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거 시원하시겠습니다! - P17

먹을 줄 아는 애들만 후룩후룩 굴을 빨아 먹는 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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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삼스럽게 - 혹은 비로소 - 책의 수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건 다사람들의 머릿속에 얼마나 날카로운 흔적을 남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고 해서 수명이 연장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각각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 그러니까 읽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신만의 회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 그 회로는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는가? 남들이 도달하지 못한 곳을 먼저 도달하면 된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이야기,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 쓰인 적 없는 유머, 고려된 적 없는 표현, 구성된 적 없는플롯을 쓰면, 그 책은 뇌에 선명한 자신의 길을 남기게 되고, 오래도록 기억된다. 그 책을 기억하는 사람이 죽으면 또 다른 사람이 곧바로 그 자리를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귀마개 한 쌍을 손에 들고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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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는 임시 무덤이면서 두 번째 탄생 이후 버려진 사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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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조차 완벽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아이들이 완벽하고 조용한 인형이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아동 혐오에 대한 감수성이 사라져 아이들 심신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 이 불안전한 세상에서, 그래도사람들은 저출산과 인구 붕괴를 떠들며 여자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워보라고 할 것이다. - P268

공교롭게도 그 맘충이라는 말이 등장하던 그 시점, 즉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넘게 45만 명 내외를 유지해 오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16년부터 1년에 약 3만 명 내외로 뚝뚝 떨어졌고, 작년 출생아 수는 25만 명 정도에 그치게 되었다. 1771 많은 사람들은 출산율 급감의 원인으로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적인이유를 지목한다. 그런데 과연 이처럼 여성과 모성에 대한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과출산율의 급격한 감소가 동시에 일어난 게 과연 우연의 일치로만 치부될 수 있는 현상일까? 누구나 잠재적인 맘충이 되는 세상에서 과연 누가 섣불리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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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의 긴 밤이 곧 시작될 터였다.

건강하시죠?
정미 집이 완성됐으니 언제든 전화 주세요.
메모지에는 그렇게 두 줄의 문장이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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