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뿌리의 지옥, 파뿌리의 천국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은 사람도타인을 위해 파뿌리 하나 정도는 나눠준다네.
그 정도의 양심은 꺼지지 않는 존재가 인간이거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어 있다 - P40

발톱 깎다가눈물 한 방울너 거기 있었구나, 멍든 새끼발가락 - P67

한밤의 까마귀는 울지만, 우리는 까마귀를 볼 수도 없고그 울음소리를 듣지도 못해. 그러나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분명히 한밤의 까마귀는 존재한다네. 그게 운명이야.

마인드를 비워야 영혼이 들어간다 - P26

손잡이 달린 인간, 손잡이가 없는 인간이 컵을 보게. 컵은 컵이고 나는 나지. 달라. 서로 타자야.
그런데 이 컵에 손잡이가 생겨봐. 관계가 생기잖아.
손잡이가 뭔가? 잡으라고 있는 거잖아. 손 내미는 거지.
그러면 손잡이는 컵의 것일까? 나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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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인 스스로를 긍정하게 된 것은 40대에 접어들고나서부터다. 세월이 지나면서 나의 가장 큰 재능은 성실함과 꾸준함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 P7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으면 헛되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대학 시절의 공부는 잊히는 과정에서 정신에 깊은 자국을 남기고 거기에서졸업 후 이어질 고단한 밥벌이의 나날에 자그마한 위로가될 싹이 움튼다. 그것이 공부의 진정한 쓸모라고 생각한다. - P9

그 학기에 나는 진흙이 조각가에게 몸을 맡기듯, 나자신을 대학에 맡겼다. 나는 내가 다시 만들어지고내 정신이 새로 짜여질 수 있다고 믿었다.
-- 타라 웨스트오버, 김희정 옮김, 『배움의 발견(열린책들에서 - P12

이제 도쿄로 간다. 대학에 들어간다. 유명한 학자를 만날 것이다. 취미와 품성을 갖춘 학생들과 교제하게 될것이다. 도서관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저술을 한다. 세상 사람들의 갈채를 받는다. 어머니가 기뻐한다.
- 나쓰메소세키, 송태욱 옮김, 『산시로』(현암사)에서 - P17

art: the creation or expression of what is beautiful, esp. invisual form; fine skill or attitude in such expression미술: 아름다운 것의 창조나 표현, 특히 시각적 형태 :이러한 표현에 있어서의 정교한 기술이나 태도. - P19

지방 출신 유학생들은 다 마찬가지였겠지만, 주머니 사정은 항상 빠듯했고 책을 선점해야 사지 않고서도 과제를 작성하고 시험공부를 할 수 있었다. - P25

고분(古墳)의 능선을 사랑한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선을 눈으로 쓰다듬고 있노라면 나 자신이 아주 오래된 토기조각처럼, 보잘것없으나 오롯하여 초라하지는 않은 존재가된 기분이 든다. 마침담 너머로 오래된 무덤의 잔등이 슬며시 비져나온 선정릉(宣陵) 인근의 서점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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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제목을 ‘일상의 소설‘로 정하고 글을 조금 썼는데잘 써지지가 않아서 ‘소설 만세‘로 바꿔봤다. - P9

아무 힘도 없는 문장 한 줄과 허구의 이야기가 나를 지키고보호한다는 환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내 곁에 서서말을 들어주고 종종 대화도 나눈다고 믿는 망상과 어리석음, 이모든 것들이 나는 좋다. - P10

그런 어두운 표정과 목소리로 "그래도 소설이 좋아요."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어쨌든. (소설 만세.) - P11

나는 소설을 쓰는 자로서 소설이 비록 허구이지만 그세계에 존재하는 인물과 인물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건의성질을 디테일하게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실재 세계의본질과도 닿는다고 믿는다. - P18

허구의 이야기가 과거와 미래의 어떤 날 어떤 순간의현실이고 실제라는 것이 두렵고 무섭다. 허구를 쓰면이루어지는 걸까? 아니면 어떤 허구라도 이미 현실에존재하는 것일까?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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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하늘이 밝아오자마자 어디선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리는 사람들이 해변에 바늘땀 같은 발자국을 남기며 뛰었다. 우리가 입은 패딩이 무색하게, 서퍼들이 보드를 들고 하나둘씩 바다로 들어갔다. - P82

일몰과 일출의 황홀함이 금빛으로 남았다. 유래가 어쨌건 간에 이제 나에게 골드코스트는 일렁이는 태양빛의 금색으로 기억되는 이름이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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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언어.
조금 더 지루한 사람이 되고 싶다. - P76

커다란 침묵.
원시림을 생각한다. - P74

피로.
말들의 사태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 P72

한때 언어는 인간을 응시했다.
그러면 인간이 다시 언어를 응시했다.
오늘날 인간은 언어를 비스듬히 곁눈질한다.
- 막스 피카르트 - P69

왜 굳이 위악적인 인간으로 사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그냥 좀……… 부끄러워서요." - P88

누군가 펑크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쓰레기통을 걷어차며 "바로 이런 거야"라고 말할 거야. 그럼 그 사람이 다시 쓰레기통을 발로 차며 이게 펑크냐고 물으면 "아니그건 유행을 따라 하는 거야"라고 말할 거야.
‘빌리 조 암스트롱‘ - P91

HARDCORE WILL NEVER DIE,
BUT YOU WILL. - P100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시는 왜 슬픈 것일까. 시가가진 이 대책 없는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시인 백석은 이렇게 말했다. - P104

세상의 모든 것에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라면, 시에 담겨 있는 이 슬픔 역시 조금은 이해가된다. - P105

익숙하지 않은 도시를 기웃거리며 걷는 농안가 버린 시간 같은 것들을 생각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여기에 와 있다는 새삼스러운 자각이 더딘 걸음에맞춰 천천히 밀려왔다. 먼 곳에 와 있었고, 긴 시간을통과해 도착한 곳이었다. - P125

멀어지려 할수록, 벗어나려 할수록,
결국 돌아온다는 것. - P127

"어디쯤이야? 오늘 많이 벌었어?"
"창밖에 좀 봐봐. 보름달이 떴는데 포슬포슬하니예뻐?"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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