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지 않은 옷들과 주인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장부처럼,
어느 날 바라본 서가에도 그런 쓸쓸함이 있다. 손길을 받지 못해늘 그 자리에 꽂혀 있기만 한 책들. 팔리지 못한 책들의 빛바랜책등, 실속 있게 인기 높은 책들만 진열해도 모자랄 것을, 나는왜 그렇지 않은 녀석들을 고를 때 유독 가슴 설레고 흡족해하는지. 뉴스에선 재테크 책들이 요새 서점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서점만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외로운 다림질을이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