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다섯 시면 산책을 나간다. 소속도 작업실도없이 과도하게 자유로운 프리랜서인지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따로 정해 놓고 지키지 않으면 몸이 무뎌지고 건강을 잃는 줄도 모른 채 상실하게 된다는 사실을요 몇 년 사이에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 P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이 보기엔 여러분이랑 같이 지내는 거 멋진데. 그리고 일하는 보람도 있고, 이십 대 때보다 일에 대해서 자신감도 생기거든." - P81

읽기는 쓰기와 나란히 간다. 읽기 시작한 어린이가 힘껏글자를 쓰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대견하다. ‘ㄹ‘을 그리다가언제 끝낼지 몰라 본의아니게 한자 ‘ㄹ‘을 쓰기도 하고, ‘ㄹ’에 익숙해질 무렵 잘 쓰던 ‘ㄷ‘이 갑자기 ‘ㄱ‘이 되는 때도 있지만 결국 해낸다. 나는 어린이가 글을 쓰다가 모르는 글자를 물어보면 되도록 책에서 찾아서 가르쳐 준다. ‘ - P69

나는 또 걱정을 버리지 못하고 물었다.
"떨어져서 다치면 어떡해?"
그러자 하준이는 웃는 얼굴로 나를 안심시켰다.
"밑에 모래 있으면 떨어져도 안 아파요." - P63

율무는 별로 무서운 게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내가 어렸을 때 무서워한 굴다리며 괴담 이야기를 했더니어딘가 한숨이 섞인 말투로 고백했다.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간밤에 남편이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 P115

이제 땡이에요. 그래서 나도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도 땡.
그러니 이제 집에 가요. - P111

빗방울이 이마에 떨어졌다. 비를 맞자 웃음이 났다. 쌤통이다. 쌤통이야. 차라리 비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07

암이 폐로 전이되었다는 말을 들은 날 영순은 택시 기사에게 욕을 했다. 의사 앞에서는 담담한 척을 했지만 병원을 나서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택시 정류장에는 모범택시밖에 없었다. - P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있지, 절정일 때 어쩌면 다른 남자 이름을 부를지도 모르는데, 상관없어?"라고 그녀는 물었다. 우리는 알몸으로 이불 속에있었다. - P11

하지만 아무튼 그것은 훗날에 남았다. 다른 말과 생각은 전부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 P25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를 세는 데 집중하느라 정신이 들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내 앞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의시선이 가만히 나를 향해 있다―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는 신중하게 천천히 눈을 뜨고, 고개를 살짝 들었다. 맥박은 아직 약간불규칙했다. - P41

노인은 침묵한 채 가만히 내 쪽을 보았다. 좀더 그럴듯한 의견을 내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 P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닭 없이 손끝이상하는 날이 이어졌다 - P34

내연이라는 어려움과외연이라는 다름을 오래 생각했다 - P25

경을 처음 외우는 동자들처럼떠듬떠듬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 P21

그래서 지금은냉이꽃이 소복을 입은 듯 - P20

서향집의오후 빛은 궂기만 하고 - P15

어제 입고 개어놓았던옷을 힘껏 털었고 - P13

밀어도 열리고당겨도 열리는 문이늘 반갑다 - P11

나의 무렵을걸어 내려가고 있는당신의 걸음은 빠르기만 했다 - P47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면동네의 개들이 어제처럼 긴 울음을 내고 - P62

무엇을 기다리는 일은시간이 아니라 공간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 P63

아욱 줄기가 연해지기 시작하면우리의 제사도 머지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 P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