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사체를 발견한 것은 아마도 가을이려나. 가을이여름과 왕래할 거라는 추측은 그저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와서, 라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을 뿐이다. 연이어 불린다고친한 사이가 되지는 않겠지. 나도 나란히 앉았던 짝꿍들과늘 친했던 건 아니었다. 걔네들은 요즘 뭐 하고 살려나. 매일매일 옆자리에 앉는다는 게 생각보다 더 특별한 일이었다는 건 어른이 되어서야 깨달았고. - P32

이게 마지막 복숭아여. 다음주만 돼도 못 먹어.
과일 파는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셔서 홀린 듯이 샀다. - P33

시공간은 그들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다.
교차로의 신호등처럼사물을 규칙적으로 어긋나게 하는 게 시공간의 몫. - P34

나는 어떤 질문에 대해 비밀이에요, 라고 답할 순간만을기다려 왔으나아무도 내게 그것을 묻지 않았다 - P37

여기던 것을 어기기 전까지 나는 비밀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 P37

나는 성냥개비를 낳았다지구를 불태우기엔 부족한 개수였고내 집을 불태우기엔 충분한 개수였다 - P42

침착하게 사랑하기 - P44

신의 목소리가 멎었다 원래 없었던 것처럼연인들의 걸음이 멀어지자 그는 손을 빼내어 나를 세게때린다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