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하고 싶어서, 더 좋은사람이 되고싶어서불꺼진 서점에서 써 내려간일, 삶, 사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의 말들

정원가는 장미 향기를 음미하는 사람이 아니라 ‘흙에석회를 더 넣어야 할지‘, 아니면 흙이 너무 묵직하여
‘모래를 조금 더 섞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가드닝은 점차 과학적인 작업이 되어간다. - P59

우연으로 방문했든 빈번히 드나들었든, 어떤 가게의 모습을그릴 때면 ‘글자‘가 먼저 떠오르곤 한다. 그곳에서 체험한 분위기, 손님을 대하는 주인의 온도, 상품의 구성과 진열 등등, 하고많은 중요한 점들 못지않게 그곳에서 마주한 글자의 실루엣이어떤 의식보다도 앞서 잔상으로 남아있다. - P65

나는 ‘그리움‘ 앞의 ‘더 잘 소통하고 싶은‘이라는 말에 밑줄을긋는다. 그게 우리가 손글씨를 쓰는 까닭이지 않을까 해서다. - P69

"종이봉투 100원인데 담아드릴까요?" 책을 구입하는 손님에게 이렇게 묻기 시작한 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2019년 4월부로 시행된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로 인해 비닐봉투에 한해서는 50원을 부과하는 게 의무화되었지만, 사실상 종이봉투는 무료로 제공해드려도 무방했다. - P47

이마와 등은걸친 옷은 축축해져 점점 무거워졌다. 작은 두 손이 땀으로 미끈거리는 내 목을 꼭 부여잡고 있었다.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을때마다, 자세를 고쳐 잡으며 난데없이 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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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 - P19

몇 날 며칠 고민하던 중, 우연히 TV에서 흘러나오는 유명 올드 팝송 ‘Oh Happy Day‘를 들었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유명한 곡이기에 같이 흥얼거리며 고개를 흔들다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스쳤다. 내가 내 브랜드로 전달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메시지구나! 그동안 이름을 짓기 어려웠던 이유가 브랜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아주중요한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럼, 브랜드 이름을 짓기 전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부터 정해 보자! - P20

Q. 이름 짓는 과정만 들어도 네 성격이 다 보인다!
A. 그지? 뭘 하든 나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걸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지나친 건 별로야. 나는 내가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무슨 말이든해도 될 것 같은 편안하고 밝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고 진지할 줄도 아는, 늘 적당한 사람이었으면 해. 내 브랜드도 딱이랬으면 좋겠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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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적이 드문 해변을 찾고 있었다. 모두가 더위를 피해그늘로 물가로 도시 바깥으로 떠나는 계절에 한국에서 사람이 거의 없는 해변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딘가 모두의 시야를 벗어난 외딴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는데그건 전적으로 나체로 바다에 뛰어들어보고 싶다는 나의 한가로운 소망 때문이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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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돌연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 가장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 P155

휴가철만 되면 우리는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듣는다. 보기에도 위태위태한 낡은 배가 승객을 가득 태우고 항해를 하다 침몰하고 만다. 한눈에도 만취한 게 분명한 버스 기사가 버스에 관광객을 태운 채 나무를 들이받는다. 나중에 기자들이 묻는다. 한눈에봐도 위험해 보이는데 거기 타는 사람들은 뭐죠? 답은 간단하다. 남들이 타니까! 위험해 보이지만 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배와버스에 오르는 걸 보면서 별로 위험하지 않다고 믿어버린 것이다. - P157

그리고 사무실에 남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자신의 본능과 감각을 믿었던 이들뿐이었다. - P158

금단의 사과를 따먹고 싶어 하는 심리를 심리학은 ‘리액턴스Reactance‘라 부른다. ‘리액턴스 이론‘은 이미 1960년대에 심리학자 잭 브렘Jack Brehm이 주도적으로 연구했다. 리액턴스는 원래 물리학에서 전기 저항을 일컫는 용어로, 금지된 것일수록 더욱 갖고 싶어 하는 심리를 뜻하는 개념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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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토지 손님‘은 바라보는 나로 하여금 까닭 모를 절박한 심정을 갖게 한다. 방문 간격이 벌어지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기도 하고, 숫자가 10을 넘어가고 나면 어느새 마음속으로 꼭 완주하기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 P37

찾아가지 않은 옷들과 주인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장부처럼,
어느 날 바라본 서가에도 그런 쓸쓸함이 있다. 손길을 받지 못해늘 그 자리에 꽂혀 있기만 한 책들. 팔리지 못한 책들의 빛바랜책등, 실속 있게 인기 높은 책들만 진열해도 모자랄 것을, 나는왜 그렇지 않은 녀석들을 고를 때 유독 가슴 설레고 흡족해하는지. 뉴스에선 재테크 책들이 요새 서점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서점만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외로운 다림질을이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P43

무언가를 긁고 새기는 행위가 글과그림의 기원이라면, 그런 흔적과 자국을 남기는 행위가 근본적인 차원에서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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