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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뭘 타고 갈래? ㅣ 탈것박물관 22
크리스 옥스레이드 지음, 존 하슬람 그림, 권여준 옮김 / 주니어골든벨 / 2021년 10월
평점 :
주니어골든벨의 탈것박물관 시리즈는 정말 유익합니다. 탈것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어요. 제가 이 시리즈를 선택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그 정보의 분량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영유아 시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굳이 백과사전식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시기에는 개괄적인 흐름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면 좋지 않을까 싶었지요. 이번 책은 <여행, 뭘 타고 갈래?>인데요, 아이들이 교통수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제목부터 기분 좋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라는 단어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탓도 있겠고요. 아무튼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설렘을 가질 수 있겠어요. "우리 어디로 여행 갈까? 뭘 타고 갈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실제로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떠올려보고 탈것을 계획해보는 시간이면 더 좋겠고요.
그림책의 시작은 수천 년 전의 모습으로 거슬러갑니다. 사람들은 점차 야생동물을 짐꾼으로 삼게 되는데요, 처음부터 말, 노새, 낙타, 야크, 라마 등에 사람이 올라탄 게 아니었군요. 북미 원주민이 활용했던 '트러보이'라는 나무 틀도 생소했어요. 이 책을 통해 바퀴의 역사부터 전차, 역마차, 처음 나온 자동차의 유래도 확인해볼 수 있어요. 독일의 칼 벤츠는 최초의 자동차를 '벤츠 모터왜건'으로, 영국의 찰스 롤스와 헨리 로이스는 자신들이 만든 차를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로 이름 붙였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얼마전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 중 '엔진'이라는 말이 나오자, "엔진이 뭐야?" 하고 물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앞바퀴를 굴리는 것"으로 나와 있네요.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를 비교하면서요. 그 외에도 스포츠카, 사륜구동차, 화물차, 소방차, 버스와 고속버스 등을 그림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또한 이 책에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변천사, 증기 기관차의 원리와 '빅보이', '오리엔트 특급열차'라는 이름, 수천 년 전 처음 만든 뗏목부터 200년쯤 전에 만든 증기선, 오늘날의 크고 작은 유람선, 잠수함 등을 소개합니다.
최초의 열기구는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이채로운 것은 열기구와 구별된 비행선을 따로 명시한 점인데요, '히든버그 비행선' 안에는 객실, 식당, 호화로운 휴게실도 있었답니다. 비행기의 발달사는, 글라이더, 플라이어, 여객기, 제트기 등으로 나와 있고요, 헬리콥터 내용 가운데 구조용 헬리콥터와 응급 의료 헬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들에게 줄을 내려서 올려주는 그림 때문에, 잠깐 생각이 책 밖으로 나가게 되네요. '그때 4월'에도 헬리콥터가 빨리 총동원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인명이 구조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스치고요, 응급실 의사가 쓴 책에서 응급 의료 헬기의 크고 요란한 소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는 씁쓸한 내용도 떠오릅니다. 군용 헬기를 '치누크'라고 부른다는 정보도 나와 있는데요, "진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고 해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용 탈것은 땅, 바다, 하늘에 그치지 않고요, 하늘 끝 우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탈것도 들여다볼 수 있어요. 어떤 미래가 그려져 있을까요. 하늘에는 로봇 비행기나 헬리콥터인 드론이 떠 있어요. 드론은 집이나 사무실에 소포를 배달합니다. 그럼 현재의 배송 관련 직업군이 많은 변화를 겪겠군요. 아무도 운전하지 않는데도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를 볼 수 있어요. 사람 대신 운전하는 컴퓨터가 있을 테고요. 우주, 특히 화성 여행은 왕복 1년만 시간을 내면 멋지게 즐길 수 있어요. 본문이 끝나면, 그림 보고 탈것들의 이름 맞추기, 앞서 나온 내용들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퀴즈 풀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낸 정보 그림책입니다. 교통수단의 역사와 종류에 대한 이 그림책을 본 후에, 아이들은 각자 더 찾아보고 싶은 관심 분야가 생겨날 듯해요. 이 책을 계기로, 해당 교통수단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겠지요.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된다면, 저는 가장 먼저 기차를 택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여행, 뭘 타고 갈래?>라는 물음에, "기차"라고 답하겠어요. 그리고 다음 탈것박물관 시리즈 <세상 모든 쌩생 기차>를 미리 기대해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