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영과 나는 한때 규칙적으로 만났던 사이인데, 스물셋 연말에 시작해 스물다섯 가을이 끝나기 전에 그쳤던 그 만남을 나는 연애 이력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표고영은 포함시키고 있었다는 걸, 그것도 심지어 첫 연애로 기억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 P177

없다고?
없어요.
한 번도?
없어요. - P77

원래?
그러니까……… 본래 이러했느냐고.
d는 남자의 턱을 올려다보다가 이렇게 답했다. 그래요 진짜 그렇다당신의 말씀 그대로, 이 방은 본래 이러했습니다. - P29

녹슨 자물쇠로 꽉 잠긴 듯한 입 속에뻣뻣한 혀와 화약 맛이 도는 침에.
마음은 그런 데 있어. - P27

"허기가 져서………."
그가 손에 든 식빵을 들어 보이며 허탈하게 웃었다. 집을 떠나 있는동안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턱 주변이 거뭇거뭇했다. 냉장고에서 꺼냈을 식빵은 유통기한이 지난데다 차갑고 딱딱할 것이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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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어때요? 아이가 말했다.
어디서 나온 이름이니?
우리 반 여자아이 이름이에요.
네가 좋아하는 아이니?
조금.
좋다. 그럼 보니다. - P99

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 뭐 그런 거죠? 그가 말했다.
자, 이 커다란 호텔 침대에서 내게 입을 맞출 건가요, 말건가요?
그러고 싶던 참이에요. - P171

네가 수치스럽다. 애디가 말했다. 할 말이 없어. 이 모든게 구역질이 나고 한없이 슬프구나.
저 사람을 만나지 마세요.
그날 밤 애디는 시트로 얼굴을 덮고 창 반대편으로 돌아누워 울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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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얼마 남지 않은 프랑스 체류 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것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내게는 이곳에 뿌리를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들이 필요했다. - P25

그후로 몇 주 동안 언니와 나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학원 수업이 끝나면 지하철역까지 같이 걸어가다가 옆길로 새어 맥주를 마시기도 했고, 주말에는 영화를 보러 가거나 번화가에서 아이쇼핑을 하기도 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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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지 애당초 왜 상고에 왔느냐고묻는 사람은 우리 중에 아무도 없었다. 공부를 못하거나 대학에가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교육에대해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P13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그러니까 아버지와 저, 두 사람 이름으로 예약했겠죠."
"그럼 두 사람밖에 못 들어가겠네요."
강PD가 말했다. - P73

나는 혼잣말인 양 중얼거렸다.
"꼬마는 무슨 고려 때 무관이야."
한오가 퉁명스럽게 굴었다. 제 말이 끊겨서였다.
"애들 영양제 파는 장군 아니야?" - P11

-성민씨 왔어요.
오대표의 말에 식탁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던 세 사람이엉거주춤 일어났다. 한 명은 반백의 쇼트커트 여성이고 나머지는서로 키 차이가 많이 나는 중년남성 둘이었다. 세 사람 모두 혈색이 좋고 얼추 오십대 초반으로 보였다. 오대표가 양쪽을 번갈아보며 말을 이었다. - P99

사수인 대리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윤주는 간단한 심부름이나서류 정리만 하는 굴욕적인 처지에 놓였다. - P21

건물 안으로 바람이새어들고 있었다. 분명 건물 내부로 들어갔는데도 어디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거기서 그녀의 이야기는 끝났다.
그다음은 없었다. 내 귀로는 바람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 P79

내가 물었다.
"끝까지 잔인하시군요.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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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는 영어로 된 책뿐이었고 텔레비전도 없었다. - P21

1민영은 어릴 때부터 나쁜 꿈을 많이 꾸었다. 주로 낭떠러지 같은 데에서 떨어지는 꿈이었다. 엄마는 크는 과정이라며 꿈속에서 낭떠러지에 닿으면 떨어지기 전에 먼저날개를 펴는 상상을 하라고 말해주었다. - P37

"이제 너의 차례야. 너의 가족사진을 나에게 보여줘."
마마두의 말에 나는 곧바로 대꾸했다. "나에게는 가족사진이 없어. 그리고 나는 가족과 함께 살지 않아." 의아한 표정으로 왜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느냐고 묻는 마마두에게 나는 둘 다 세상을 떠났다고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 P103

그다음부터는 로언의 기억이었다. 취한 현주는 로언과함께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자신은 이제 그만 퇴장을 해야 하며 그래서 로언과는 가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고 혀 꼬부라진 영어로 주장했다. - P181

그리고 또 뭘 했더라. 몹시 더운 날이었고, 전자레인지 크기의 에어컨은 방에만 있었고, 그 방에서 유일하게승아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바닥의 담요 위에 엎드려 인터넷에 접속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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