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만 간추려 보자. 집이나 직장 혹은 거리에서 상대와 다투는 일이 벌어지게 되면, 경청과 찬성이 서로 다른 것이며, 이해와동의가 확연한 차이를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라. 머릿속의 가위를 떠올리라는 말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의입장을 헤아려보고 공감하려 노력하자. 충분히 듣고 난 다음에도 얼마든지 당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 - P46

비행기 추락 사고의 생존자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생존자 대부분은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자신을 어떻게 보호하며 비행기에서는 어떻게 탈출할지를 거듭 상상해본 사람들이었다. 다음번에 비행기를 타거든 승무원이 산소마스크 쓰는 법을 설명하는 동안 신문만 뒤적이지 말고, 추락의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보자. 머릿속으로 벌이는이 작은 상상실험이 어쩌면 당신의 목숨을 구할지 모른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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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전문 분야에 뛰어들어 성과를 보였을 때, 남성 중심의 사회가 이를 지칭하는 단어나 표현을 보면 그 사회의 심리가 보인다. ‘여류‘는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다. 쓰임 예시도 나와 있다. 여류 작가, 여류 문인, 여류 팀, 여류 명사, 여류 수필가, 여류 비행가, 여류 기사, 여류 화가, 여류 문학 등등. 여류의 ‘류‘는 ‘흐름‘을 뜻한다. 무리를 뜻하는 류도 아닌 ‘흐름‘을 뜻하는 글자라니, 여성의 전문 활동과 성취를 일시적인 흐름으로 재단하려는 단어 아닌가.
재미있는 게 ‘아류‘라고 할 때도 같은 ‘류‘ 자를 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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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앞에서 나는 약간 어리석은 쪽으로 움직이는 타입이다. 불안할 때 책점을 본다. 일종의 미신인데, 불안한 마음을 어디에라도 잠시 기댈 수 있게 하려는 나만의 꼼수다. 방법은 간단하다. 한 손으로 심란한 마음을 부여잡고, 다른 한손으론 그날 눈에 들어오는 책을 쥔다. 마음을 책 속으로 욱여넣은 뒤 양손으로 책을 잡는다. 경건한 마음이어야 한다. 눈을 감고 손끝으로 책장을 더들어, 마음에 잡히는 페이지를 찾는다. 이거다 싶을 때, 선택한 페이지를 펼치며 눈을 뜬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인쇄된 환자 중에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한 문장‘을 찾는다. 나를 위해 신이 준비해 놓은 문장(구절이나 단어라도 좋다)이라는 듯, 그걸 취하면 된다. 얼핏 수동적인 일 같지만, 문장을 찾는 일은 본인이 해야 하기에 좋은 눈을 장착해야 한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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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문장을 읽고 울었다. 아름다운 문장은 독자를 감동하게 만들지만, 정확한 문장은 독자를 상처받게 한다. 살리기 위해 내는 상처다. ‘그 장면‘을 쓰려 할 때마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동요, 허기, 절박함, 떨림, 슬픔의 이유를 알았다. 고발이 아니라, 표현욕구가 아니라, 나는 떨어내고 싶어서 쓰고 싶은 거다. 쓴다는 건 벗어나는 일, 변태 후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는 일이다. 나는 여전히 ‘그 장면‘에 속해있다. ‘그 장면‘이 내게 말하는 것 같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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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쓸 수 없다. 깨끗한 실패. 깨끗한 성공.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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