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나서 오랫동안 곱씹게 되는 책이 있다. 읽을 때 의미를 알 수 없었고 시간이 오랜 지난 후에도 좀처럼 파악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 책이 내게는 제임스 조이스(1882~1941)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Dubliners)』이 그런 책이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거실바닥에 자그마한 언덕을 이루고 있지만, 한글날 연휴 초입에 굳이 『더블린 사람들』번역본을 구입해 꺼내든 것은 이책에 실린 열다섯 편의 단편 중 알쏭달쏭한 몇몇을 다시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 P151

때론 호승심(好勝心)이 썩 괜찮은 결과를 빚어내기도 한다. 2학년 1학기 때 ‘영시(英詩)의 이해‘ 수업을 들은 것이대표적인 예다. 수강 신청 시즌에 과방에 앉아 다음 학기엔뭘 들을까 고민하면서 수강편람」을 뒤적이고 있으면, 선배들이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곤 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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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빨아 조금씩 줄어드는 사탕처럼 단단한 단어가 입안에서 쉽게 굴릴수 있는 작은 단어로 변했다. - P44

워워원장님은 이제 말 안 더듬어요?
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 고쳐졌어요? - P74

창밖을보다가지치면 노트를 꺼내 빨간 글자를 읽었다. 혼자 조용히 말할땐 이렇게 쉽게 되는데 왜 사람들 앞에만 서면 더듬이가 되는걸까? 나 정말 좋아질 수 있을까? 원장의 말대로 정말 좋아진 걸까? - P69

내가 이야기 하나 해 줄까? 북쪽 세계의 끝, 얼음의 나라가있었어.
알아요.
아, 그래. 누가 벌써 해 줬나?
고고쳐졌냐고요.
99퍼센트 고쳐졌지. - P75

혀끝에 탁 맞고 상대방을 향해 쭉 날아가는 가볍고 단단한단어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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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가 어린 시절 깎은 렌즈 미러는 모두 몇 개일까? 똑같은 유리 한 쌍 사이에 연마제를 넣고열 번 간 다음, 15도쯤 돌려서 다시 갈았다. 아빠의 망원경을 위해서였다. 지구에서 별이 가장 잘보이는 곳에서 천문학자 아빠를 두고 태어나면유년을 그렇게 보내게 된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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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을수록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고그래서 가끔은 뭔가 일을 만들어서라도 새로운사람을 좀 만나볼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친구들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큰 복이지요. 주말에 오래된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하고 나니 다시 새로운 1주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 P58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가끔 우리는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해야 할 필요는없습니다.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쪽이 어리석은 거니까요. 사랑은 두 사람의 삶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일 겁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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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문이 닫혀야 반대쪽 문이 열린다. - P257

너 왜 자꾸 졸졸 따라와?
따라가는 거 아닌데요, 집에 가는 건데요.
뭐래는거야. 너희 집 저쪽이잖아. - P229

외통수로 골몰하는 듯이보이는 모습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으나 그것 또한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P189

근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낼 곳을 알아보러 희곤이 M군에 간 때는 2001년 5월 중순이었다. 원주의 한 대학에서 그해여름에 박사과정을 수료할 예정이었던 희곤은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2학기부터 M군에 소재한 전문대로 내려가 당분간 교편을 잡기로 했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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