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의 신앙 맥 잡기 - 무디가 전하는
D. L. Moody 지음, 장광수 옮김 / 가나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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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가 전해주는 메시지도 듣고, 다니엘서를 묵상하는 시간도 가지고 싶었다. 170쪽 분량의 작은 책이지만 중간중간 멈추어야 했다. 오늘날 나에게 고스란히 적용되는 말씀도 그랬지만, 계속 곱씹게 되는 표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설교자의 선포를 따라가본다.


다니엘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을 때, 그는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단 1:8) 하고 결심한다. 설교자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다니엘에게 조언한다면 세 가지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 서술하는데, 모두 그럴듯한 타협의 말들이다. 앞서 "뜻을 정함"이란 "뜻을 굳게 하는 것"으로써 다니엘은 바른 선택으로 바르게 출발했기에 유혹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젊을 때 한번 잘못 출발하면 99퍼센트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만다는 충언도 이어진다. 신앙 원칙을 지키지 못할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옳은 것은 언제나 옳은 것"이라는 표현이 강하게 와닿았다. 나는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마다, 두렵고 막막한 상황에서 어떠했던가. 세상 풍조를 따르거나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신경 쓰면서 그게 옳다고 착각했던 적은 없었나. 슬그머니 신앙 원칙을 뒤로 감춘 적은 없었나.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해몽하기에 앞서 "오직 은밀한 것을 나타내실 이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단 2:28) 하고 하나님께 먼저 영광을 돌린다. 왕의 꿈을 해몽한 후 그는 바벨론 전국을 다스리게 된다. 설교자는 말한다. 하나님이 때가 되면 우리를 높여 주신다고. 자신을 높이려 헛되이 힘쓰지 말라고. 설령 세상의 높은 지위를 갖지 못했다고 해도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느부갓네살 왕은 금 신상을 만들어 모든 관원이 낙성식에 참석하도록 했는데, 다니엘은 다른 곳을 방문하고 있었던 듯하고 세 친구들이 참석했지만 금 신상에 절하지는 않았다. 그로 인해 풀무불 가운데 던져지게 되는데, 그들이 왕의 위협과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중략)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단 3:18) 금 신상에 절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새삼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라는 표현이 무겁게 다가온다. 간절한 기도제목과 오랜 소망이 있을 때 내가 바라는 결과를 기대하고 매달리지만, 그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라는 무게. 설교자는 말한다. 온 세상에 맞서는 한이 있어도 하나님 편에 서라고.


다리오 왕 때, 수석 총리가 된 다니엘은 주변의 모함으로 사자굴에 던져지게 되지만 그의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않는다. 그를 참소한 자들의 말로는 처참했다. 그런데 실상 우리 삶에서 정당한 결과와 인과응보만 있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억울하고 부당한 경우가 더 많은 듯하여, 솔직히 다니엘이 무사한 일이 참 예외적인 사건이나 상징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설교자의 초점은 믿음의 보상에 있다. 설교자 무디는 하나님께 진실한 삶, 하나님과 동행하는 지위를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영광 중에 빛나는 복된 행복"을 말한다. 한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일을 강조한다.


예배당 강단에 선 목사님의 설교를 듣듯이, 집중하면서 보게 된 책이다. 무디는 중간중간 젊은이들이 명심할 말을 전하고 있다. 청년을 향한 그의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젊을 때의 신앙은 낭비와 실패 없는 인생을 살게 할 것이다! 다시 신앙을 다잡는 모든 이들에게, 무엇보다 그리스도인 청년에게 꼭 필요한 다니엘서 말씀 선포가 아닐까 싶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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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뇌를 위한 재미있는 두뇌 운동 : 추억 놀이편 이은아 박사의 치매 예방 활동북 3
이은아 지음, 김경주 그림 / 이덴슬리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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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두뇌 운동 세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를 유익하게 읽고 이 시리즈 초급편을 가족들과 함께 잘 활용하였고, 중급편을 부모님께 사드렸다. 치매 예방 활동북이 두 권으로 끝난다면 아쉬웠을 텐데 이렇게 후속편이 나와주어 반갑다. 이번 책은 특히 부모님이 보시면 추억이 방울방울 맺히실까.

이 책은 열두 편의 추억 장면을 담고 있는데, 현재 연령대 혹은 옛 거주지에 따라 실제 다가오는 느낌이 천차만별일 것이다. 가마솥이나 호롱불, 책보, 고무신은 부모님보다 조부모님 세대가 맞을 듯하고, 쥐불 놀이나 수박 서리의 경험은 도시 아이들에게는 낯선 풍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계절 꽃으로 구성된 초급, 중급과 달리 이야기가 들어 있을 법한 그림들이라, 가족끼리 그림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연 날리기의 구성 방식을 소개해본다. 먼저 시간 지남력을 훈련하기 위해 상단에 그날 날짜를 적어볼 수 있다. 연날리기 설명과 그림을 만나본다.



바로 옆 페이지로 오면, 빈칸 채우기가 있다. 앞선 설명을 잘 읽었으면 곧장 채울 수 있는 단답형이다. 직접 답을 써보았다. 그리고 앞선 그림과 동일한 색으로 칠해봄으로써 뇌의 후두엽, 두정엽, 전두엽을 자극할 수 있다. 색연필로 칠해보았다. 원본의 경우처럼 물감을 사용해도 좋겠다.



'주제 관련 글쓰기'로 사행시를 지어볼 수 있다. 주로 부모님이 활용할 책이기에, 포스트잇 위에 적어보았다. 가족들 모두 생각해보고 서로 얘기해봐도 좋을 듯하다.



'기억력 다지기'에서는 연 만드는 순서를 보여주고 해당 번호를 아래 설명에 맞게 적어보는 것이다. 하단 설명을 가리고 순서에 맞게 어떤 과정인지 말해볼 수도 있겠다.



이후 '생각 이어지기'는 각 계절의 대표 과일이나 채소를 두 개 이상 적어보는 페이지다. 글로 써보면서 측두엽을 자극할 수 있다. 결국 추억을 회상하며 여러 활동을 함으로써 뇌의 감정 회로인 편도체가 자극되고 해마 기능의 활성화로 기억력이 향상될 수 있다.

색칠과 글쓰기뿐 아니라 시 암송, 노래 부르기, 두뇌 체조도 함께 해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추억의 열두 그림을 연결고리 삼아 부모님의 이야기와 기억, 즐거움이 넘쳐나는 시간이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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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하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6
탁경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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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느낌이 발랄하고 청량하다. 러닝 크루 '러닝 하이'에서 만난 고등학생 하빈과 중학생 민희 이야기다. 청소년문학 신간을 반드시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소재 삼은 이 책은 꼭 읽고 싶었다. 달리기가 인생에 비유되어 전달되는 메시지는 언제나 옳다고 믿기에. 지금 내가 무작정 달리고 싶은 심정이라서, 이 책에 끌렸을까.

하빈과 민희, 둘이 서로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자신감 넘치고 밝은 기운을 가진 하빈은, 자기 표현을 잘 안 하고 주눅 든 모습의 민희에게 솔직하면서 다정하게 다가간다. '러닝 하이'의 멘토로서, 학교 선배로서, 나중에는 언니로서. 민희는 하빈 덕분에 버겁게만 느껴지던 달리기가 가벼워지고, 자기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알게 됐으며, 억누르기만 하던 감정 표출과 사과하는 법도 배웠다. 자발적으로 자기 혀의 비밀을 공개할 정도에 이른다. 자신의 장점을 단점이라 여기고 꾹꾹 눌러오다가 자신을 재발견하게 된 민희를 응원한다.

하빈도 민희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더 멋진 언니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민희가 자기 감정에 못 이겨 애꿎은 하빈에게 화풀이하듯 쏘아붙였을 때조차, 하빈은 황당하고 서운했지만 이내 민희의 말 속에서 과잉 감정을 걷어내고 자기가 돌아볼 구석을 찾아낸다. 그리고 민희를 찾아가 오히려 사과한다. 이렇게 멋진 고딩 휴학생이라니!

하빈과 민희 모두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가 각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때문이다. '러닝 하이'에서 하빈이 의지하는 취준생 언니들도 마찬가지다. 이유와 심정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달리기로 즐거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는 게 힘드니까 뛰고, 뛰면서 힘든데 견딜 만하다. 가뿐해지고 생글거리게 된다. 혼자 달리면서, 또한 함께 달리면서.

달리기의 상징성이 그렇듯 나만의 속도로 내 길을 간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서 좋다. 그러면서 함께한다는 의미, 교감하면서 성장한다는 의미도 얹어주는 소설이었다. 힘들면 걸어도 돼. 진짜 나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쉴 수도 있어. 이런 말들도 소설 행간에서 들려온다.

하빈이 민희에게, 언니들이 하빈이에게, 오빠와 엄마가 하빈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들 속에서, 슬쩍 눈물도 맺힌다. 똑소리 나는 말들 가운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해본다. 민희 엄마가 민희에게 쏟아내는 말들은 많이 유감스럽다. 이 소설을 읽으며 학창시절도 떠올려보고 좋은 엄마란 뭘까 고민도 해보는 시간... 무엇보다 달리고 싶은 열망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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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화가 -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윤범모 지음 / 다할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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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지역의 공원에는 일년에 한두 번씩 시화전시를 한다. 참여자들은 지역 문인회와 그림 동호회 소속인 사람들이다. 보도블록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시화전시 작품을 보면서, 시와 그림이란 정말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했다. 시를 돋보이게 하는 그림, 그림에 잘 스며드는 시의 느낌이랄까. 이 책의 제목이 얼핏 단순해 보여도, 이토록 담아낼 내용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제목이 있을까 싶다. <시인과 화가>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오래전 잡지에 연재했던 내용을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으로, 크게 열일곱 편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화가 나혜석과 시인 최승구, 시인이자 화가였던 이상 이야기는 나혜석과 이상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는 면을 강조했다. 카프의 실질적 지도자였던 조각가 김복진 이야기는 생소했으며, 집안의 민족의식과 문화예술 취향에 영향을 받은 시인 이상화 이야기를 통해 시인의 가족사를 처음 알게 됐다. 길림성 용정에서 기려지고 있는 시인 윤동주와 화가 한낙연의 경우, 같은 고향 출신이라도 서로 알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글로써 그 지명의 역사적 의미가 되새겨진 듯하다.


저자는 시인 이상과 백석, 화가 이중섭과 어울렸던 화가 김병기,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배경 그림을 통해 시화 동체의 모범을 보여준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 함께 남해 여행을 하면서 지역신문에 <남해 오월 점철>이라는 글과 그림을 연재하며 화문 기행의 결합을 보여준 시인 정지용과 화가 정종여, 문학잡지 <문장>의 대표 작가였던 이태준과 그 잡지의 표지화를 즐겨 그린 화가 김용준, 문인들과 교유하며 문학 도서의 표지화를 그렸을 뿐 아니라 작품세계에 시정신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화가 김환기, 문인들에게 사랑받지만 여전히 미술사학계의 연구 과제로 남은 화가 이중섭, 불교적 세계관과 접점을 가진 시인 오상순과 화가 허인두 등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 책의 제목 <시인과 화가>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내용들이다.


물론 '시인'은 문인 전체, '화가'는 미술가 전체를 상징하는 의미리라. 궁핍한 시대의 상징이자 자화상이었던 '나목'(이파리 없는 겨울 풍경)을 그린 화가 박수근과 그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 박완서 소설 <나목>, 평화와 은혜의 예술적 표현을 공유했던 부부 예술가인 시인 김남조와 조각가 김세중, 아동문학가 이원수와 조소작가 김종영 등의 이야기는 그런 확장 개념일 것이다. 이원수 작사의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울긋불긋 꽃대궐'은 조소작가 김종영의 창원 소답동 생가다. 저자는 그 꽃대궐을 중심으로 기념사업을 추진할 만하며, 그곳의 의미를 한국인의 고향으로 승화시킬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오빠생각>의 작사가 최순애가 이원수의 아내였고, 나혜석과 동창이었다는 인연도 소개한다. 고향의 서정을 담은 소설가 오영수와 아들이자 미술가 오윤 이야기는 연작처럼 민중화가 오윤과 김지하 이야기로 이어진다. 책 말미에는 오윤 30주기 회고전 기념 공개 좌담회(2016년) 내용도 실려 있다.


한 편의 글 속에 폭넓은 내용이 압축된 느낌이다. 각 문인과 미술가의 인생, 예술적 특성, 가족과 연인 및 친구 관계,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장소, 문인의 글과 미술가의 작품 사진, 관련 자료, 저자 개인과의 에피소드 등이 알차게 수록되었다. 여러 편의 이야기 중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생각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나혜석과 이상 편이 인상에 남는다.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 편에서는 나혜석과 최승구의 슬픈 사랑을 보여준다. 저자는 최승구의 자취를 찾아 도쿄 게이오 대학에 간다. 조선인 유학생 관련 자료 가운데 <생도 학적부>를 조사하면서 최승구의 자료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소개한다. 또한 오사카에서 야나기하라 기쓰베(오사카 사업가로 조선 여학생의 일본 유학을 도왔던 인물)와 편지 왕래를 했던 김숙배(나혜석의 숙모)의 편지 내용 중에서 나혜석 관련 내용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문학기행으로 더욱 생동감 있는 글이 된 듯하다.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 비추어 파격적인 주장을 했던 나혜석의 인생, 시, 그림 등을 아우르되, 저자는 그녀가 요절한 최승구와의 못다 이룬 인연에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저자의 표현대로 최승구의 저항시에서는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잘 몰랐던 그의 시 '벨지엄의 용사', 나혜석의 시 '빛'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제된 천재의 비밀' 편에서는 시인이자 화가였던 이상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를 소개한다. 저자는 김향안(이상의 아내였다가 화가 김환기와 재혼한 인물로 당시 이름은 변동림)의 언급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상의 소설 <날개>를 떠올리면, 지금도 소설 속 아내가 참 이상하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그런데 실제 아내였던 김향안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독자들은 그런 식으로 연관을 시켰던 것이고, 그런 점이 당사자로서는 불쾌했을 것이다. 작가가 자전적 소설을 표방한 게 아니어도, 독자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제멋대로 작가 주변 인물의 반영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개인적 감상의 자유 영역이겠지만, 유명한 문인의 가족은 이래저래 피곤할 일도 있겠구나 싶다. 이 책은 시인이자 화가 이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또한 비밀스럽게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을 통해, 잘 몰랐던 한국 문단과 화단의 만남, 특히 미술가들과 그 작품세계를 알게 되었다. 화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에 대해 퍼즐조각처럼 분산되어 알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게 된 느낌이다. 돌아보면,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미술작품들을 좀처럼 접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듯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문인과 미술가의 기념관, 작품 전시회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계기로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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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룡 도감 -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도감
두걸 딕슨 지음, 김해용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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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이와 함께 <정말정말 신기한 바다생물 백과사전>이라는 그림책을 보면서, 상상의 동물을 만나는 즐거움을 가진 적이 있다. 그림책이나 동물원을 통해서 익숙하게 보던 동물들이 아닌 새로운 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은, 아이뿐 아니라 나에게도 설레는 시간이다. 이 책 <신공룡 도감>도 현재 존재하지 않는 동물을 담았는데,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이라는 전제로 그려낸 모습이라 더 신기하게 다가왔다.


먼저 그림을 훑어본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공룡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신공룡도 있는데, 정말 생소한 형태도 많다. 얼핏 보면 기린으로 보이지만 얼굴이 특이한 '란크', 쥐처럼 보이지만 꼬리가 이채로운 '즈윔', 까마귀인가 싶었는데 다리는 코끼리처럼 보이는 '트롬블', 뾰족하고 긴 부리가 아니라면 작은 새처럼 보이는 '위플', 판타지 영화에 등장할 법한 '스프린토사우루스'나 '모노콘', 신비한 정령처럼 보이는 '마운틴리퍼', 딱따구리가 보면 놀라겠지만 나무를 쪼아대는 모습은 너무 흡사한 '노거', 홍학을 연상시키는 분홍빛 '크리브럼', 펠리컨의 부리 모양만 같을 뿐 길게 솟은 꼬리가 인상적인 '포우치', 큰 고래를 떠올리게 되는 '헐크' 등 신공룡의 모습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한 동물의 모습을 연상시켜본다. 이렇게 해당 그림을 보면서, 자유롭게 각 생명체의 특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


이 책은 동물지리구의 일곱 영역으로 나누어 각 지리구에 분포한 신공룡을 보여준다. 에티오피아구, 구북구, 신북구, 신열대구, 동양구, 오스트레일리아구에 각각 그곳의 기후와 환경에 맞게 분포하는 동물들, 마지막으로 해양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소개한다. 정말 실존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설명이 자세하다. 각 동물에 대해 서식지, 학명, 이름, 식성, 루트(조상으로 생각되는 대표적인 예)를 제시하면서, 해당 동물의 특성을 서술하고 그림과 함께 생김새의 특이점을 부연한다.


예를 들어, 동양구 열대우림에 사는 '트리웜'은 육식을 하고 나무 위에 산다. 가늘고 긴 유연한 몸과 뒷다리를 활용해 나무 위로 올라간다. 곤충이나 소형 척추 동물을 잡아먹는다. 에티오피아구에서 구멍을 파고 사는 웜의 후손으로, 서쪽 사막 지대에서 동양구로 침입했다. 생김새를 보면 몸의 중간까지는 뱀인데 끝부분은 도마뱀이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생명체를 보면서 상상의 세계를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위한 볼거리나 단순히 기이한 공룡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책에 한정되지 않는다. 6600만 년 전에 공룡이 멸종되지 않고 계속 진화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대전제를 기초로 만든 상상 도감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대멸종, 공룡의 진화와 계통수, 계속 바뀌어온 대륙의 판도, 동물지리구와 서식지(적도 삼림, 초원, 사막, 온대림, 한대림, 툰드라, 바다, 하늘)에 따라 분포된 공룡의 특성, 문학작품 속 공룡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동물지리구와 서식지를 보면서 환경과 동물의 생존이 얼마나 밀접한지 새삼 실감하면서, 오늘날의 지리, 동물 분포도와 연관시켜볼 여지도 있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저자의 주관대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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