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나는 세상일은 우연한 행운이 쥐고 흔드는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 생각은 행운을 가질 기회를 얻기까지는 스스로가 노력을해야 한다는 꽤 건전한 정강으로 보완돼왔다. 그러므로 장군이가변소에 빠지고 안 빠지고는 이제 내 손을 떠난 문제였다. 그때 변소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 행운은 순진한 장군이보다는 간교한 나의 편을 들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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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는 친구가 아니라 차라리 실험 대상에 가까운 존재였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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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받아든 이형렬의 편지는: 나의 수고를 전혀 보상해주지 못하는 그저 그런 글솜씨였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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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것과 죽은 것이창호지처럼 얇구나 - P49

그래, 만 년의 도구로백 년의 글을 쓸 순 없지 - P54

내가 죽고 싶은 자리가진정 살고 싶은 자리이니나 지금 죽고 싶은 그곳에서살고 싶은 생을 살고 있는가 - P59

세계에 대한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을 굳게 신뢰하는 것 - P72

이 정도면 되었다.
시집을 펴낸다
가라, 시여 - P93

그리하여 나는 내가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나를 살게 하고 내게 힘을 주고 나를 지켜주는나보다 앞서 죽었으나 죽어서 살아있는 이들,
내 안에 눈물로 살아있는 이름들을 새겨갔다 - P101

우리 인생은 장엄하게 지속되는날씨는 날의 씨앗날마다 심어지는 씨앗해 뜨는 날은 빛의 씨가 심어지고비 오는 날은 부푼 씨가 심어지고 - P114

젊음을 ‘위로 거지‘로 길들이고젊음을 ‘힐링 중독‘에 쩔게 하는저들이 유포시킨 유행병을 물리쳐라 - P119

애는 아무 생각 없이 태어나지애는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지애는 아무 생각 없이 승리하지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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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에 1년 동안 살면서 만난 40가지 장면을짧은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도시의 삶과 비교하여 가장 먼저 발견한 차이점은 자주 보이는 새의종류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는 단연코비둘기였다.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서 쉬었다 가는 비둘기, 무법자처럼차도를 활보하는 비둘기,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먹는 비둘기 등.
이곳에서는 비둘기만큼이나 까마귀를 자주 본다. 커다란 울음소리 때문에종종 놀라기도 하지만, 무리를 지어 논밭에 모여 있거나 하늘을 나는까마귀 떼를 바라보며 웅장함에 감탄하는 일이 더 잦다. - P13

장독대 뚜껑이 소복이 덮일 정도의 눈이 내렸다. 모자를 하나씩 선물받은 것 같은 모습의 장독대를 보니 시간의 쌓임이 확연히 느껴졌다.
평상시에 시간은 그저 길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가도 이와 같은순간을 마주하고 나면 사실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생각을 하게 된다. - P21

마을 입구에는 장수비가 세워져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괴산은 전국에서제일가는 장수 지역이다. 장수비 앞을 지날 때마다 세 가지 질문이 연달아떠오른다. 첫째, 나는 괴산에 언제까지 살게 될까? 둘째, 오래도록 괴산에산다면 나도 장수를 할 수 있을까? 셋째, 그렇다면 나의 죽음은 언제 어떤모습으로 찾아올까? - P29

넘치는 마음을 버리고불필요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 외에는 모두 소용없는 일처럼 느껴지는 세계.
점차 가벼워지고 싶다. 부족한 것이 있어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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