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생 수업 - 보름달이 건너가도록 밤은 깊었다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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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그것도 서정적인 문학적 느낌이 물씬 드는 에세이 말이다.

처음 이 책을 고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저자의 화려한 스펙이었다. 무엇보다도 교사 출신에다 여러 교육 관련 업적을 쌓으신 분이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국어 문학 시간에 공부하는 기분이었다. 물론 하고 싶어서 하는, 호기심에 우러나와 아름답고 의미있는 작품들을 탐닉하는 공부 시간 말이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는 아주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이면서도 유익하고 감성적인 시간 말이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 서적 위주로 읽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감성적인 문학 작품과 같은 에세이를 읽을때, 더욱 인간다워지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자기계발은 노력, 성취, 성공을 위해 애쓰라고 정보와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반면에 에세이는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고 좀 더 평안과 여유를 되찾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가지는 균형이 필요하다. 처음의 것이 너무 강하면 힘들고 지치며 두번째 것이 너무 강하면 성취감이 없다.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추구하는 이유는 에세이가 인위적인 것이 덜하고 흥미나 스릴, 반전보다는 소소한 일상에서 자신을 발견하는데 도와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이런 면이 더욱 인생과 같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 또한 인생과 닮아야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신의 인생에 좀 더 반영하고 투영하여 가치있게 만들어낼 실마리나 동기부여를 찾을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사실 이러한 에세이는 이렇게 다소 의미심장한 의도로 읽지 않아도 된다. 아무 의도도 없이 '시간 떼우기 용'으로 읽어도 이 책은 손색이 없다. 어쩌면 그렇게 아무 '가짐' 없이 읽어야 더욱 흡수가 잘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로지 독서하는 '시간'에 집중하여 즐기는 것 또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이니까 말이다.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경험 말이다.

물론 독서 후에 온전히 남는 풍요로운 감성이나 가치 있는 교훈은 덤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릴케 등의 유명인의 인용구라든지, 다양한 의성어, 감정, 깨달은 바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다채롭게 의미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다. 마치 다채로운 요리가 순서대로 나오는 코스요리처럼 말이다. 물론 순서는 대중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대접 받는 기분이었다. 이게 바로 독서의 묘미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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