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토지 손님‘은 바라보는 나로 하여금 까닭 모를 절박한 심정을 갖게 한다. 방문 간격이 벌어지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기도 하고, 숫자가 10을 넘어가고 나면 어느새 마음속으로 꼭 완주하기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 P37

찾아가지 않은 옷들과 주인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장부처럼,
어느 날 바라본 서가에도 그런 쓸쓸함이 있다. 손길을 받지 못해늘 그 자리에 꽂혀 있기만 한 책들. 팔리지 못한 책들의 빛바랜책등, 실속 있게 인기 높은 책들만 진열해도 모자랄 것을, 나는왜 그렇지 않은 녀석들을 고를 때 유독 가슴 설레고 흡족해하는지. 뉴스에선 재테크 책들이 요새 서점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서점만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외로운 다림질을이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P43

무언가를 긁고 새기는 행위가 글과그림의 기원이라면, 그런 흔적과 자국을 남기는 행위가 근본적인 차원에서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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