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 우리 아이 평생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박소연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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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치아를 볼 때마다 신기하다. 잇몸만 있던 입 안에 작은 치아가 하나둘 생기더니, 어느새 유치가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까지 하다. 지금처럼 예쁘게 잘 유지되어야 할 텐데, 하는 책임감도 함께 솟아난다. 앞으로 영구치가 날 때까지 어떻게 관리해주면 좋을지, 그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말, 내가 치과 치료로 물질적 비용, 시간, 에너지를 소모하고 기분마저 축 처지는 일을 겪은 이후, 이런저런 치과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그런데 아이를 위한 정보 면에서는 아쉬움을 느꼈다. 거의 1년 만에 그 아쉬움을 달래줄 책을 만난 셈이다.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의 저자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전문의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질문과 답변 방식의 구성이다. 신생아 때부터 만 10세 아이 치아의 궁금증이 수록되어 있다. 신생아를 둔 부모는 필독서로 준비해두면 좋겠다. 유치가 나는 순서, 영구치가 나는 순서도 그림으로 자세히 나와 있고, 귀여운 치아 캐릭터 및 그림이 곳곳에 나와 있어서 아이와 함께 봐도 좋겠구나 싶다.


치과 검진은 언제부터 받는 게 좋은지부터, 충치 예방에 불소가 효과가 있는지, 어차피 빠질 유치를 치료해야 하는지, 유치가 약하면 영구치가 약한 것인지, 양치질과 관련해 치약과 칫솔, 치실에 대한 궁금증까지 여러 질문을 담은 책이다. 이런 일반적인 사항부터 특별한 치과 치료, 구강 악습관, 치아 손상, 치아 수술 및 교정 등 개별적인 사항도 나와 있다. 현재 3개월마다 한 번씩 점검차 소아치과를 방문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치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미리 살펴본다면 여러모로 유익하리라고 본다.


저자는 1차 영유아 구강 검진 시기인 18개월쯤 유치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기에, 늦어도 그때는 반드시 치과 검진을 받으라고 권한다. "이가 흔들리는데 언제 뺄까요"라는 질문을 보고서, '바로 빼주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하며 답변을 읽어 나갔는데, 이가 흔들린다고 무조건 빼지는 않는다는 내용을 보게 됐다. 엑스레이를 찍은 뒤에 영구치가 충분히 올라왔는지 확인한 다음 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으면서 유치가 쓰러질 정도로 많이 흔들릴 때. 그래야 아이가 가장 안 아프게 이를 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밥 먹다가 빠지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저자의 답변을 보니 흔들려도 좀 기다렸다가 빼게 되니 그렇겠구나 싶다.


이 책에서는 각 장마다 '진료실 스케치'라는 글이 실려 있는데, 에세이 느낌의 글이다. 특히 '유치의 생'을 풀어낸 글에서는, 유치의 역할을 서술한 후 유치의 생을 보며 부모의 생을 떠올렸다는 대목이 와닿았다.


"간혹 너무 오래 유치가 막고 서 있는 경우 영구치는 방황을 하다가 나갈 힘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뽑히는 쪽은 영구치가 됩니다. (중략)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잘 자라서 자신의 역할을 할 때까지 품 안에서 잘 보호하고 있다가 아이가 세상을 향해 나가고 싶을 때는 묵묵히 뒤로 물러나주는 것이 아닐까요."(42쪽)


부모가 고집스럽게 버티면 자식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잃고 그때 부모가 뽑히든 자식이 뽑히든 모두 비극이 된다는 말이다. 유치가 부모, 영구치는 자식에 비유된 셈인데, 자연만물도 그렇고 우리 신체 구조도 그렇고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것 같아서, 이 대목을 공감하며 읽었다. '소아치과의 주체'에 대한 글에서는 한 아이의 교정 치료에 대해 의사 본인과 보호자끼리 이야기가 오갔던 예화를 담고 있다. 아이가 성인보다 작다고 생각까지 작은 것이 아님을 상기시키는 내용이다.


저자는 충치 예방에 불소가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데, 불소치약은 만 2세부터 사용을 권장한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불소 도포는 치아가 약하거나 충치가 있을 때 치과에 내원하면 된다.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는 40-60퍼센트 정도로, 소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충치의 진행 속도를 억제하거나 치아를 단단하게 만드는 치아 보호의 보조제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영구치 관리 항목에 관심이 간다. 영구치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치과 치료의 여러 사례 가운데는 만 5세인데 신경치료 소견을 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그에 따른 답변은 신경치료를 꼭 해야 하는 경우를 제시한 것이다. 웃음가스 치료도 소개되어 있다. 아산화질소와 산소의 혼합물로 이것을 들이마시면 아이들이 잘 웃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웃음가스는 안전하되 약한 진정 방법이라서, 코에 덮는 흡입 마스크를 잘 쓰고 있어야 하는 등 아이의 협조가 필요하다. 치과 치료의 공포와 스트레스가 심한 아이들에게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구강 관리의 기본 사항도 알려준다. 360도 회전 칫솔이나 전동칫솔에 대한 질문, 양치질 방법과 횟수에 대한 궁금증에 답변하고 있다. 저자는 항암치료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360도 회전 칫솔은 아주 부드러운 칫솔모로 되어 있어 일반 아이들의 칫솔질로는 약하다고 말한다. 또한 전동칫솔의 경우 일반 칫솔과 효과 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손재주가 발달하지 않은"(이 표현이 모호하기는 하다. 연령대 명시는 없다.) 아이가 전동칫솔을 쓰면 치태가 더 잘 제거되고 특히 어금니 안쪽 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로 답변을 대신한다.


이 책을 통해 유치가 나는 과정부터 충치 예방, 영구치 관리, 다양한 치과 치료, 기본적인 구강 관리, 손가락 빨기를 비롯한 구강에 좋지 않은 습관 교정, 치아를 다친 경우, 치아 수술 및 교정, 특별한 질환과 관련한 치과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차례에 나온 질문 내용을 보고, 아이의 치아에 해당하는 사례 및 답변을 찾아 읽는 방법도 있겠다.


일찌감치 아이에게 치아 모형을 사준 적이 있다. 그것을 보여주며 칫솔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었다. 아이는 그 치아 장난감을 가지고 직접 칫솔질을 해보더니, 자기 치아를 스스로 닦으려고 하고, 엄마 치아를 닦아주겠다며 나서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앞으로 아이의 칫솔질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식사 후 "치카하기 싫어." 하고 말할 때도 있다. 지루한 반복이니 그럴 수밖에.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책에 나온 구강 관리의 기초 상식을 상기해본다. 간식이나 식사 후에 곧장 양치질하기. 그나저나 흥미 유발용 전동칫솔을 하나 구매해볼까 싶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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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쌩쌩 기차 탈것박물관 23
안명철 지음, 탈것발전소 기획 / 주니어골든벨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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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골든벨의 탈것박물관 시리즈, 최신간이 나왔습니다. 앞서 교통수단에 대한 정보 그림책 <여행, 뭘 타고 갈래?>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증기기관차를 비롯한 기차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생겼는데요, 이번에 <세상 모든 쌩쌩 기차>가 나와주어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이번 책은 정보 사진책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관련 사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그림보다 사진이 많다 보니, 아이가 처음에는 좀 어렵게 느껴졌던 듯해요. 지금까지 봐온 그림 위주의 책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 아이의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페이지는 장거리 기차 여행 먹거리였어요.

중국의 컵라면, 잠비아의 열대과일과 빵, 이탈리아의 샌드위치 파니니, 일본의 도시락 에키벤, 미국의 과일, 육포, 빵,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삶은 계란과 사이다가 소개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정말 설명 문구처럼 이 조합을 고집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나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저는 에키벤이 제일 든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이 책에서는 이처럼 '보너스 궁금증' 코너를 만들어 기차 여행 먹거리뿐 아니라 기차역 안의 시설, 분단으로 끊어진 남북 철도 현황을 보여줍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요, 이 책은 먼저 도시 사이를 이어주는 일반(고속) 철도와 단거리 교통수단인 도시 철도를 구별해서 설명하고, 여러 나라의 철도 사진을 보여줍니다. 다음으로, 기차가 움직이는 에너지에 따라, 물과 석탄으로 운행하는 증기기관, 석유의 일종인 경유로 가는 디젤엔진, 안정적인 전기 공급인 전기구동 방식, 이렇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 이 대목에서는 각각 QR 코드가 첨부되어 직접 관련 영상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번갈아 보았는데요, 증기가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는 첫 기차인 증기기관차, 소리가 꽤 요란하게 들리는 디젤엔진 방식의 화물 열차(뒤이어 다른 페이지에서 여러 대의 탱크를 수송하는 화물 열차의 영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철로 위를 빠르게 오가는 고속열차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볼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사진도 나와 있습니다.

기차의 원동력에 따른 열차 종류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차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내용도 유익했어요. 이 책은 무궁화호, itx-새마을호, 고속철도 KTX의 정보를 간략하고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 대목에 첨부된 QR 코드는 앞선 경우와 달리 내레이션도 동반된 영상이라 각 열차가 가진 장점과 의미를 강조해서 알려줍니다. KTX의 장점은 시간 절약일 텐데요, 이 책에서는 세 열차의 시간대를 비교하기도 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할 때, 무궁화호는 5시간 30분, itx-새마을호는 4시간 30분, KTX는 2시간 50분으로 나와 있네요. 영상 설명 가운데 itx-새마을호의 경우 유아를 배려한 칸이 있다는 설명이 있어서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지요. 2016년 등장한 SRT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수서역 출발의 고속열차인데요, 생각해보니 SRT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네요.

이 책은 기차 안의 모습을 나라별로 보여주고 조종석을 설명해줍니다. 무인 운전 전동차에 대한 내용 가운데, 종합 관제 센터에서 원격으로 자동 조정, 제어한다는 설명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계의 오류를 대비해 조종석에 누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우리나라는 인천2호선, 신분당선, 김해경전철, 대구3호선 등이 무인 운행되고 있다고 해요. 또한 이 책은 미래의 기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철로에 전기를 공급해서 전자석을 만들고 이런 성질을 이용해 열차를 살짝 띄워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하되 거대한 진공 튜브 안에 들어간 튜브 트레인이 있습니다. 구상 및 개발 중인 일본의 리니어 신칸센, 미국의 하이퍼루프는 겉모습부터 특이해 보여요. 우리나라에도 자기부상열차가 인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킬로미터의 짧은 노선이지만 시범 운행 중이라고 해요.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가로세로 낱말 퀴즈로 본문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해볼 수 있어요.

기차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기차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펼쳐봤어요. 얼핏 영유아가 보기에 딱딱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긴 설명보다 사진 자료가 많은 책이니, 여러 열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슷한 점, 다른 점을 찾아보며 읽어갈 수 있습니다. QR 코드의 영상을 적당하게 활용해봐도 좋겠고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내용을 가장 확실하게 이해시키는 방법은, 사실 지식 습득의 낱말 퀴즈보다는 직접 기차를 보여주는 것, 나아가 기차 여행을 떠나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은 충분히 그런 동기 부여가 될 만한 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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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뭘 타고 갈래? 탈것박물관 22
크리스 옥스레이드 지음, 존 하슬람 그림, 권여준 옮김 / 주니어골든벨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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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골든벨의 탈것박물관 시리즈는 정말 유익합니다. 탈것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어요. 제가 이 시리즈를 선택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그 정보의 분량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영유아 시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굳이 백과사전식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시기에는 개괄적인 흐름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면 좋지 않을까 싶었지요. 이번 책은 <여행, 뭘 타고 갈래?>인데요, 아이들이 교통수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제목부터 기분 좋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라는 단어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탓도 있겠고요. 아무튼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설렘을 가질 수 있겠어요. "우리 어디로 여행 갈까? 뭘 타고 갈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실제로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떠올려보고 탈것을 계획해보는 시간이면 더 좋겠고요.

그림책의 시작은 수천 년 전의 모습으로 거슬러갑니다. 사람들은 점차 야생동물을 짐꾼으로 삼게 되는데요, 처음부터 말, 노새, 낙타, 야크, 라마 등에 사람이 올라탄 게 아니었군요. 북미 원주민이 활용했던 '트러보이'라는 나무 틀도 생소했어요. 이 책을 통해 바퀴의 역사부터 전차, 역마차, 처음 나온 자동차의 유래도 확인해볼 수 있어요. 독일의 칼 벤츠는 최초의 자동차를 '벤츠 모터왜건'으로, 영국의 찰스 롤스와 헨리 로이스는 자신들이 만든 차를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로 이름 붙였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얼마전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 중 '엔진'이라는 말이 나오자, "엔진이 뭐야?" 하고 물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앞바퀴를 굴리는 것"으로 나와 있네요.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를 비교하면서요. 그 외에도 스포츠카, 사륜구동차, 화물차, 소방차, 버스와 고속버스 등을 그림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또한 이 책에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변천사, 증기 기관차의 원리와 '빅보이', '오리엔트 특급열차'라는 이름, 수천 년 전 처음 만든 뗏목부터 200년쯤 전에 만든 증기선, 오늘날의 크고 작은 유람선, 잠수함 등을 소개합니다.

최초의 열기구는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이채로운 것은 열기구와 구별된 비행선을 따로 명시한 점인데요, '히든버그 비행선' 안에는 객실, 식당, 호화로운 휴게실도 있었답니다. 비행기의 발달사는, 글라이더, 플라이어, 여객기, 제트기 등으로 나와 있고요, 헬리콥터 내용 가운데 구조용 헬리콥터와 응급 의료 헬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들에게 줄을 내려서 올려주는 그림 때문에, 잠깐 생각이 책 밖으로 나가게 되네요. '그때 4월'에도 헬리콥터가 빨리 총동원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인명이 구조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스치고요, 응급실 의사가 쓴 책에서 응급 의료 헬기의 크고 요란한 소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는 씁쓸한 내용도 떠오릅니다. 군용 헬기를 '치누크'라고 부른다는 정보도 나와 있는데요, "진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고 해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용 탈것은 땅, 바다, 하늘에 그치지 않고요, 하늘 끝 우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탈것도 들여다볼 수 있어요. 어떤 미래가 그려져 있을까요. 하늘에는 로봇 비행기나 헬리콥터인 드론이 떠 있어요. 드론은 집이나 사무실에 소포를 배달합니다. 그럼 현재의 배송 관련 직업군이 많은 변화를 겪겠군요. 아무도 운전하지 않는데도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를 볼 수 있어요. 사람 대신 운전하는 컴퓨터가 있을 테고요. 우주, 특히 화성 여행은 왕복 1년만 시간을 내면 멋지게 즐길 수 있어요. 본문이 끝나면, 그림 보고 탈것들의 이름 맞추기, 앞서 나온 내용들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퀴즈 풀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낸 정보 그림책입니다. 교통수단의 역사와 종류에 대한 이 그림책을 본 후에, 아이들은 각자 더 찾아보고 싶은 관심 분야가 생겨날 듯해요. 이 책을 계기로, 해당 교통수단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된다면, 저는 가장 먼저 기차를 택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여행, 뭘 타고 갈래?>라는 물음에, "기차"라고 답하겠어요. 그리고 다음 탈것박물관 시리즈 <세상 모든 쌩생 기차>를 미리 기대해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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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제일 좋아
박형철 지음, 지병욱 그림 / 학교앞거북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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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앞거북이 출판사의 그림책 <마법의 숲>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인지, 이번 그림책에서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요. 물고기 얼굴이 부각된 표지 그림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요. 아이와 함께 대형마트를 갈 때, 그곳 2층의 수족관을 들여다보곤 해요. 다양한 종류와 색깔의 작은 열대어들이 동일한 이름대로 수족관에 모여 있어요. 거북이도 보이고요, 지금 소개할 그림책 <우리 집이 제일 좋아>의 주인공인 꼬마 새우도 보였지요. 이 그림책은 꼬마 새우가 직접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 새우가 사는 곳은 포항의 어느 수족관이래요. 실화라고 하니, 더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봐야겠군요.


누군가 자신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새우가 있어요. 수족관 가까이 모여드는 사람들은 새우들이 있는 곳에는 관심이 없고 모두 금붕어들만 쳐다봅니다. 새우는 금붕어들이 예쁘고 멋있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해요. 무관심을 견디지 못한 새우는, 금붕어들이 있는 수족관으로 건너가 보기로 결심하지요. 풍덩, 아니 퐁당, 아니 퐁. 어쨌든 건너는 데 성공했고요, 원했던 대로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물속 상황이 자신이 지내던 곳과 너무 달라서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가 없었어요. 어떤 상황인지, 직접 글과 그림으로 실감 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새우는, 위태로운 수족관을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무도 안 보면 어때?


관심 받고 싶어했던 새우의 심경 변화를 나타내는 말이에요. 이 그림책의 제목과 연관 지어봐도 좋겠지요. 모두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항상 불안하거나 불쾌한 곳에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새우는 자유롭고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불안감과 불쾌감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동시에 더 이상 누군가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우리 집' 대신 여러 대체어로 확장해봐도 의미 있을 듯해요. 내 얼굴이 제일 좋아, 내 성격이 제일 좋아,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꼬마 새우가 너무 작은 게 신기해서 잠시 시선이 머물기는 하지만, 곧장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에 눈길을 돌리게 되기는 해요.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서운해 했다가 결국 자기 행복을 찾은 새우의 심정을, 작가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형상화했군요. 대형마트 수족관을 시작으로, 동네 횟집 밖에 나와 있는 수족관, 그리고 경기도의 한 아쿠아리움까지, 아이의 물고기 관심은 커져만 가고, 저 또한 물고기에 특별한 관심이 생겼어요. 저렇게 한정된 공간 안에서 헤엄치면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집이 제일 좋아>를 통해, 꼬마 새우의 심정도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새우의 내면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어릴 때 평수 넓고 자기 방이 있는 친구 집에 갔다가 부러워했던 모습, 인정 중독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모습,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나로 살고 싶어했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시행착오와 실패도 궁극적으로 인생의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저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아이가 꽃길만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스스로 자초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해요. 꼬마 새우의 도전과 모험 정신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배경에는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허상과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마음이 있었잖아요. 그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놓였고요. 아무쪼록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 모두, 언제나 자신을 아끼고 자기 모습에 당당한 사람으로서 도전하고 모험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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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우동이즘의 잘 팔리는 웹툰, 웹소설 이야기 만들기 - 아마추어 작가와 지망생을 위한 프로 데뷔 노하우!
우동이즘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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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잘 팔리는'이 붙어 있는 책 제목이 자주 보인다. 다른 말로 하면 '돈이 되는', '상품성 있는'이 될 터인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식의 제목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된 듯하다. 어떤 면에서는 확실하고 명쾌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몇 년간 꾸준히 웹소설을 쓰고 있는 지인이 있어서다. 인터넷에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기도 하고 공모전에 내보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꽤 방대한 분량을 써온 것 같은데, 지인은 "아직 실력이 부족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거냐는 나의 질문에, "나중에 그렇게 되면 좋겠지." 하고 말할 뿐이다. 장르 불문하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실력이 부족하니 계속 그 실력을 쌓아야 하고 언젠가 잘 쓰게 되면 인정받겠지. 그런데 정말 그럴까. 무한반복 같은 노력이 분명 빛을 발할 때가 오겠지만, 때로는 그 노력의 테두리에서 저만치 떨어져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예전, 아니 지금의 나처럼. 웹소설 분야는 아니었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해왔고, 어느 순간 지속적인 글쓰기도, 공모전에 내보겠다는 열의도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에 몰두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보는 글 정도에 머무는 상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이야기 만들기'를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아주 사라진 게 아니었구나 싶다.


이 책을 쓴 우동이즘은 실제로 웹툰 두 편을 연재, 완결한 작가다. 머리말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미루라고 말한다. 다른 작법서에서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라."는 표현을 본 듯한데, 작가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일단 프로 작가로 데뷔부터 하라는 것이다. 현실적인 조언 아닌가. 목차를 보면 기획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2부의 제목만 봐도 그렇다. 1부는 "잘 팔리는 이야기는 탄탄한 기획서로부터 나온다", 2부는 "실전 기획서 만들기"다.


작가가 정의하는 좋은 기획서란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획서다. 이 책에 제시된 작품 기획서 형태는 비단 웹툰과 웹소설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문학 등 다른 이야기의 기획에도 적용될 수 있다. 책 속에는,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효율적인 단 한 줄의 문장인 로그라인의 예가 제시되어 있다.


한강 밤섬에서 벌어지는 캐스트 어웨이-영화 <김씨 표류기>


이런 식으로 다양한 작품을 분석해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습작 과정처럼 시도해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다. 기존 작품의 로그라인을 두고, 변형해보는 방식이 나와 있다. 위 영화의 키워드는 표류, 생존, 한강인데, 조난 장르를 만들기 위해 다른 키워드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장소를 바꾸어보는 것이다. 앞서 '한강' 대신 화성, 옥탑 등.


작가는 뻔한 내용의 로그라인과 키워드를 가지고, 장소, 인물, 상황, 직업, 시대, 장르 순서로 키워드 변형을 하는 연습을 보여준다. 어떤 이야기를 창작할지 막연하다면, 그런 방식으로 점차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가자는 것이다. 키워드 조합과 변형이 다양한 이야기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데뷔작을 내기 위해서 처음 낸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만족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를 만족시킬 이야기를 만들자는 말이다. 지루하거나 뻔한 클리셰에 해당하는 이야기도, 이질적인 키워드를 끼워넣거나 인물에 초점을 두고 키워드를 만들거나 키워드의 스케일 혹은 세부사항을 변형할 수 있다. 책에서는 여덟 가지의 키워드 발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 소재를 활용할 때의 주의점도 제시하고 있다. 이야기의 타깃층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이채로운 부분은 웹소설 분야다. 웹소설은 주류 장르가 편중되어 있는데, 남성향의 판타지와 액션, 여성향의 로맨스 외에는 거의 모든 장르가 마이너에 속한다. 따라서 블루 오션을 피해야 할 분야다.


"돈이 되는 이야기는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고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는 주제와 상관없이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103쪽)


작가는 주제에 집착하지 말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말한다. 주제와 재미를 모두 잡는 베테랑 작가가 아니라면, 주제보다는 재미 쪽에 방점을 두자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면 주제가 자연스럽게 표현되기 마련이라고. 로그라인, 기획 의도, 주제 등의 요소가 잡혔다면 기획서의 시놉시스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 세계관보다 주인공의 목표, 그것을 방해하는 약점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 구조를 12단계로 나누는데, 크리스토퍼 보글러가 제안한 '영웅의 여정' 구조화 방식을 끌어온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들어 2단계, 3단계, 기승전결 단계, 5막 구조, 영웅의 여정 12단계까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 좋은 영화를 이야기 구조화하는 연습을 시도하라고 제안한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단계별 이야기를 기획서 형태로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로그라인, 시놉시스, 캐릭터 소개가 재미를 보여주기 위한 요소라면, 주제, 기획 의도, 타깃은 전문성을 보여주는 요소다. 따라서 심사위원에게 최대한 전문적으로 보이도록 정량적 혹은 정성적 기대 효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통계 수치나 그래프, 도표, 최신 기사, 외부 자료 등이 활용될 수 있다. 기획서와 함께 제출하는 원고는 3화까지 만들어두면 좋고, 이를 위해 작가는 초반부 서사를 어떻게 풀어갈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여준다.


웹툰과 웹소설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명쾌하고 깔끔한 안내서다. 문서 템플릿을 다운로드해서 활용할 수 있고 우동이즘의 유튜브나 카페 등을 방문해볼 수 있다. 새내기 작가에게 전하는 조언은,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사람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라 공감이 많이 된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실패하는 일이 두려워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 일단 시작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 목표를 낮추고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당장 적용해보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웹소설도 많이 읽고 자신의 웹소설을 줄기차게 쓰고 있는 지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얼른 데뷔부터 하라고 권유하면서. 그리고 나의 경우 특정 이야기 장르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만들 때 이 책에 제시된 탄탄한 기획서를 참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소장용으로 가지고 싶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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