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이! 너 동생을 왜 이렇게 잘 챙겨!"
아이를 배웅하면서도 엄한 목소리로 격려한다.
"정권이! 내일도 오늘처럼만 하면 돼!"
꼭 혼내는 표정으로 그러나 다정하게 수십 명의 어린이를 챙기는 관장님을 구경한다. - P173

그 한복판에 내가 있다. 이 모든 난리 속에서 품새와발차기를 익히는 나. 요즘엔 자고 일어나면 배가 십일 자로움푹 파인다. 헬스장에서도 요가원에서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복근이다. 젊은이는 어린이들의 뒤꽁무니를 쫓으며튼튼해진다. - P173

자료 수집을 마치면 다듬는 시간이 온다. 첫 문단에서독자가 떠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도대체 어떻게끌고 가야 이 글을 끝까지 읽을까? 인쇄를 코앞에 둔 신문편집부에게는 이렇게 물을 수 없다. "한 시간만 더 주시면진짜 더 잘 쓸 수 있는데, 제발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당치도 않은 소리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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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앞, 대낮부터평상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
한량. - P304

온 세상이 어두워진 까닭.
까치집.
까치는 흉조였다. - P308

그날의 정전은 흉조였다. - P309

"사이비지, 사이비 사이비 종교의 계략입니다."
"세상 말세다."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언론플레이를 멈춰라!" - P316

특보 [새 인간의 실체, 변이 바이러스감염 여부는?] - P329

믿는 사람들과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전혀 다른 풍경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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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고백하다

그러던 어느 날 ‘코카게‘에서 식사를 하는데 BGM이 자꾸 귀에 거슬리는 거예요. 브라질팝부터 마일스 데이비스같은 재즈 음악까지 마구 뒤섞어놓은 플레이리스트가 너무식상하고 시끄러웠습니다. 한번 그런 생각이 들자 시간이갈수록 더 신경이 쓰였고, 모처럼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할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저는 집에 돌아온 후주제 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큰맘 먹고 오도 군에게메일을 보냈습니다. - P273

베르톨루치는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문병 와" 하고말했습니다. "독일에 있으니까 이탈리아까지 금방 오잖아"
라면서요. - P247

2017년 6월에는 이병헌과 김윤석이 공동 주연한 한국영화 <남한산성>(2017년)의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제 개인 홈페이지의 문의란을 통해 직접의뢰를 해왔는데 그 마음가짐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에곧바로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습니다. <남한산성>은 1636년조선에서 일어난 ‘병자호란‘을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사극으로, 군신관계를 요구한 청나라에 맞서는 조선의 왕, 인조와 신하들의 47일간의 농성을 그린 작품입니다. - P238

인두에 암이 생기고 가장 곤란해진 것은 식사였습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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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슬퍼하는 감각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내가 묻자 이훤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을 슬퍼하는 감각……." - P147

하지만 이 말은 부사로 활용할 때 가장 아름답다.
"He saw me moonkly.(그는 나를 뭉클하게 바라보았다.)" - P146

"그때도 새로 태어났겠군요."
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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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또한 과학이지만 한편으로는 믿음이다. 믿음 없는 마술은 사기나 속임수에 불과하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상승할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할 각종 재난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과학기술또한 발전하리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리라고, 위악보다는 위선이 낫다고 나는 계속 믿을 것이다. - P89

하지만 위선보다는, 이봄 자신이 썸머에게 그렇게 하는것처럼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해버리는 것이 낫다. 이봄의 그것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이 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든 것을 하나도 볼 수 없었을 테니까. 위악보다는 위선이 낫다는 결론도 그것으로부터 겨우 자라나온 것이니까. - P97

젤다가 머리를 묶는 동안 그는 혈관이 불거지기 시작하는 자신의 손등을 낯설게 쳐다보았고 양쪽 관자놀이를 천천히 눌렀다.
두통은 나아지는 기미 없이 점점 더 묵직해졌다. 영화 속 남자는Well, I still have music in me, 라고 했는데 그는 자기 안에 여전히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는 나이든 남자가 경이롭게 느껴졌다.
남자는 매일 출근할 곳이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했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신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남자는 그보다 나이가 많지만 건강해 보였다.
미리 - P103

그는 그런 것들을 사람들의 표정보다 자세히 보았다. 종업원들이 테이블 위에 후식을 세팅하고 사람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병 안의 촛불은 계속 타올랐고 꽃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조금씩 시들어갔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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