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볼 아래서
강진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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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을 찾아 떠난 한여름의 모험기 우리는 미러볼 아래에서 생의 모든 순간을 춤 추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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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느낀다‘는 말은 사실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품은 ‘생각‘, 곧 주변 사람들을 보는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따름이다. 예를 들어 ‘내가 느끼기에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는 말은 사실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내 머릿속의 생각(판단)이다. 이 말은 다시금 내 안의 깊숙한 곳에 자극, 곧 진솔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어려운가? 조금만 더 나아가보자. 사랑받지 못한다는 판단을 발설한 지금 내 심정은 어떠할까? 서글프고, 비참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리라.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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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밖으로 나가는 길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밖으로 나간 뒤에 황금 배까지 혼자 찾아가서 배의 주인과 혼자 맞서야해요. 괜찮겠어요?"
"해 봐야죠."
공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 P276

지금 아이는 분명한 형체를 가지고 체온과 살갗의 촉감이확연히 느껴지게 되었다. 더 커지고, 더 무거워지고, 더 뚜렷해졌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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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이면입춘이면 몸을 앓는다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은미한 떨림을 듣는다 - P49

이제 와 문득문득 생각하느니인생 내내 고생 참 달다빌어먹을 신의 선물 - P51

언젠가 어느 날인가이제 와 내가 죽을 때나는 단 한 권의 책을 쓰고 말 테니 - P55

한 시절 악의 세력이 승리해도너무 슬퍼하지 말아요오래 절망하지 말아요 - P57

거기, 내가 상처 준 이들의 얼굴이아직 못다한 내 사랑의 사람들이내 안에 살아있는 앞서간 그이들이너무 오래 기다려 하얗게 눈을 쓴 채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 P61

언제나 사랑을 위해그 사랑 잊어야 하네그래도 사랑하네그래도 일을 하네별빛처럼 태양처럼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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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을 하다보면 알게 된다. 연습없이 이루어진 군사한 작품? 그런건 없다. 일필휘지 속에도 수만 번의 붓질, 몸이 기억하는무수한 반복 작업이 녹아있다. - P127

나는 실전보다 연습 때 ‘진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습, 모든 습작이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만든다. 만약 어느 작가의 글이 독자에게 흡족함을 주었다면, 그건 그가 글쓰기를 연습한 시간 덕이다. 더 나은 글을 만들기 위해 쓰고 수정하던 인고의 시간 덕이다. - P128

소설을 쓰기 위해 매일 책상에 앉는 시간이 좋다고 말하는 K. 시작하는 K를 보니 알겠다. 우리에겐 저마다의 주머니가 필요하다. 그 주머니엔 "인생을 감으로 사는 자기만의 무엇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걸 ‘낙‘이라 고쳐 말해본다. 낙이 있다는 것. 그건 살만한 인생이다.
누가 말려도 들리지 않는 일, 그저 좋아서 하고 하고 또 하는 일. 대가? 일단 그런 건 천천히 생각하자. 나중에 저절로 얻게 된다면 모르지만, 우선은 그냥 좋아서 그 일을 하자. 그런 걸 찾았다면 절대 놓치지 말고, 함께 오래 살아야 한다. - P135

시간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시간은 무엇이든 먹어치운다. 야금야금 티 나지 않게, 혹은 게걸스럽게, 때론 단번에 먹어치운다. 시간은 아기를 자라게 하고, 청년을 늙게 한다. 사랑을 사라지게 하고, 나무를 썩게 하며, 별을 소멸하게 한다. 가구를 낡게하고, 동물을 죽게 한다. 시간은 무엇도 ‘그냥 그대로‘ 두지 않는다. 시간은 방관자이자 폭군이다. 예외를 두지 않으며 자비를 모른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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