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깔고 앉은 거그거미역이야? - P54

해변은 공사 중이었다 - P54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내 뒤를 지나가는 사람기척도 없이 다가와 넘어질 뻔했다 - P57

치즈크러스트늘어나지 않는 치마 고무줄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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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리 같은 건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는 길. 그 길 동안만 행복하고 결국에는 행복 다음으로 가야 하는 거야. 행복 다음은 슬픔. 우리가 계속 건너다녀야 하는곳은 슬픔이지.

한쪽이 벽이면 한쪽은 담쟁이덩굴 같아야지, 언니.

친구들은 자꾸만 떠나가고 그때마다 처음인 것처럼 속상하네요.
나는 물었다.
애인들은요?
그러자 솔아가 눈가의 물기를 지운 채 대답했다.
애인은 별로…………… 떠나도 안 슬퍼요. 어차피 연애의 결말은 헤어지는 거니까.
그 말에 나는 약간 충격을 받았으나 티 내지는 않았다.
왜 그렇게 친구를 좋아해요? 아직까지 생각하고 슬퍼하고.
좋아하는 친구만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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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의 트릭은 우리가 살펴볼 미스터리의 두 번째 후크 포인트다. 미스터리 박스의 핵심이 정보를 감추는 거라면, 마술사는 자신의 수법을 감추며 미스터리를 창조한다. 중요한 건 불확실한결말이 아니라 과정, 즉 미스터리를 만들어낸 방법이다. 마술사는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그게 무슨 수로 거기 들어갔는지 모르기에 매료된다.

신기하게도 어린아이들은 대개 기능적 고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10 다섯 살짜리에게 일상적인 물건을 쥐어주면 원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마술사에게는 어른보다 아이를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로운 일이다. 아이들은 모자나 거울 등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에 감탄을 유발하기가 훨씬 어렵다. 기능적 고착에서 탈출하는 비결이 바로 그런 어린아이 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장 평범한 것들에도 미지의 영역이 존재할 수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술의 성공은 상상의 실패에 달려 있다. 마술은 도처에 존재하는 가능성을 포착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미스터리를 이끌어낸다.

. 몰입의 마법이라는 게 이렇듯 아슬아슬하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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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 식당 한구석에 패각이 쌓여 있다 - P18

물결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FR잘 길러진 슬픔도 있어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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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를 잃어버렸다.

우리 지원 언니 보러 갈까? 가서 언니 놀래켜주자. 우리 계속 비밀로 만나고 있었다고.
현우는 다시 눈을 감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로 가기다. 그렇게 웅얼거렸다. 이상하지. 너에게 상처를 줄 때면 사랑이 살아나. 나는 조용히 가슴에 두 손을 얹어보았다. 슬픔이 차오르는것 같은 자리에, 사랑이 지나가는 것 같은 자리에 슬픔을 감지한 사랑이 오리발을 신은 수영 선수처럼 물살을 가르는 것 같았다. 사랑 곁에는 언제나 슬픔이 있는데 나는 어쩌면 그것만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받고 싶던 사람이 선택하는 차선은 사랑하기이다. 사랑받기 위해서 사랑을 한다. 사람은대체로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자신을 좋아하는 이를 밀어내기란 쉽지 않다. 닫힌 문 뒤, 나만의 세상이 빈약했던 나는 그 한 가지의 스킬을 문에 걸었다. 속이 비었으면밖이라도 갈고 닦겠다는 마음으로, 타인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먼저 호감와 애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었다.

멍한 오후에 사무실에서 업무 메일을 쓰다가 문득 팔뚝을 뒤집어보면 피부 위에 잎맥처럼 비치는 핏줄의 끝을 우물우물 씹고 있는 피망이가 보였다. 그럼 쟤는 내 피를 먹는 건가 아니면 습관처럼 나뭇잎을 먹는 흉내를 내는 건가, 진짜로 피를 먹진 않겠지 그렇다면 빈혈이 왔을 테니까,
하고 생각하다가 곧 다시 팔뚝을 뒤집어 쓰던 메일을 이어 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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