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자석이 되는것 같다. 시간의 자력. 마카판스갓 조약돌을 처음 본 순간에도 그랬다. - P39
꿈에 나온 사람들을 이니셜로 표기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몇몇은 너라고 하는데, 나중에 다시 읽으면, 한정된 문자 개수의특성상 하나의 이니셜에 여러 얼굴이 떠올라 누구였는지흐릿해지고, 사랑의 특성상 너들 역시 너들 모두인 너 하나로혼융되어 있다. - P35
빛의 소진에도 망막에 머무르는 잔상, 파괴의 잔해위에 재건된 도시], 죽지 말라는 목소리에 눈꺼풀을뜨는 아기, 그 이야기 속에서 자라온 아이, 타인이 공여한 차가운 피에 깨어나는 여인, 헐거워진 배를 다시채운 아이, 모두 이듬의 생을 살아간다. - P30
만져본 것이 마치 여전히 있는 듯, 어슴푸레한 허공에하염없이 손을 뻗어본다. 기억 잔여물의 일부는 따라서착오적 허구이지만, 허구는 생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생성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P29
이야기 속에서 자란다는 것은 어떤 체험인가 -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