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올 때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지독히 혼자라고 느낄 때나 술에 취했을 때,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때, 아니면 섹스를 하고 싶을 때 전화를 거는 사람들도있다. 그들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 P9

모르는 사이라서 가능한 것들이 있다. 지금, 잠을 설친 내가 그곳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만지작거리며망설이는 것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 P11

우아하고 완벽한 곡선*
쓸수록 선명해지는 세계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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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목소리도 슬펐다.
"아냐, 이모. 우린 어제 유익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다 헤어졌는걸. 주리가 나 때문에 마음이 상했대요?" - P179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밖에 위로할 수 없다.

어떤 일에 확 트여버리면, 아주 뛰어나버리면, 바닷물이 시냇물 쳐들어오는 것을 보고 돌아누워끙 낮잠을 자버리듯이 그렇게 시시해지는 것이었다. 술에 관한한,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 P184

깊은 밤, 내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서 돋보기를 쓰고 법정 이야기들을 읽었다. 몇 달 전에는 그렇게 일본어 회화책을 읽었고 지금은 형법책을 읽는 어머니. 이미 말했듯이 어머니는 궁지에 몰리는 마지막 순간에는 버릇처럼 책을 떠올리는 사람이었다. - P186

괜찮아?
김장우의 이 질문은 여행의 시작은 물론이고 우리가 함께했던2박 3일 동안 수도 없이 되풀이되었다. - P189

마음에 담아둔 것을 내보이는 데 한없이 서투른 사람, 그렇지만 마음속에 모든 것이 다 있는 사람.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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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그 물건을 사들인 건, 부두를 산책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것은이상한 그림이 조각되어 있는 아주 커다란 이 []였지요. - P6

저녁이면 갑판 위에 누워 몇 시간이고 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파도를 따라 흔들리는 뱃머리에는 깃털 같은 물거품이 일었지요. 그걸 보며 나는 사라지는 세상들, 잊힌 섬들, 미지의 땅을 꿈꾸었습니다.

이렇다 할 난관 없이 두 달간의 항해를 한 끝에, 드디어 ‘검은 강‘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뱃사공들은 노의 박자를 맞추기 위해 거칠고 쉰 목소리로 단조롭지만 가슴을 에는 노래를 불렀고, 그 소리는 용의 이빨 같은 음산한 절벽에 메아리쳐 되돌아오곤 했습니다. - P62

탐험은 고행이었습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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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웠을 것입니다. 몸이 휘청할 정도로 달콤한 음악,
빨리 털어 내지 못한 기억, 수치를 잴 수 없는 수치심, 내면화하는 게 아니었어요. 외부에서 요인을 찾는 게 현명할까요? - P85

여긴 한 애서가의 별장이다. 별장 뒤로 고요하고 작은 해변이 있다. 주변은 눈에 덮인 들판이다. - P87

모자를 잃어버린 나는모자랍니다 - P97

여름에 애인이 생긴다면카페에서 죽치며 우스꽝스러운 시를 쓰지 않겠어 - P101

왜 항복하긴 어려울까요친목하긴 더 어려울까요 - P111

타박상 연고가 일으킨 부작용처럼어째서 난 이 생에 발라져 부적응할까요 - P111

문득 나는 수가 빠져나올 수 없는 그 사랑의 오한이 부러웠다 - P116

중급 정도로 늙은 나는 양보받아 마땅한 인간이라도 된다는 듯이! 지하철 정지할 때마다 움찔한다. 저 사람은 내리지도 않고, 앉지도 못한 채 나보다 더 멀리 가는가 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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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나의 이야기가 내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전쟁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았을까. 그랬을지도 몰랐다. 이
‘들에겐 믿기지 않을 정서였지만 나에게 희생은 별다른 의
‘심을 품어본 적 없이 자연스러운, 그저 흔하디흔한 기본이었다. 생존보다 더 숭고한 가치가 있다고들 믿었다. - P19

우리를 지켜온 것이 사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줄곧 사랑을 찾아 헤매는것과도 같은 피로 속에 살았다. 피로가 사랑보다 조금 더짙은 얼굴을 한 채 표면을 차지한 때도 많았다. 우리는 우리의 피로를 우리의 사랑만큼 사랑했다. - P21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 여겨지는 많은 것들을 욕망하지 않기로 했다. 윤미와 나는 그것들을 함께 포기했다. 포기한 욕망들이 포기한 이후에도 계속 우리 앞에 나타났지만 요일에 맞춰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듯 우리는 버린 것들을 또 버리기 위해 함께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서로를 돌봤다. 그게 더 사랑 같다던, 열일곱의 윤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윤미는 기억도 못 하던 말.
나는 멀찌감치에서 밝게 빛나는 파초 숲의 야광 버섯들을바라보았다. 한 발씩 다가갈 때마다 더 먼 곳의 버섯이 나타났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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