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아니야. 여자가 듣지도 않은 말을부정하는 동안 호아가 상체를 세워 앉았다. 그러고는 고개를살짝 기울였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거짓되게 느껴져서 여자의 양팔에 오소소 닭살이 돋아났다. 호아는 그 상태로 말을 쏟아 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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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두울 때 우리는 일단 가슴을 칩니다그건 그 속에 분명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 P95

제게 도서관은 양립하기 매우 어려운 두 가지 소망을 시도하는 장소로 이해됩니다.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보존하는 것. 그리고 이 정신과 마음을 활성화하는 것. ‘보존‘과‘보급‘이 동시에 시도됩니다. 사료화와 현재화가 이루어지지요. 그래서 도서관은 역설적입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공간을 만들고 차곡차곡 자료들을 집적하지만, 동시에보존이라는 목적에만 매몰되지 않고 언제나 문을 열고 개방하지요. 심지어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어요. 박물관이나미술관이라면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들이 도서관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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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
순간적으로 피가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머리통을 가격당하거나 목을 졸릴 때처럼. 사랑이라니. 여자는 호아에게, 아니 다른 누구에게도 그 단어를 내뱉은 적이 없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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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호아야. 엄마가 딴생각했네. 미안해."
호아는 대답 대신 기저귀를 허벅지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고는 혼자 어기적어기적 화장실로 걸어갔다. 여자는 조금 더사과해야 할지, 버릇없이 굴지 말라고 혼을 내야 할지 입장을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호아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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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장군? 꼬마 장군 말하는 건가?"
나는 혼잣말인 양 중얼거렸다.
"꼬마는 무슨. 고려 때 무관이야."
한오가 퉁명스럽게 굴었다. 제 말이 끊겨서였다.
"애들 영양제 파는 장군 아니야?" - P79

근무조가 같은 날이면 수영과 점심을 서둘러 먹고 백화점건너편의 아파트 단지 후미진 곳으로 가서 몰래 담배를 피웠다. 짧은 시간 안에 가급적 많이 피우려고 서로 말도 거의 하지않았지만 그 시간마저 오래가지 못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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