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하고 하염없어도 눈을 미워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라, 눈과 비는 빛과 함께 하늘에서 내리지, 천국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 거야. 좋은 곳에 있으니 슬퍼 말고 연젠가 그날이 오면 기쁘게 나를 만나러 오렴. - P156

뜨거운 물에 말린 쑥 한 스푼을 넣었다. 검게 부스러진가루가 물기와 열기에 몸을 바꾸며 조금씩 우러났다. - P158

마음만 먹으면 그랬겠지만 오지 않았어. 나를 먹고 싶어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이상하게도 알겠더라고. 곰의 마음이랄까. 곰도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았고. - P163

그걸 죽음이라고 할 수 있어? - P171

"진짜 천천히 하세요." - P177

*글 쓸 때, 글 쓰고 싶을 때, 하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때, 습관처럼 써보는 거예요. 편히 쓸거 없으면 통해 물과 두산이 바르고 닳도록, 타이핑해보는 것처럼요." - P179

"말 그대로예요. 번거롭고 힘들어도 해야 한다는 거죠.
그것 때문에 얻는 것이 있으니까. 징징거리지 말자. 이런뜻일 거예요." - P184

우와! 은성 씨는 손뼉을 쳤다. 업적 평가 보고서가 근사한 물개로 변해 있었다. - P1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이렇게 사랑해, 그리워, 다시 만나라고 할 거면서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인생의 비극이구나.‘ - P257

"애들은 못 왔어. 섭섭해하지 마."
아직 엄마를 떠나 보내기엔 아이들이 어릴 것 같은 나이의 사내였다. - P259

브런치북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뭐가 잘못된 느낌이었다. 좋은 글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누가 노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둘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혹시 내 글을 선택한 편집자가 노인일까 궁금했다. 결과적으로는 아니었지만. 초보노인인 나와 관련된 이야기는 재미나 흥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스로도 그랬고 세상의 생각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 P261

개인차는 있겠지만 죽음 전에 지나야 할 실버기는 어떤생애 주기보다 길다. 그 긴 시간을 견뎌 내는 일에 위로와 공감이 필요했고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이 글쓰기였다는 것을이제 깨닫는다. - P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고픈 우리를 사해주려무나네 영혼이 남긴 수육 한 점이여 - P91

별빛의 퉁퉁 부은 발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아직도 걷고 있는 이 세계의 많은 발들을 생각합니다 - P95

잘 지내시길,
이 세계의 모든 섬에서고독에게 악수를 청한잊혀갈손이여별의 창백한 빛이여 - P107

그건 물음일까 답일까영원 빙벽을 무너뜨리는 인간의 자동차미세먼지 필터아하! 그 더러운 손수건, 그건 호흡일까 - P123

별들이 많다고 쓰다가 이생에 다시 만날 사람들의숫자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러 만나보지도 못했던 유령들도 있어서 누군가 영혼의 물을 따라주자 나는 그걸 눈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네 - P109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 P1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보 노인입니다
김순옥 지음 / 민음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남희 쟉가를 연상케 하는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일상의 기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 뽑으시나 봐요. 이렇게 더운데." - P130

"나 밥 해 먹기 싫어서 오는 거야. 이젠 못 해 먹겠더라고." - P136

은퇴 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한두 벌의 옷과 신발로 각 계절을 잘 살아냈다. 초상집에 가는 데 필요한 검정색 옷이 여름용, 겨울용 한 벌씩 있으면 충분했다. 더 이상필요한 것이 없었을 뿐 아니라 있는 것도 버거웠다. - P143

이런저런 생각에 남편의 말을 흘려 듣던 나는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내일 일도 모르고 살아온 인생인데 몇 년 후에대한 약속이 뭐 그리 어려울까 싶어서.
"그래요. 한 10년 있다가 다시 옵시다. 둘 다 살아 있으 - P145

나의 부모 세대가 쉰이면 흔연히 노인의 삶을 받아들였던 것과 달리 나는 환갑을 넘기고도 스스로 노인이란 사실을 남을 통해 알아 가고 있다. 가르쳐 주지 않으면 스스로 알아 가기 어려운 세대인가 보다. 우리는. - P168

"당신이 머리카락 빠지는 것에 신경 쓰는 것만큼 나도주름이 신경 쓰여." - P189

우리는 모두 은퇴한 이후의 삶을 살고 있었고, 그 삶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었다. 대개는 한두 가지의 질병에시달리고, 간간이 찾아오는 우울과 불면에 힘든 하루를 보내며, 직장을 은퇴하고 아이들이 독립한 후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가끔씩 절망하기도 하다가 또 스스로 위로해 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 P195

"노노 양보야. 우리끼리 양보하고 살아야지, 젊은 애들한테는 기대를 말아야 해."
중노인이 뭐라고 하든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아무반응도 관심도 없었다. 이런 일을 수시로 보고 겪는 모양인 듯,
그저 온전히 핸드폰의 세계였다. - P201

모호하고 우울하며 화가 난 듯했던 감정이 붕어빵으로해결되었다는 것은 일기에 기록할 만한 것이었다. 그래서오늘의 일기 말미에 적었다.
‘우울할 땐 따끈한 붕어빵을 네 개 이상 먹기‘ - P210

A와 B의 은퇴를 축하하는 의미로 조촐한 파티를 갖고자 하니 지진이나 전쟁이 없는 한 다 참석하시오.
1. 시간: 돌아오는 토요일2. 장소: C가 정할 것임3. 드레스 코드: 풀 메이크업에 세미정장 이상(작업복출입 금지)4. 참가비: 두 사람을 뺀 나머지만 부담 - P225

남편의 생각은 고마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왜냐하면여행의 일정을 계획하고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하고 운전하는 일들이 모두 내 몫이었기에. - P232

"집이 더 재밌어."
겨우 힘을 끌어 모아 내 귀에다 들릴락말락 한 음성으로 넣어 준 이모의 진심이었다. 이모의 딸들 얘기에 따르면요양원이 너무 좋아 집에는 가기 싫다고 하셨던 이모였다. -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