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네. 어머니가 개신교세요." - P127

"오늘은 그냥 일 배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하는 걸 지켜보시면 돼요. 누가 말 걸어도 길게는 이야기하지 마시고요." - P129

"너무 신기하다." 마침내 여자가 말했다. "기막힌 우연이네요. 내 이름도 선화거든요." - P131

말을 마친 녹원이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홀짝이는소리가 로비 전체를 울렸다. 천문대의 사람들은 아무런말도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노아는다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 P135

"제 이름으로 계속 남을 부르려니 기분이 이상해요." - P139

그들이 트럭을 타고 주차장을 떠나는 동안 선화는 줄곧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뒤에 선 사람들 역시 자리를지켰다. 새 떼처럼 무리를 이룬 채, 그들을 기억에 깊이새기려는 듯 결코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 P141

나는 천문대 사람들과 아무 관련 없어요. 그랬다면 내타이어를 망가뜨리지 않았겠죠. 그냥 의견을 묻는 거예요. 가고 싶어요? - P143

즐거울 테고, 아주 아름다울 거예요. - P147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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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이 연주하는 품목이 관악기라면? - P91

"야, 돈 걱정은 니네가 하는 거 아니니까 그냥해!" - P93

악기 소리와 노래와 대화와 웃음의 재료가 되는 인간의 숨결은 언젠가 멈추지만 음악은영원히 남는다. 인간은 공기를 인생으로, 또 음악으로 바꾸는 존재다. - P93

인류를 사랑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 P99

내 손가락과 숨결과 타액에 길들여진 내 리코더는 유일하다. 숱한 곡을 연주하고 연습해온 시간이 그렇게 만들었다. 세상 모든 장미와 다른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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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거절과 실망이, 가난과 여유 없음이,
결핍과 우연이 나를 리코더에게로 이끌었다. 지금의내가 되게 만들었다. - P50

비어 있는 줄도 모르던 빈 자리가 나를 의식주의 필수 영역으로부터 아주 멀리까지 벗어나보게이끌었으며 내가 오래 종사한 직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했다. - P50

리코더를 비롯한 관악기의 구조가 인간의 성대와 닮아서 비슷한 실수가 벌어진다는 면을 떠올리면 리코더의 삑사리는 어딘가 사랑스럽기도 하다. - P71

"바람은 소리가 없어요. 깃발이 소리를 내는거예요. 종소리처럼."
목관악기는 일종의 깃발이고 종이다. 바람으로부터 소리를 만들어낸다. 영화 속 딸은 클라리넷 연주자가 되어 아버지 곁을 떠난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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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문장 호흡과 문단 호흡이 잔물결 같다가, 크고 든든한 파도 같다가 하면서 소설 전체가 내내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P115

소설을 발표하며 산다는 건 부족한 면모를 만천하에 드러내며 사는것 같아 괴롭기도 하지만, 작업이 아니라면 제가 향자라는 인물과 이렇게 오래오래 함께할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P119

면사무소를 떠난 후로 트럭 안은 내내 고요했다. 녹원은 음악도 라디오도 틀지 않았다.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사람이기는 했다. 노아는 실수로라도 그를 곁눈질하지 않기 위해 차창 밖을 보았다. - P124

"저, 야생 독수리 자체를 처음 봐요." - P125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인데,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아요."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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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세 사람 모두 기억이 흐릿하다. 깡, 소리를내며 바닥으로 떨어지던 토치, 얼어붙은 학생들, 서둘러뛰어오던 교사,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해산을 알리던 교내 방송・・・・・・ 그런 것들만 띄엄띄엄 떠오를 뿐.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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