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 P54

어떤 말의 종류는 그것을 듣는 사람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번들거리는" 것은 그가 당신의 말을 믿지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느낀 게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건의 "세부사항"을 듣기원하고 그것을 포르노그래피처럼 즐긴다. - P59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시 안에는 ‘지금‘과
‘여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있다. 구조가 폭력적일 때 그 구조의 온순한 구성원으로 살아온 사람은 축소해 말해도 결국 ‘구조적 가해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점을 자인하는 부끄러움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으리라. - P61

잠시 울고 서 있을 네 모습을,
이윽고 네가 찾아 헤맬 모든 길들을,
- 가다가 아름답고 슬픈 사람들을 만나면그들의 동냥바가지에 너의 소중한 은화 한 닢도기쁘게 던져 주며마침내 네가 이르게 될 모든 끝의시작을 ! - P66

그런 아이를 보며 시인은 바로그 문장을 적는다.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아름다운 일이란다." 비록 깨어지기 쉬운 아름다움이지만 삶은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 훗날 아이가 자라면 "새로운 눈"을달고 세상에 출근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아이에게 주어진 삶은 아름답기만 해야 마땅하다는 것. - P69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생의 어느 국면에서문득 최승자의 편지를 받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 P70

너희들이 그처럼 행복하게 서로를 어루만지는 것은, 애무가 시간을 멈추기 때문이다. - P84

적어도 시에서는 그렇다. 위대하다는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그들의 답에 놀라본 적이 별로 없다. 그답은 너무 소박하거나 반대로 너무 거창했다. 그러나 누구도 시인들만큼 잘 묻기는 어렵다. 나는 그들로부터 질문하는 법을, 그 자세와 열도와 끈기를 배운다. 그것이 시를 읽는 한 가지 이유다.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 P87

나는 너무 놀라번개같이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P92

다시, 이영광의 「사랑의 발명」은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시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쥐고 기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는 사람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 P97

인간이 아프게 인간적일 때, 자연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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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들이 인생 명언을 들으셨네요, 벅차오르셨겠어요,
예술은 죽지 않죠, 하며 동의했다. 소봄은 지금 거기 잠들어 있지 않다,라는 건 그냥 죽었다는 정보의 다른 표현 아닌가 생각했지만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국장은 영상의 시대였던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는 영상 중에서도 예능물의 시대라고 했다. 방송이며 인터넷이며 이렇듯 예능 콘텐츠가 넘쳐난 적이 없었다며, 그리고 그 말이 회사의 결정을 알리기 위한 포석이었다. - P189

솔직히 아는 사람입니다."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누군데? 어떻게 아는데?" 정피디가 반색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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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다음 구절에 밑줄을 쳤다. "그 죽음은 분명 자식에 대한 사랑의 좌절로 인한 것이지만, 일종의 움켜쥠의 결과이기도하다" 이 문장이 나는 어렵다. 엄마는 왜 ‘순간‘할 수밖에 없었다. 좌절 때문이라는 것. 구하지 못했으니까. - P105

연인들에게 묻는다.
우리의 존재를

그런데 그 선물을 풀어서 읽어나가다보면 당황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자의 달콤한 고백을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결혼적령기에다른 어느 청년에게 달리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충고하는목소리만 내내 들려오기 때문이다. - P77

그는 안다, 혹은 안다고 여긴다. 당신이 무엇을 은밀히 소망했는지를 - P55

외로움이 환해지는순간이 있다

세상만물이 이루는 가족 속에서그대의 자리를 되풀이 알려주며, - P109

언어에 대한 환멸이 심해질 때마다 약을 구하듯 되돌아가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최근에 의지하고 있는 것은 손재준 선생이 옮긴릴케 시선집 『두이노의 비가다. 여느 시 번역들과는 달리 ‘성실한 실패작‘이 아니다. - P86

시작을!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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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아래 정차한 그 차에서 누군가 내려 서둘러 나무덱을 밟아 내려오는 것이 나는 눈송이들을 통과해 오는 그 얼굴을 더 정확히 보고 싶은 마음에 발을 들었고 그가 가까이 왔을 때 오래전처럼 또 손을 들어 인사했다. - P178

화려하게 빛나던 크리스마스트리 조명도 꺼졌을 즈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홉살의 내가 하바나 클럽 앞에서 우두커니 맞고 있었던 눈이, 그뒤로 수십번 맞닥뜨렸지만번도 시시하지 않았던 그 작고 특별한 것들이 집에 가야 - P178

소봄씨, 막상 아빠가 돌아가실지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영영 이별이라고 생각하니까 두렵고 화가나지 않았어?"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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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저 핫……… 이 유명한 가수였어? - P41

-너, 전생에 쌓은 업이 엄청나게 많구나? - P42

나는 종종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랑을 하곤 한다. 어쨌든………… - P45

그날 밤부터 나는 열에 시달렸고 부모님은 여행 내내 방에 있어야 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고 얼마 지나 엄마는 입덧을 시작했다. 방안에서 헛구역질을 하는 엄마를 두고 나는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았다. 왜 그날 본 티브이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그때의 기분만은 이렇게 생생한데. - P47

ㅡ삶에 절망을 느꼈던 사람은 스님이 될 수 없다는 거야?
외삼촌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지만 묘하게 자신은 없어 보였다.
나는 외삼촌을 더 괴롭히고 싶었다. - P51

외삼촌이 돈을 주고 꽃을 샀다.
-누나 이름 써야지. - P57

-아빠, 엄마는 아빠가 없어서 힘들어했어.
그래.
-그런데 아빠가 없는 엄마를 견디는 우리가 더 힘들었어. - P63

외할아버지 문학선씨가 죽기 직전에 미주는 친구들과 영화관에서 해외 인디 밴드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에코 콘셉트의 다큐멘터리여서 밴드가 연주하는 모든 악기에 전선이 꽂혀 있지 않았다. 멤버들은 무너져내린 성벽 앞이나 언덕 위, 심지어는빙하 위에서까지 연주했다. 그래서 미주는 영화를 보는 내내 촬영장비의 전선은 어디에 꽂혀 있었을지 궁금해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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