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사의 이치를 납득하고 싶었다. - P17

하지만 해즐릿은 다르다. 그의 에세이들은 가장 훌륭한것도 다소 분열적이고 불협화음적인 면이 있다. 마치 순간순간 몇 번 괜찮다가도 결국 합일에 이르지 못한 두 지성인이 함께 쓴 글과 같다고나 할까. - P21

해즐릿은 안개 속에서 지척거리다 자신의 하찮음으로 죽음을 맞는, 태도가 두루뭉실한부류의 작가가 아니었다. 그의 에세이들은 단연 해즐릿 자신이다. 그는 말을 삼가는 법이 없고 수치도 모른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고 느낀 것도 그대로 말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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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작가가 며칠 못 버티고 그만두리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그녀는 꼬박꼬박 정시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머물렀다. - P25

"통상이란 말에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뜻은 절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팀장님이 그 말을 임의로 사용하시는 걸용서하겠습니다."
대단한 선심이었다. - P25

하필 홍 팀장이 영업 담당 박 부장과 사우나를 간 사이에일이 터졌다. 어쩌면 그 일은 계산된 시각에 정확히 터지도록예비되어 있는 폭발물과도 같았는데 나만 몰랐던 건지도 모른다. - P29

나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원고를 가져왔습니다. 나는 그 사람이 건네주는 원고를 유리그릇처럼 소중하게 받아안는다. 그렇게까지 조심하실 필요는...... 나는 턱을살짝 치켜들고 고개를 천천히 가로젓는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소설가는 글에 향기를 불어넣을 줄 아니까요. - P41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심 여사?"
"아픈 데가 왜 없겠어요? 이도 시원찮고 무릎도 아프고 그렇죠. 오 여사님은요?"
그 말에 오 여사는 반색을 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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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뺨 후려치며 그 자리도로 어루만지며어서 가거라 - P123

무슨 꿈이 곱더냐무슨 기억이그리 찬란하더냐 - P122

중력을 타고 비스듬히,
더 팽팽한 사선으로 미끄러질 것 - P112

죽은 나무에 손을 뻗는 글쓰기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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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우리의 다름으로 완성한 이 이야기가, 읽는 이의 다름과 만나 더 견고해지기를 바란다. - P175

지금 우리 사회 담장 너머에 있는 존재들중 가장 차별받는 자들은 그 누구도 아닌 동물이고, 가장저평가된 존재가 있다면 바로 길고양이 돌보미들일 것이다. 오늘 밤에도 자매는 어김없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집을 나설 것이다. ‘살리는 일‘로서 가장 구체적 희망을 실천할 것이다. - P183

반면 한 학생이 강아지 같은 얼굴로 소영에게 던진 첫질문은 "개가 귀여워요? 고양이가 귀여워요?"였다. 학생들은 당장 ‘개파‘와 ‘고양이파‘로 나눠 토론이라도 할 것처신이 난 표정이었다. 진심으로 부러웠다. 일등은 떼어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썩 기쁜 것 같지 않았다. 낮은 목소리로 "우리가 하나의 다른 종을 귀엽다고 여기는마음에 어떤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 P180

보고 싶은 것은 직접 보아야 하고, 원하는 곳은 내 발로탐험해야 하며, 경험한 것은 직간접적으로 모조리 소유해야하는 근대적 욕망... 우리는 이것이 탐조의 밑바닥에 깔린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 P170

현대 사회에서 보는 것이란 소유욕과 연결되는데, 이는 본 것이 곧 경험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국의 땅이나 특이한 공간을 여행하며 목격한 것들을 사진이나 동영상의 형태로 저장한다. 이때 드물고 희귀한 것을 많이 본 사람은 값비싼 경험 자산을 소유한 셈이 된다. 2022년, 경향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가장 많은 새를 관찰해야 우승하는 탐조 대회… 올해는 새가 눈에 띄게 적은이유>10), 24시간 동안 새를 가장 많이 본 팀이 우승하는 행사였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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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일기
박소영.박수영 지음 / 무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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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택하는 순간에는 때로는 전부가 필요하다. 지금을 다 걸고 나서도 매일 마음을 조금씩 더 거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여기 어떤 대답이 있다. 의심과 확신을 나눠 가진 동지를 찾아 내는 것, 아주 밝은 등잔의 밑, 이 자매가 만들어내고 있는 둥지들의 동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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