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겠어? 믿고 싶은 사람 말을 믿으면 되지 - P166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몸이 아파서이기도 하고, 또 정서장애를 겪기도 하니까요. 우울증이나 불안증세를 겪는 직장인들도 많고요. 몸이든 정신이든 아파서 일을줄이거나 못하는데도 사회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나약하면 못써, 라고 말해요. 책에서도 나오듯 부모조차 자식에게 언제 일을 시작할 거냐며 닦달하잖아요." - P181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 저자들이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
"우물에 빠졌었고, 또 앞으로 빠질 사람들의 이야기를 왜 들어야 하는 거예요?"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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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받은 것들은모두 삐뚤빼뚤하고버릴 수 없으며볼 때마다 다른 기분이고그것들이 마음을 다잡게 하고그러니까 ‘삼촌‘이라고 쓰던가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나를
‘형‘이라고 부른다거나 - P41

사랑하는 친구야 살아서 겪어야 할 일은 참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오래 살고 싶어서 눈물이 났어. 그냥 오래살고 싶어서. 아주아주 오래 살고 싶어서. 숨도 좀 덜 차고아프지 않고 백 살 이백 살 살고 싶어서. 그래서 내 눈으로직접 휘발되고 정리되는 것들을 보려고. 네가 기도하는 신께내 안부를 전해 줘. 생신 축하드린다고. 이런 땅에 왔다가주셔서 감사하다고. - P46

요즘은 말하고 듣는 것보다 읽고 쓰는 것이 좋다. 관계는육체와 감정의 체력이 함께 필요한데 갈수록 숨이 찬다.
근래 주로 집에 있으며 스스로의 소리에 집중하려 했다.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 소리나 산소발생기를 틀고 옆으로누워 시집을 넘기는 소리, 창문을 열어 두면 아파트 뒤에서아이들이 야구를 하는 소리, 점심을 오랫동안 씹는 소리에집중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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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기와 고통에 쪼그라들지 않고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 P5

나는 인터뷰가 사람의 크기를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혹은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까워서 사람을 보지 못한다. 세상이 축소해서 못 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좋은인터뷰는 안 보이던 사람을 보이게 하고 잘 보이던 사람을 낯설게하는 것 같다. 인터뷰이로 어떤 대상을 택하고 어느 부분을 어떻게도드라지게 할 것인가, 이것은 전적으로 인터뷰어의 세계관과 미학에 따른다. - P7

좋은 이야기는 존재의 숨통을 틔워준다. 내가 보고 듣고 겪는 이야기가 나의 세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주위에 성형수술과 다이어트 광고가 난무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몸의 견적을 내게 된다. 곁에 성소수자 친구가 있는데 동성애 혐오를 외치기는 어렵다.
공무원만큼 활동가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은 사회에서 아이들은 더 자유롭게 본성대로 클 것이다. - P10

그 해방적인 경험들은 저도 노들야학 가서 했어요. 선배 교사들이 학생들한테 끊임없이 말해요. 화가 나면 화를 내세요. 이런 걸다 가르쳐요. 학생들이 화낼 줄 모르세요. 집에서 자기를 보살펴주는 엄마의 기분, 아빠의 기분이 중요하죠. 그래서 여기에선 짜증을내도 된다, 시설에 가기 싫으면 가기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 - P19

(완벽한 준비와 조건을 갖춘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인데 그럼에도 하는것이 저항이죠. 저항은 차별의 반대말 같아요." " - P22

그냥 사람의 이야기는 ‘그냥 사랑‘의 이야기로 물들고 있다. - P26

나는 직업인 작가로 서른다섯 살에 입문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초조하지 않았느냐고 많은 이들이 내게 물었다. 그렇지 않았다고답하면서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홍은전의 말을 듣고 알았다.
자본이 구획한 트랙 밖에 있다는 것의 한갓짐. 누구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평가받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았고, 그게 나의 성향에 맞았던거다. 물론 흔들리고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럴 땐 ‘자기만의 길을 가는사람은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는 니체의 말을 별자리 삼아 쉬지 않고는 갔다. 밀칠 사람도 이길 사람도 없이 한 걸음씩.ㅛ - P28

세상이 그를 ‘기특한 젊은이‘로 규정하려는 해석에 맞서 그는 자기 삶의 해석권을 지켜냈다. 나는 효자가 아니라 시민이라고 그가 정의하는 시민이란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살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 P39

왜냐하면 내부적으로 움츠러드는 분위기도 있고 사람들이 우리 얘길 궁금해할까 싶고. 저희 경찰관은 자존감이 낮아요. 어디서든 구박을 받으니까요. 예를 들어소방관은 국민 영웅이잖아요. - P48

"매 순간?"
그럼에도 내려놓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다.
"내가 선택한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요. - P54

자급자족 전화비가 한 달에 3000원, 전기요금 1300원. 한 달에 4300원이면 돼. 쌀은 물물교환. 그리고 토끼가 많이와. 새끼를여덟에서 열 마리씩 낳으니까, 토끼 두마리씩 어깨에 메고 정선 장에 가서 팔면 1만 원 줘. 검정고무신 제일 좋아했어요. 네 켤레씩 사왔어. 맨발로 갔다가 고무신 신고 와요." - P63

항상 기쁘다는 말에 불현듯 "너무 슬퍼하지 마라"는 말이 떠오른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던 노무현 전대통령 유서가, 깨어 있는 시민 김용현의 일관된 생을 통해 이해되는 듯하다. 자연의 순환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은 높은자리에 올랐던 권력자의 말이 아니라 고개 숙여 흙 만지고 살았던농부의 말이었다. - P75

2018년 4월 12일, 당시 MBC <뉴스투데이> 진행자 임현주 아나운서는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에까지 이름이 났다. 여성 앵커의 ‘안경‘
은 10년 차 아나운서의 자기 발언이자 방송계 성차별 구조를 드러내는 ‘언어‘로 발신됐다. 어떻게 안경을 쓰게 됐느냐는 세상의 물음은 외려 그를 각성시켰다. ‘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 P81

김미숙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반짝인다. "아들 얘기 하니까 기분이 좋아서 입꼬리도 슬며시 올라간다. 아들을 손으로 만질 순 없지만 말로는 어루만질 수 있다. 아들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은 아들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아들 이야기를 하는 동안엔 행복한 용균이 엄마로 돌아간다. "가슴에 식지 않는 불덩이를 잠시라도 식힐수 있다. - P101

이소선에게는 아들을 여의기 전까지 살아온 40년과 아들을여읜 뒤에 살아낸 41년이 있다. 그 후반의 삶은 누구의 어머니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투한 여정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소선이라는 이름은 전태일에따라다니는 부수적 존재가 아니라, 여성 노동운동을 이끈 선구적 운동가로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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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방송임을 자주 잊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주 앉아대화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합니다. 친해진 마음에 간혹 실례되는 가벼운 말들을 보내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 P58

0**3수능 치는 딸애가 남편에게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편지를 썼더라고요. 남편은 하루를 울면서시작했습니다. 덩치 큰 남자의 눈물 간 만에 본 하루였습니다. 많이 골려 먹었네요. - P59

참아야 할 것도 있지만, 당장 부딪쳐 해결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그대로 쌓여버리면 관계 속의 화병이 됩니다. 병까지 되지 않도록, 들불처럼 번지지 않도록 순간의 것들은 그 순간에자근자근 밟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 P73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는 대체로 다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입니다.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가도,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에결국 다정해지고 맙니다. 결국, 끝내, 다정함을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한도를 찾아야겠죠. 무리하지 않을 만큼의,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다정함까지만 베풀며 사는 것. 그편이 나에게도그에게도 좋은 일일 겁니다. - P85

3**7아가 이유식 야간배송기사입니다. 이유식을 배송하고 배송완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손 시려워 프로그램 조작도 힘드네요. 그래도 제 담박질 기다릴 우리 아가들을 위해 힘내봅니다! 따뜻한 아랫목이 간절한 밤. 힘주세요, 아자아자!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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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하는 마음 - 김혜리 영화 산문집
김혜리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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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마음을 묘사하는 글들 계속 책 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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