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깁스한 팔을 친구들에게 들이대며 농담을 건넸다.
"보살님들, 우리 이쪽으로 나가볼까?"
엉터리 점쟁이들은 망하려면 혼자 망하라며 금세 이성론자로돌아온다. - P248

아주머니는 어린아이처럼 몸을 움츠리며 엄마의 악다구니를얻어맞았다. 기분 상한 엄마는 복채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 P248

이튿날 엄마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차에 국화 화분을 실어다가할머니에게 선물했다. 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노란 소국은 엄마가특히 아끼는 화분이었다. 할머니가 무척 기뻐하며 화초 값을 치르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거절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우리는 산장에서 내려왔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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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는 내게 난 구멍으로 세상을 봤다. - P232

수영장 청소 직원이 전망대 유리를 밀대로 밀고 있었다.
청소 직원이 탈의실에 앉아 쉬기라도 하면 여자들이 민원을넣어 업무 스케줄이 빡빡하게 나온단다. "저 아줌마 고생하네." 엄마가 창문을 올려다봤다. - P233

인간은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존재다. 남 욕하는 할머니가등 밀어 주는 할머니이기도 하고 청소 직원이 쉬는 꼴을 못보는 여자들과 내가 좋아하는 여자 무리가 같은 사람들일수도 있다. - P233

2024년 종로
"나가면 하나님이 그럴까. 우리 춘실이 잘 왔다." - P235

"지우지 마. 엄마 지워지지 마."
"엄마 어디 안가. 괜찮아."
조그만 엄마가 하마 덩치인 나를 안고서 한참 동안 등을토닥여 주었다. - P238

찬물에 몸을 담그는 수영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찾아낸 후 나는 기억력과 인지, 노년에 관한 책을 몇 권 샀다. 나는 원래 슬플 때 책을 산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은 늘 책이었다. 또 책과 함께 갈 것이다. - P240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십니까? 예의욕이 떨어졌습니까? 아니요생활이 지루하십니까? 아니요대체로 마음이 즐거우십니까? 예또래보다 기억력이 나쁘다고 느끼십니까? 예절망적이라는 느낌이 듭니까? 아니요현재 살아 있다는 것이 즐겁습니까? 예 - P241

우리가 사이좋게 헤엄칠 수 있는 것은 엄마 덕분이었다.
나만큼이나 엄마도 내 욕심에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 엄마가 유연한 사람인 덕분에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나는 늘 그렇듯이 또 늦게 깨달았다. - P248

나는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의 최승자식으로오래 살아갈 것이다. ‘내가 먼저 깽판쳐 버릴 거야. 신발짝을 벗어서 네 면상을 딱 때려 줄 거야. 그리고 절대로 고이죽어 주지 않을 거야‘ - P250

"수영 가르쳐 줘서 고마워."
나는 감동해 엄마를 끌어안았다. 엄마는 수영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면 평일 오후 아쿠아로빅반에 등록해 나 없이 수영을 다니는 게 목표다. 엄마는 아직도 수영을 잘하지못한다. 그리고 난 그런 엄마가 좋다. - P251

아기들도 현실과 픽션이 다르다는 걸 구분할 수 있게 될때는 마음이 많이 무너지고 찢어질 것이다. 하지만 괜찮아.
언젠가 상처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벌어진 자리로 우리는말할 수 있다. - P253

엄마에겐 아직 삶이 한참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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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런 건 다 필요 없을지도 몰라.
당분간은 편하고 자유롭게 정기용의 옆에서 그의 일과 그의말을 지켜보기로 하자.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다는 자책을하지 말자. 오늘 하루도 영화를 만들었다고 치자.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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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인간 또 바짝 쫓아가다 맞았네."
"쌤통이네." - P206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간은 ‘뒷담화‘를 하기 위해 언어를 개발했고, 수다의 힘으로 사피엔스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P207

늙은 여자들은 골똘해서 무례하고 골똘해서 다정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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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다음 말은 더 영화 같았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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