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제일 좋아
박형철 지음, 지병욱 그림 / 학교앞거북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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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앞거북이 출판사의 그림책 <마법의 숲>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인지, 이번 그림책에서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요. 물고기 얼굴이 부각된 표지 그림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요. 아이와 함께 대형마트를 갈 때, 그곳 2층의 수족관을 들여다보곤 해요. 다양한 종류와 색깔의 작은 열대어들이 동일한 이름대로 수족관에 모여 있어요. 거북이도 보이고요, 지금 소개할 그림책 <우리 집이 제일 좋아>의 주인공인 꼬마 새우도 보였지요. 이 그림책은 꼬마 새우가 직접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 새우가 사는 곳은 포항의 어느 수족관이래요. 실화라고 하니, 더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봐야겠군요.


누군가 자신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새우가 있어요. 수족관 가까이 모여드는 사람들은 새우들이 있는 곳에는 관심이 없고 모두 금붕어들만 쳐다봅니다. 새우는 금붕어들이 예쁘고 멋있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해요. 무관심을 견디지 못한 새우는, 금붕어들이 있는 수족관으로 건너가 보기로 결심하지요. 풍덩, 아니 퐁당, 아니 퐁. 어쨌든 건너는 데 성공했고요, 원했던 대로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물속 상황이 자신이 지내던 곳과 너무 달라서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가 없었어요. 어떤 상황인지, 직접 글과 그림으로 실감 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새우는, 위태로운 수족관을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무도 안 보면 어때?


관심 받고 싶어했던 새우의 심경 변화를 나타내는 말이에요. 이 그림책의 제목과 연관 지어봐도 좋겠지요. 모두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항상 불안하거나 불쾌한 곳에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새우는 자유롭고 안전하게,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불안감과 불쾌감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동시에 더 이상 누군가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우리 집' 대신 여러 대체어로 확장해봐도 의미 있을 듯해요. 내 얼굴이 제일 좋아, 내 성격이 제일 좋아,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꼬마 새우가 너무 작은 게 신기해서 잠시 시선이 머물기는 하지만, 곧장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에 눈길을 돌리게 되기는 해요.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서운해 했다가 결국 자기 행복을 찾은 새우의 심정을, 작가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형상화했군요. 대형마트 수족관을 시작으로, 동네 횟집 밖에 나와 있는 수족관, 그리고 경기도의 한 아쿠아리움까지, 아이의 물고기 관심은 커져만 가고, 저 또한 물고기에 특별한 관심이 생겼어요. 저렇게 한정된 공간 안에서 헤엄치면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집이 제일 좋아>를 통해, 꼬마 새우의 심정도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새우의 내면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어릴 때 평수 넓고 자기 방이 있는 친구 집에 갔다가 부러워했던 모습, 인정 중독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모습,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나로 살고 싶어했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시행착오와 실패도 궁극적으로 인생의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저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아이가 꽃길만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스스로 자초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해요. 꼬마 새우의 도전과 모험 정신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배경에는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허상과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마음이 있었잖아요. 그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놓였고요. 아무쪼록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 모두, 언제나 자신을 아끼고 자기 모습에 당당한 사람으로서 도전하고 모험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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