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은 평균 이하로 가는 꼴은 못 보시잖아요. - P83

임지은 타협 잘한다. 야무지네. - P82

임지은 진짜 뻥의 화신이네. 그래도 그런 건 좋다. 집에서 백업 잘해주는 거. - P88

내 세계관을만들어야 되는 거군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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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겨우 한 번 스친 사람인데 뭐가 슬퍼서 울어?"
수미 씨가 물었다. 나는 쏘아붙이듯 대답했다. - P148

"이 말간 파랑을, 이 찬란한 흰 꽃잎을, 어떻게 표현해줘야 할까요. 내게 시각을 말로 풀어내는 능력이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 - P149

반쯤 농담이었는데 그녀가 나를 세워놓고 벚나무로 걸어갔다.
쿵쿵, 소심하게 나무를 걷어차는 다정한 나의 수미 씨가 나를 웃게 했다. - P150

낯선 공간에 혼자 남아 있을 소년에게 말하고 싶었다. 아직은도망칠 곳이 있으니 당신도 후회 없이 부딪쳐보라고. 오롯이 혼자인 일상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때 비로소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알게 될 거라고. - P162

우연한 기회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작은 전시회에 초대받았다. 배리어 프리 전시는 처음이었다. 기대감으로 전시회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주최 측에서는 관람 전까지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않았다. 그 점이 좀 의아했다. - P139

"자, 됐지! 이제 네 자전거 타고 학교 갈 수 있겠지?" - P167

"같이 가, 언니!" - P170

윤이는 뭐든지 나보다 빨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여자가 되어 있었고, 이성에 눈을 떠 좋아하는 남자애가 수시로 바뀌었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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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버린 언어네가 배우던옛 나라의 언어 - P36

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네가 쥐여준 편지를 읽었어중간부터 흐려지는 글씨 - P39

나의 모든 마음을 알고 싶은 게너의 이기심이라면어떤 마음은 끝끝내 말할 수 없는 것이나의 이기심이었으니까 - P39

상한 마음들이 줄지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망해버린 전시회 - P41

그러니까 어떤 풍경은 흐릴수록 아름다운 거지 눈 수술의 후유증으로 밤의 빛이 죄다 번지자 세상이 빛으로 가득 차서 좋다는 나의 말에 네가 웃었던 것처럼 - P42

공룡은 운석 충돌로 사랑했다고 추정된다현재 사랑이 임박한 생물은 5백 종이 넘는다우리 모두 사랑 위기종을 보호합시다 - P47

별 하나의 폭발이 밤하늘에 박제된다멸종해, 너를 멸종해 - P48

오랜 시간 후에 이 세상을 또다시 방문하는 마음은 - P55

쓰러진 전신 거울은 곧바로 뒤집어 봐서는 안 된다어두운 바닥이 익숙해질 시간을 줘야 하니까 - P58

핀잔을 주며 목을 젖히고 웃는 너를 보면 언제나 모르는 감정이 든다. 네가 타 주는 완벽한 비율의 폭탄주를 단번에 마셔도 너를 이해할 수는 없지. 화형을 선고받은 마녀처럼 미쳐버린 너는 어떤 언어로도 번역될 수 없어서 - P63

너에게 그것은 하나의 은유였다.
나에게 그것은 단지 오류였다. - P63

요즘의 바퀴벌레는 살충제를 피하기 위해 당분을 싫어하는 입맛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멸종과 핵전쟁을겪고도 계속해서 번식하는 그들에게 약간의 화학물질은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 P65

취기 오른 별자리들을 가리키며 중얼거리던그때 우리가 꿈꾸던 것은온순히 섞이는 일 희석되는 일 - P69

약간 느끼한 대사였지만허무하게 반짝이는 맹신은 그때 우리가 나눠 가진가장 값진 것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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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이유로 습관이랄지, 강박이랄지. 원고들이 있다. - P5

연못의 얼어붙은 심장 위,
얼음의 억센 손에 붙들린 갈대 위를 걸었다.

마치 피가 땅에서 흘러나오고 그 땅이 사라져 가듯이,
몸이 가벼워지고 조금씩 비워진다. 기이하고 완전한 부드러움. 흡사하다. 당신이 나를 끌어당겨 꽉 안았을 때, 나를 숨멎게 하고 풀어주었던 그 부드러움과 참으로 흡사하다. - P11

가벼움. 상승. 많은 피가 흐른다. - P13

당신을 따라갔다. 나는 당신을 따르기 위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애초에 가진 것이 없었으므로, 단 한 번도소유한 적이 없었으므로, 당신처럼,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 P17

더는 당신에게 속한 것도 내게 속한 것도 없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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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일 때, 어머니는 내 첫 애증의 대상으로 남지만,
내가 아버지의 분신이면서도 별개의 존재이기 때문에,
내 몸은 근본적으로 나를 아버지에게 돌려보낸다.
내가 여자일 때, 나의 어머니는 또한 내 첫 애증의 대상이지만,
내가 그녀의 분신이면서도 별개의 존재이기 때문에,
내 몸은 근본적으로 나를 어머니의 몸으로 돌려보낸다.
-피에르루이 포르, 「어머니와 딸, 애도의 글쓰기』

사랑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나.
어디에도 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듯하다. - P11

엄마는 기막히다는 듯 한쪽 눈을 치켜떴다.
"잘 보긴 개뿔을 잘 봐." - P23

책상 앞에 앉아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엄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엄마를 이해하고 싶어하는나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 P27

"마르셀 프루스트도 그렇고 페드로 알모도바르도 그렇고자비에 돌란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예술하는 게이들은왜 하나같이 마마보이인 거야?" - P30

나무가 이파리를 포기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 P35

어쨌든 내 생애 첫 상여금이었다.
엄마한테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 P38

위병소에서 병장 계급표를 단 헌병이 나를 멈춰 세우며 어떻게 병사가 이 늦은 시간까지 혼자 영외를 돌아다녔느냐고물었다. - P45

역시 조금은 휠 수밖에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조금씩 어긋나면서, 위태로워지면서, 부러지기 직전의 상태로 용케 서로를 견뎌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 P63

물론 이제는 안다. 엄마가 왜 그런 식으로 대응했는지를.
이해한다기보다 그냥 안다. - P72

"앞으로 진행될 수업은 각자가 쓴 소설을 다 같이 읽고 합평하는 시간이 될 텐데요. 오늘 우리가 서로의 글을 통해 무언가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혼자서 소설을 쓸 때에도 이러한 감각을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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