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 욕해요. 화나면 아들한테 미친놈, 그러는데."
남자가 키득키득 웃었다.
"아름다울 미(美)에 친한 친(親), 사내놈 할 때 놈이니 그건욕이 아닐 수도"

골이서울과 인천에 사는 자녀분들은 어머니의 이런 생활을알고 계실까? 따님의 연락처를 물어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의몸 상태로 밭일하는 건 무리이니 아버님께 말씀드려 좀 쉬시게 해드리자고 했다. 딸은 어머니를 바꾸라고 하더니, 둘 사이의 긴 통화가 이어졌다. 얼굴이 빨개진 할머니는 아무 말씀 없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따님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렸다. 어떤대화가 오가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요양보호사에게 쓸데없는 말을 했다고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모양이었다.
공연히 할머니 심정만 더 상하게 한 것 같아 죄송했다.

영상통화를 걸었다. 남자는 보고 싶다며 자꾸만 오라고손짓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잘 살고 있는 그들이 참으로 대단했다. 곧 전복을 사 들고 그들을 만나러 가려 한다, 사랑을배우러. 누군가를 조건 없이 돌보며 산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일인가. - P238

오늘도 보랏빛 구름 타고 제 꿈으로 놀러 오세요. - P245

‘무언가를 시작하는 나이 든 자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귀기울여 듣지 않으면 없는 소리가 되기 쉽다. 사회는 그들의 어려움을 ‘고충’이란 두 글자에 욱여넣고 뒷짐을 지고 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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