같은 것들이나를 추월해서 앞서가버릴 때까지속도를 늦춥니다 - P85

고마우나 달갑지 않은, 달지만 뱉고 싶은, 소중하되 떨치고 싶은 - P85

당신은 잘돼야 해요 당신이 잘돼야 해요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