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 단어와 문장이 아버지가 살았던 세계이자 내가 살았던 세계이기도 한 곳의 한계와 색깔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어떤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었다. - P40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욕망 앞에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 P65

거기, 소설보다 더 큰 삶이 있다. 나의 아버지와 내가 떠나온 세계가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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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어?"
"미묘하게 평범한 맛이면서, 또 향은 엄청 풍부하네? 뭐야, 이 커피?"
"실험실에서 재배된 커피래. 농약도 안 쓰고 물도 엄청 안 쓴대. 전 세계의 바리스타들한테 평가해달라고 샘플을 보낸 거야. 뭐라고 평가하지? 맛있는 원두들을 아무렇게나 막 섞은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쿠키를 먹고 물을 마신 다음, 현정은 과감한 행동을 했다. 쓰러진 책꽂이 너머로 팔을 깊숙이 넣어 다른 책꽂이에서 떨어진 책들을 이쪽으로 끌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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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에 살았다는 어떤 왕의 말처럼 인생이 결국엔 헛되고 헛된 것에 불과할지라도. - P41

"산책 잘하고 와." - P41

가끔은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는 문제에서, 지상의 온갖 피조물 중 단지 우리 인간만이 사물의 이런 순환을비난하며, 모든 사물의 순환이라는 불멸성을 넘어, 우리에게 개인적이고 고유한, 특별한 불멸성을 가지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한다.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홍성광 엮고 옮김, 마음산책 2022, 57~58면.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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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이 올 거예요." 어제부터 나는 배를 움켜쥐고 신호를 살피며 기다린다.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다만 그것이 천천히 죽어가다가 사라지고, 피로 가득 찬 주머니 안에 잠긴다는사실만을 알고 있다. 끈적거리는 분비액으로...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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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세요?"
"네,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최대한 빠르고 자연스럽게 대달했다. 그렇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 P375

. 건강한 사람의 몸속처럼, 자궁 속처럼. 나는 눈을 감았다.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리는 내지않았다. - P378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엄마가 신의 목이라도 졸라서 내게좋은 일들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했을 게 틀림없다. 하필우리 모녀 사이가 막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우리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신이라면, 절대로 내 몽상이 실현되게 할 리가없을 테니까. - P385

그동안 피터와 이모부는 알록달록한 LED 불이 켜지는 탬버린을 흔들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따라 불렀다. 이모가 기억을 되살리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고 싶었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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