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게 사는 것처럼 당연한 거지 뭐. 별날 것 없는."
느닷없는 잠실댁의 한 마디에 우리는 모두 말없이 웃었다. 아니, 웃고 싶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내리려면 곱게 내리지 뭘 굳이 날 끌어당겨 앉히느냐는 뜻이었다.

아는 사람인가?’ 몰래 얼굴을 살폈지만 생면부지의 40대 남자였고 그는 분명히 내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었다. 버스고 지하철이고 자리를 양보받아 본 적이 없는 나는 내가 자리를 양보했던 경우를 생각했다. 모든 경우의 수에서 지금 내게 해당되는 항목은 한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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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사 신 씨는 문을 열고 탕 내로 들어섰다.

신 씨는 자신이 한 일을 후회했다. 아침에 아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아들은 돌멩이를 던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무력해졌다. - P27

왜 한계 앞에 무너진 사람의 등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커지는 걸까. 잘하지 못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헛된 꿈을 꾸는 사람의 손은 왜 잡아주고 싶은 걸까. - P57

막막하고 하염없어도 눈을 미워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라 - P156

"이렇게 아름다운 세계가 꿈이라면깨지 않는 것도 괜찮겠는데요~

"삼만 원."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 씨를 바라봤다. 신 씨는가격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 P23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자리는 황량했다. 바위들과 멋대로 자란 앙상한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P의눈은 절벽이 아닌 더 먼 곳, 더 먼 시간을 향해 있는 듯 보였다. - P37

P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굳게 다문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 J는 팔짱을 끼고 의자에 기대 앉아 차분하게 대답을기다렸다. 너무 아름다운 날이었다. - P51

"힘들지 않아요. 에이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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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눈을 감았다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 P104

거기 몰두하느라 검은 거위가 길을 따라 내 옆에 선 것도 몰랐다 내가 눈을 주자 검은 거위는 기다렸다는 듯 울기 시작했다 - P100

영화가 끝나자 스탭롤이 올라갔다 그는 죽어 가는군인이 휘파람을 불 때 조금 울었다고 했다 - P99

남자애들이 돌아오지 않고, 앙상함이 돌아오지 않고, 보랏빛이 돌아오지 않는 그런 오후의 내가 있었다 - P87

물 위의 빙판이 좁아지려고 한다 - P86

중간이 끊긴 대파가 자라고 있다 멎었던 음악이 다시 들릴 때는 안도하게 된다 - P46

통통거리는 소리는 도마가 내는 소리다 여기로 보내라는소리는 영화 속 남자들이 내는 소리고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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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춘희에게 있어서 안타까운 점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두 자매가 아무리 어르고 옹알이를 시켜보아도 춘희는 그저 멀뚱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 도통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 P169

그리고 그날 이후, 춘희에게 다시는 젖을 물리지않았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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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년 만에요?"
"네. 예전에는 애가 미국에 살았는데, 홍콩으로 이사를 와서요."
"홍콩은 처음이신 거예요?"
"네. 처음이에요."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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