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야. 네가 꾼 꿈은 이렇다. - P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눈물을 닦는 소녀. - P76

--
무대 밝아진다.
큰 괄호 모양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등진 채 앉아 있는 소녀와 소년. - P74

괜찮아. 내 손을 꽉 잡아.
넌 나갈 수 있어. - P85

- 둘은 네온사인 아래 문을 밀고 나가, 무대에서사라진다. - P84

-혼자 남은 소녀는 괴로워하다 바닥에 쓰러진다.
-모든 소리가 섞여 뭉개지다가 멎는다. 불빛도사라진다. - P85

버려진 낡은 의자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도 나는 기억한다. - P99

겨울이 되었다. 아침이면 우리는 화로의 재를 양동이에 담아 집 앞 들판 가장자리에 버렸다. - P49

나는 겨울 정원의 풍경을 안다. 전염병의 첫해에 우리는 처음으로 오두막에서 함께 겨울의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여기서 겨울을 지낸다는 것은 내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추위도 추위지만 물이 얼어버리면 그 순간부터이듬해 봄까지 펌프가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잠들지 못한다. 만약 태풍에 나무가 통째로 지붕위로 쓰러진다면 오두막은 곧장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놀라워라, 물방울이 진주알처럼 매달린 테라스의 거미줄 사이로 무지갯빛 영롱한 햇살이 비친다. 물기 가득 머금은 초록은 더더욱 짙고 정원은 살아 꿈틀거리는 것들로 넘친다. 정원의 호흡이 느껴진다. 풀들은 밤사이 몰라보게 무성해졌으며 나무들은 사방에 부러진 가지들을 가득 떨구어놓았다.
빛과 이끼가 그 위로 덮인다. - P43

집 앞 풀밭의 풀들이 크게 자랐다. 연두색 풀줄기 위로 황금색과 자주색, 보라색 알갱이가 영글고 있었다. 바람에 풀밭이 일렁이는 풍경은 경작지의 밀밭이 일렁이는 풍경과는 좀다르다. - P79

읽고 있던 클로드 시몽을 잠시 밀어두고 FM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있던 FM을 잠시 밀어두고 뒤라스를 읽기 시작했다.
읽고 있던 뒤라스를 잠시 밀어두고 프랑시스 퐁주를 읽기 시작했다. - P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굴을 가릴수록 더욱더 얼굴을 말하고 싶었다. 반갑고 애처로운 얼굴들에 대해. 거기엔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방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얼굴을 가진 우리는 가속화될 기후위기 앞에서 모두 운명공동체다. 날씨의 지배를 받는 지구 생명체 중 특히 유심히 바라본 얼굴들을 이 책에 초대하려 한다.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동물의 얼굴 또한 마주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어린 아이일 때,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질문받았던 경험을 기억하는가?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가? 내가 대여섯 살이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답하고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또렷이 기억난다. 내 대답을 들은 어른들은 만족하고 뿌듯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에게 정체성을 선언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세상이 인정해주니 말이다(음, 적어도 내 작은 세상에서는). - P22

"나는 해양생물학자와 섬유 예술가와 기자가 될 거야"와 같은 대답을 듣고 관용을 베풀기가 어려워진다. 구별하기 어렵긴 하지만, 우리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을
‘이 생애에서 너에게 허용된 정체성은 하나뿐이야. 자, 어떤것을 선택할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얼마나 겁나는 질문인가? 이런 식의 질문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 P24

분야를 옮길 때마다 겪는 죄책감과 부끄러움• 계속해서 초보자가 되는 불편함•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 성공한 사람이자신의 성공이 운 덕분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언젠가자신의 무능함이 알려질 것을 불안해하는 심리 상태옮긴이)• 주변의 비평가들• ‘그래서 네가 하는 일이 뭐야?‘의 무서움 - P38

세계 최고와 완전히 평범한 것 사이에는 중간 영역이 있다. 비록 우리 다능인들은 흥미가 그리 오래가지 않더라도몇몇 분야에서는 대단히 능숙해질 수 있다. 심지어 종종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재주가 많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전문가라는 의미다 Jack-of-many-trades, master ofsome"라는 말은 다능인들을 묘사하는, 간결하진 않지만 정확한 표현이다. 이는 특정 분야에서 필요한 정도로 유능하며 창의력과 열정을 결합한 기술로 뛰어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