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늦게 찾아오더라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했다. 강아지가 좀더 내 몸 가까이 파고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P105
아픈 강아지에게 의사를 물을 수는 없기때문에 최종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인데 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지 내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오히려 그선택이 내가 돌보고 지켜줘야 할 존재를 고통스럽게 하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두렵고 겁이 나게 한다 - P107
그 작은 체구로 나의 허벅지 위에 힘겹게 올라와 자리를 잡고 자던 작은 강아지. 아마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강아지와 사랑에 빠져버린 것은. - P112
삶을 향한 의지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걸 내게 가르쳐주려는 듯이. 봉봉과 함께 산 이후나는 돌봄이란 건 언제나 상호적이고,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관계는 서로에게 각자의 우주를 보여주는것일 뿐이라는 걸 배웠다. - P120
애도 속에서 말은 의미작용을 멈추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것이 더이상 없음을 전하는 데에만 종종 쓰일 뿐이다. 2321- 델핀 오르빌뢰르 당신이 살았던 날들」, 김두리 옮김, 북하우스 2022, 139면.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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