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서배스천 영거처럼 쭈뼛쭈뼛 강연업계에 들어왔다. 그래도 청중에게 입장료를 받는 유료 강연만큼은 아직 거부감이 들어 피한다. 유료 강연이 뭐가문제냐, 판매자와 구매자가 합의한 거래 아니냐고 묻는다면 뭐라 할 말은 없다. 그냥 나의 결벽인가 보다.
악몽까지 꿨다. 유료 강연을 막 마친 내게 어떤 젊은이가 와서 "작가님 만나고 싶어서 입장권을 사려고아르바이트를 했어요"라고 말하는 꿈이었다. 이게 왜악몽인지는 아내도 이해하지 못한다. - P252

"제가 지금 메모할 상황이 아닌데 메일로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놀랍게도 여기서 메일을 보내지 않고 소식이 끊기는 곳이 절반쯤 된다. 인터넷이 안 되나? 반면 이제껏 초청한 강사 명단과 강연장 약도, 사진까지 첨부해 상세히 메일을 보내는 이도 있다. 그런데 거기에도 강연료 얘기가 없으면 난감.) - P264

어째 쓰다 보니 ‘작가의 사생활‘을 시시콜콜 털어놓는 글이 아니라 시사 칼럼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사생활이 이런 식으로 공동체의 과제와 만날 수도 있다. 이상한 대통령과 비선 실세 몰아냈다고 끝이 아니다. 진짜 적폐와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좋은 나라에서는 노동의 대가가 제때 정확히 입금된다. - P272

그래서 얼마 뒤부터는 모르는 작가, 외국 작가에대해서는 추천사를 쓰지 않기로 했다. 친분 있는 작가나 출판사, 편집자의 부탁이라서 거절하기 곤란할 때는 복잡한 조건을 달았다. 첫째, 고료는 받지 않겠습니다. 둘째, 저는 읽어보고 솔직하게 감상을 보낼게요. 추천사로 쓰고 싶으면 쓰셔도 좋고, 마음에 들지안으며 버리셔도 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 P278

애버크롬비 여사가 왜 작가들의 멘토라 불리는지 궁금하시거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작가와 작가지망생은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 P290

『책, 이게 뭐라고』출간을 앞두고는 표지뿐 아니라제목을 정할 때도 고심이 많았다. 출판사에서는 다음두 가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책, 이게 뭐라고‘와 ‘읽고 쓰는 인간‘, 편집부와 마케팅팀은 전자를,
영업팀은 후자를 선호했다. - P312

이런 방식이자 습관 덕분에 내 책들 제목은 거의모두 꽤 직설적이다. 신문기자 경험도 분명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신문 기사 제목들 참 직설적이지 않은가. 신문사에서 기사 제목은 편집기자가 달지만, 취재기자도 편집기자의 노하우에 영향을 받는다. 내가 내책에 짧고 힘 있는 제목을 붙이기를 선호하는 것도 내신문기자 경험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 P3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는 의문이 들면 그 생각을 말로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 P183

‘훌륭하게 생각하기’라고 하면 부담스러운데 ‘다르게 생각하기’라고 표현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방인이되는 자리에 들어가보고, 마음에 걸리는 말을 붙잡아보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는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P185

희미해진 과거 기억을 되살리는 노동을 감내하고 그때 지닌 자기 생각, 감정, 느낌을 살펴봐야겠지요. 지루하고 답답하고 외면하고 싶은 시간을 견디고 사건과 감정을 복구하는데 집중해보세요. - P189

질병 그 자체는 예측가능성의 상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이상의상실을 이야기한다. 요실금, 숨가쁨 혹은 건망증, 떨림과 발작, 그리고 아픈 몸으로 인한 다른 모든 "실패들."(…) 질병은 통제를 상실한 채로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 P192

수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간단하고 쉽게 쓰라’는 의미는 지식만 전시하는 글, 자아만 비대하고 독자의 자리가 없는 자아도취형 글을 쓰지 말라는 뜻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승객도 안 태우고 자기만 앞서가면 곤란합니다. 좋은 작가는 숙련된 기관사처럼 독자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자신이 본 세계로 데려다줍니다. - P195

글쓰기는 말을 붙잡는 일이니까요. - P197

한 장 반에서 두 장 사이 분량이 자기 생각 한 가지를잘 정돈해 표현해내기엔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쓰다보면 두 장 정도는 어느새 어려움 없이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있습니다. 그렇게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점차 써내는 분량이 늘겠죠. - P198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글은 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준다. - P200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이게 최선이다‘라는 완성도에대한 자기 기준을 세우고 감각을 기르는 일입니다. - P203

누군가의 표현대로 완벽함은 안 주시고 완벽주의만 주신 신을 원망하며 끝나지 않는 글쓰기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들에게 이야기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자 "전부" (B)다.
B는 어릴 때부터 뭐든 이야기로 풀어내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할 때 논설문 같은 것 쓰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때도 이야기를 썼어요.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으로요." - P70

시시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그냥 ‘일‘입니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행
위 자체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도 있겠죠. 근데 그러고 싶진 않아요?
4마감 기한에 맞춰 글을 쓰고, 재밌게 잘 쓰려다보니 몇 가지 법칙들이 생겨나고, 완성될 글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지니 그에 맞춰 제대로 일해야 할 의무가 따르고 글을 쓰는 게 직업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하는 거죠. - P92

글 쓸 때의 루틴이 있으세요? 쓰는 장소나 시간이 정해져 있다거나 반드시 써야 하는 제품이 있다든지요.
대다수의 작가들처럼 저 역시 규칙적으로 일하고 주중 하루나 이틀은 꼭 쉽니다. 하루의 일정 시간은 딴짓하지 않고 집중력 있게 일하기 위해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노트북에 설치해뒀어요. 인터넷이 글 쓰는 데 가장 큰 방해꾼이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 P118

어떤 이야기든원형이 되는 동화가 있다 - P120

숨겨진 감정을 두드리는 대화 수단으로서의 이야기
"글쓰기요? 멋없는 말이지만 저는 이것이 유일하게 할 줄아는 일이기 때문에 합니다. 실생활에서의 저는 감정 표현에 서투른편인데 이야기는 감정을 전하는 최상의 수단인 것 같거든요. 그냥 어떻다고 말하면 될 것을 긴 이야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는 게 어찌보면 비효율적이고 거창하잖아요? - P134

"사람들이 저를 ‘황진영 작가‘라 불러주지만 제가 스스로 느끼는 저의 정체성은 이야기꾼에 가까워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만들 때 쾌감을 느끼고, 어떤 지점에서 이야기가 잘 풀리겠다는 확신이 들 때 이 일의 매력을 느끼거든요." - P1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쓰기는 시작도 어렵지만 마무리도 만만치 않게 어려워요. - P134

그래서 저는 특정 상황을 보여주듯 쓴 글로 마무리하는 걸선호해요. - P136

노트북을 켰지만 쓸 수도 있고 못 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켠다"라고 행위를 보여주는 듯한 표현으로 글쓴이가 지닌 강한의지를 보여주죠. - P137

항상 제3자 입장에서 자기 글을 보는 것, 자기객관화가 퇴고 단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P144

퇴고의 중요성, 퇴고의 방법에 대해 말씀을 드렸어요. 정답은 없고, 최선을 다하는지의 문제 같아요. - P145

제목이 소박하고 담백한 표현인 건 좋지만 무성의하면 안돼요. 장황한 것보다는 간결해야 좋고요. 호기심을 유발해야하지만 격을 잃지 않아이즈 - P152

좋은 언어는 적어도 타인을마음 상하게 하거나 재단하지 않는언어라고 생각해요. - P152

이스라엘 소설가 아모스 오즈는 이렇게 말했어요. "다른 사람의처지와 입장이 되어보는 것. 그것이 작가의 일이다." - P160

- 엄마가 집을 나가자 나한테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혼자 꿋꿋이나
가사노동을 하던 모습, 언젠가 내 뺨을 후려치고 미안한 마음에같은 동네 사람들한테 자기가 아들을 때렸다고 소문내고 다니던 모습이 나를 붙잡았다. - P161

‘원래 그런 것‘은 없으니까요. - P177

꾸준한 행동으로 분가루 냄새 약동하는 교실 풍경을 일궈낸 아이들, 화장을 하는 이유를 또박또박 주장하고 어른들의 두서없는 논리와 간섭을 반박하는 아이들, 나탈리 크나프가 정의한 대로 "인생의 지혜에서 아직 멀어지지 않은 이 존재들에게 화장권이 널리허용되길 화장할 권리와 투표할 권리는 멀지 않아 보인다. - P1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의 이해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섬세하게 조율된 드라마 대본과 비교하자면 확실히 더 날것의 생생함이 느껴진다 양 쪽 모두 다르게 흥미진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