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으로부터 남쪽으로 1km가량 떨어진 주택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페니는 아직잠자리에 들기 전이었다.
그녀는 꿈 백화점의 1층 프런트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입사 1주년을 맞이해 부모님과 작은 축하파티겸늦은저녁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 P5

그렇게 페니의 입사 1주년의 밤이 저물고 있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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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욕해요. 화나면 아들한테 미친놈, 그러는데."
남자가 키득키득 웃었다.
"아름다울 미(美)에 친한 친(親), 사내놈 할 때 놈이니 그건욕이 아닐 수도"

골이서울과 인천에 사는 자녀분들은 어머니의 이런 생활을알고 계실까? 따님의 연락처를 물어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의몸 상태로 밭일하는 건 무리이니 아버님께 말씀드려 좀 쉬시게 해드리자고 했다. 딸은 어머니를 바꾸라고 하더니, 둘 사이의 긴 통화가 이어졌다. 얼굴이 빨개진 할머니는 아무 말씀 없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따님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렸다. 어떤대화가 오가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요양보호사에게 쓸데없는 말을 했다고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모양이었다.
공연히 할머니 심정만 더 상하게 한 것 같아 죄송했다.

영상통화를 걸었다. 남자는 보고 싶다며 자꾸만 오라고손짓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잘 살고 있는 그들이 참으로 대단했다. 곧 전복을 사 들고 그들을 만나러 가려 한다, 사랑을배우러. 누군가를 조건 없이 돌보며 산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일인가. - P238

오늘도 보랏빛 구름 타고 제 꿈으로 놀러 오세요. - P245

‘무언가를 시작하는 나이 든 자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귀기울여 듣지 않으면 없는 소리가 되기 쉽다. 사회는 그들의 어려움을 ‘고충’이란 두 글자에 욱여넣고 뒷짐을 지고 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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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시간은 무엇이든 먹어치운다. 야금야금 더 나지 않게, 혹은 게걸스럽게, 때론 단번에 먹어치운다. 시간은 아기를 자라게 하고, 청년을 늙게 한다. 사랑을 사라지게 하고, 나무를 썩게 하며, 별을 소멸하게 한다. 가구를 낳게하고, 동물을 죽게 한다. 시간은 무엇도 ‘그냥 그대로‘ 두지 않는다. 시간은 방관자이자 폭군이다. 예외를 두지 않으며 자비를 모른 - P137

영원이란 바로 오늘이며, 무한한 수의 사물에 대한 직접적이고 찬란한 향유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영원성의 역사, ‘한스라센마르텐센‘의 말 재인용, 민음사 - P139

정말 소중한 건 잡을 수 없고, 담을 수 없다. 사라지는 ‘순간‘ 속에서만 반짝인다. 행복의 표적이 되는 찰나. 눈을 감았다 뜨면없는 것들. 어쩌면 우리가 맞는 모든 순간은 완전히 향유한 자의 기억에서 지워진 뒤에야, 영원으로 남는 걸지도 모른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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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볼 아래서
강진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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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을 찾아 떠난 한여름의 모험기 우리는 미러볼 아래에서 생의 모든 순간을 춤 추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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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느낀다‘는 말은 사실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품은 ‘생각‘, 곧 주변 사람들을 보는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따름이다. 예를 들어 ‘내가 느끼기에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는 말은 사실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내 머릿속의 생각(판단)이다. 이 말은 다시금 내 안의 깊숙한 곳에 자극, 곧 진솔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어려운가? 조금만 더 나아가보자. 사랑받지 못한다는 판단을 발설한 지금 내 심정은 어떠할까? 서글프고, 비참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리라.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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