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는 그동안 사람들이 흘려서 마룻바닥 틈새로새어 든 커피가 지도처럼 그려져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귀를기울이며 그 지도 위를 걸어보았다. - P237

커피 한 잔의 맛은 그 모든 것의 합이다. 내가 나인것을 잊고 그 맛을 온전히 느끼고 있을 때, 그 순간 자체가나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 이 말의 뜻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한때 같은 ‘나‘인 적이 있었을 것이다. - P236

여행을 갈 때마다 사진을 찍고 일기 같은 글을 써서 언젠가 이걸 출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글을 모아서 몇몇 출판사에 보내보기도 했는데 출판사의 방향과달라서 출판이 어렵다는 부드러운 거절 메일만 받았다. - P238

이제는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한다. 늘 글을 써왔지만스스로 작가라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은 고운이 내 글을 모아 A4에 출력해서 책 모양으로 만들어 온 순간이었다. 그 순간이 나한테 정말로 필요했다. 내가 믿을 만한 누군가가 내글이 책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해준 순간. 그런 단 한 사람.
최초의 독자. 그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은 언제 작가가 되는가. 내 글을 책으로 인정한 최초의 독자가 생겨난 순간작가가 된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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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당신이 먹으려던 자두는당신이 먹었습니다) - P5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학교에서 봐 - P12

일단 전철을 탔고 것은시를 벗어났어나는 - P13

ㅏ왼쪽은 창문 오른쪽은 문죽은 사람이나 왼쪽으로 걷는 거라고 누가 소리지르고 있었다 - P15

기억 속 교실은 하나같이왼쪽은 창문 오른쪽은 문 - P14

불 꺼진 실내에 웅크리고 앉은 빛 - P19

새는 아무것도 찾지 않았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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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느긋해졌다. 평소에는 거의 한 시간마다 뉴스를 확인하며 불안을 일으키는 불확실한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고 그것들을 그러모아 일종의 의미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 P45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사고할 수 있다는 생각이 착각이라는 얼의 주장을 들었을 때 나는 발끈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일리 없다고 생각했다. 나부터 동시에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해왔으니까. 사실, 나는 자주 그렇게 한다. - P59

그러나 느림을 통해 신체의 이완을 느낄 때에도 이후에는 늘죄책감이 끓어올랐다. 나는 생각했다. 늘 빠르게 달리며 스트레스에시달리는 친구들에게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어떻게 하면 우리모두가 삶을 바꿔서 이런 기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지? 갈수록 빨라지는 세상에서 어떻게 속도를 늦추지? - P58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14일째 되는 날, 이곳에 온 뒤매일 아침 그랬듯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아이폰을 잡으려 탁자로손을 뻗었다. 있는 것은 내 멍청한 핸드폰이었고, 이 핸드폰에는내가 넘어졌을 때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알려주는 기능만 있을 뿐아무 메시지도 없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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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보았던 동네 서커스의 이상향 같은 무대라고 할 만했다. 공연자 대부분이 ‘흑인‘이라는 사실을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 P189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내 삶은 충분히 자유로웠나? 그들이이 삶을 자유롭게 선택했고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내가 거기에 고통스러워하는 건 부당하지 않은가. - P190

원래 이 책에는 외국 여행기만 담을 생각이었다. 여행의기억만 담는다면 훨씬 즐거운 책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세상엔 대가라는 것이 존재한다. 계속해서 외국에 나가기위해서 내가 견뎌야 했던 한국의 삶도 함께 실어야 한다는생각이 들어서 원고를 추가했다. 씁쓸한 한국에서의 삶을읽고 싶지 않다면 이쯤에서 책을 덮어도 좋다. - P209

"걱정도 하지 말고 조언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둬.
달리 방법이 없어서 그래. 그 사람은 그게 살길이야.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 있으려고 그러는 거야." - P211

전생에 그와 나는 어떤 인연이었길래 나는 그에게 술을 팔고 부적을 팔고 책까지 팔게 되었을까. 전생에 그가나에게 영혼이라도 팔았던 것일까? 그는 날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그를 모두 용서하며 전생에 쌓인 업이 남아있다면 이번 책 판매로 다 끝내고 업장소멸하여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기도했다. - P218

사랑의 대상을 몸으로 감각할 수 없다는 건 쉽게 극복되지않는다. 내 손이 체득한 감각의 어떤 부분들은 영원히 비어 있게 되었다. 나는 마르첼로를 쓰다듬고 싶었다. - P229

낯선 도시에 이방인으로 있을 때 처음 보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커피잔을 앞에 두면 세상의 입장권이잠시 생긴 기분이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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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 -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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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 보는 자가 들인 것들 오랜 시간 담았던 말들이 단어로 영그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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