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는 내게 난 구멍으로 세상을 봤다. - P232

수영장 청소 직원이 전망대 유리를 밀대로 밀고 있었다.
청소 직원이 탈의실에 앉아 쉬기라도 하면 여자들이 민원을넣어 업무 스케줄이 빡빡하게 나온단다. "저 아줌마 고생하네." 엄마가 창문을 올려다봤다. - P233

인간은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존재다. 남 욕하는 할머니가등 밀어 주는 할머니이기도 하고 청소 직원이 쉬는 꼴을 못보는 여자들과 내가 좋아하는 여자 무리가 같은 사람들일수도 있다. - P233

2024년 종로
"나가면 하나님이 그럴까. 우리 춘실이 잘 왔다." - P235

"지우지 마. 엄마 지워지지 마."
"엄마 어디 안가. 괜찮아."
조그만 엄마가 하마 덩치인 나를 안고서 한참 동안 등을토닥여 주었다. - P238

찬물에 몸을 담그는 수영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찾아낸 후 나는 기억력과 인지, 노년에 관한 책을 몇 권 샀다. 나는 원래 슬플 때 책을 산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은 늘 책이었다. 또 책과 함께 갈 것이다. - P240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십니까? 예의욕이 떨어졌습니까? 아니요생활이 지루하십니까? 아니요대체로 마음이 즐거우십니까? 예또래보다 기억력이 나쁘다고 느끼십니까? 예절망적이라는 느낌이 듭니까? 아니요현재 살아 있다는 것이 즐겁습니까? 예 - P241

우리가 사이좋게 헤엄칠 수 있는 것은 엄마 덕분이었다.
나만큼이나 엄마도 내 욕심에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 엄마가 유연한 사람인 덕분에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나는 늘 그렇듯이 또 늦게 깨달았다. - P248

나는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의 최승자식으로오래 살아갈 것이다. ‘내가 먼저 깽판쳐 버릴 거야. 신발짝을 벗어서 네 면상을 딱 때려 줄 거야. 그리고 절대로 고이죽어 주지 않을 거야‘ - P250

"수영 가르쳐 줘서 고마워."
나는 감동해 엄마를 끌어안았다. 엄마는 수영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면 평일 오후 아쿠아로빅반에 등록해 나 없이 수영을 다니는 게 목표다. 엄마는 아직도 수영을 잘하지못한다. 그리고 난 그런 엄마가 좋다. - P251

아기들도 현실과 픽션이 다르다는 걸 구분할 수 있게 될때는 마음이 많이 무너지고 찢어질 것이다. 하지만 괜찮아.
언젠가 상처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벌어진 자리로 우리는말할 수 있다. - P253

엄마에겐 아직 삶이 한참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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