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서점은 애당초 세살 아이에게 합당한 곳이 아니었다. - P92

문지기는 잘 잃어버릴 줄 아는 사람이다-p134, 〈열과裂果》 - P95

다툼은 서점 안에서도 카운터에서 벌어지는데, 다행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일터이자 가게라는 장소성 덕분에 언성을 높인 적은 없었다. 절제된 보컬리스트처럼 감정이복받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일상적 대화에서 벗어나지 않은음역대를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우리였다. - P99

이른 아침 돌연히 전화벨이 울리고, 아버지는 내게 묻는다. "서점 해볼 생각 있느냐."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그 후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도 내 입은 똑같은 대답을 발음하게 될까, 아니면 고개를 젓고 미지의 삶을 향해 발을 내딛게 될까.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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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소를 제 품에 안았다둘은 진흙으로 만든 좌상이 되어간다빛의 섬이 되어간다파리 떼가 몰려온다 - P81

잘 있니?
환각의 리사이클장에서 폐기되던 전생과 이생의우리 - P82

왜 얼굴 없는 바람은 저렇게 많은 손가락을 가져서
네가 떠난 자리를 수천 개의 장소로 만드는지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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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있을 때 이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남에게는 꽤 날카로운 질문을 자주 던지면서 정작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면 나를 제3자라고 생각하고 뾰족한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을 추천한다. 몇 가지 질문만으로도 진짜 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이만한 방법이 없다. - P23

오롤리데이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 그리고 우리 메시지가 그대로 느껴지는,
세 가지 전제에 완전히 부합하는 이름이었다. 그렇게 내 브랜드의 이름은 ‘오롤리데이oh, lolly day‘가 됐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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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너는 언제 가장 행복해?
A. 행복한 순간은 많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예쁜 장면을 마주할 때, 칭찬을 들었을 때 등등.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줬을 때인 것 같아. 누군가를 웃게 할 때, 진심으로 도와줄 때, 그리고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때 표현하기힘든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아. - P22

금단의 사과를 따먹고 싶어 하는 심리를 심리학은 ‘리액턴스Reactance‘라 부른다. ‘리액턴스 이론‘은 이미 1960년대에 심리학자 잭 브렘Jack Brehm이 주도적으로 연구했다. 리액턴스는 원래 물리학에서 전기 저항을 일컫는 용어로, 금지된 것일수록 더욱 갖고 싶어 하는 심리를 뜻하는 개념이다. 이런 심리는 내면의 압력이나 외부의 강제에 대항해 생겨난다. 누군가 우리에게 무언가빼앗으려 위협하고 금지하는 것에 반발해 리액턴스가 일어나는 것이다. 리액턴스 태도는 금지된 행동을 계속하거나 본격적으로벌이도록 만든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잃어버린 자유를 회복하려든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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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하고 싶어서, 더 좋은사람이 되고싶어서불꺼진 서점에서 써 내려간일, 삶, 사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의 말들

정원가는 장미 향기를 음미하는 사람이 아니라 ‘흙에석회를 더 넣어야 할지‘, 아니면 흙이 너무 묵직하여
‘모래를 조금 더 섞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가드닝은 점차 과학적인 작업이 되어간다. - P59

우연으로 방문했든 빈번히 드나들었든, 어떤 가게의 모습을그릴 때면 ‘글자‘가 먼저 떠오르곤 한다. 그곳에서 체험한 분위기, 손님을 대하는 주인의 온도, 상품의 구성과 진열 등등, 하고많은 중요한 점들 못지않게 그곳에서 마주한 글자의 실루엣이어떤 의식보다도 앞서 잔상으로 남아있다. - P65

나는 ‘그리움‘ 앞의 ‘더 잘 소통하고 싶은‘이라는 말에 밑줄을긋는다. 그게 우리가 손글씨를 쓰는 까닭이지 않을까 해서다. - P69

"종이봉투 100원인데 담아드릴까요?" 책을 구입하는 손님에게 이렇게 묻기 시작한 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2019년 4월부로 시행된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로 인해 비닐봉투에 한해서는 50원을 부과하는 게 의무화되었지만, 사실상 종이봉투는 무료로 제공해드려도 무방했다. - P47

이마와 등은걸친 옷은 축축해져 점점 무거워졌다. 작은 두 손이 땀으로 미끈거리는 내 목을 꼭 부여잡고 있었다.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을때마다, 자세를 고쳐 잡으며 난데없이 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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