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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쌩쌩 기차 ㅣ 탈것박물관 23
안명철 지음, 탈것발전소 기획 / 주니어골든벨 / 2022년 1월
평점 :
주니어골든벨의 탈것박물관 시리즈, 최신간이 나왔습니다. 앞서 교통수단에 대한 정보 그림책 <여행, 뭘 타고 갈래?>를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증기기관차를 비롯한 기차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생겼는데요, 이번에 <세상 모든 쌩쌩 기차>가 나와주어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이번 책은 정보 사진책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관련 사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그림보다 사진이 많다 보니, 아이가 처음에는 좀 어렵게 느껴졌던 듯해요. 지금까지 봐온 그림 위주의 책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 아이의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페이지는 장거리 기차 여행 먹거리였어요.
중국의 컵라면, 잠비아의 열대과일과 빵, 이탈리아의 샌드위치 파니니, 일본의 도시락 에키벤, 미국의 과일, 육포, 빵,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삶은 계란과 사이다가 소개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정말 설명 문구처럼 이 조합을 고집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나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저는 에키벤이 제일 든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이 책에서는 이처럼 '보너스 궁금증' 코너를 만들어 기차 여행 먹거리뿐 아니라 기차역 안의 시설, 분단으로 끊어진 남북 철도 현황을 보여줍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요, 이 책은 먼저 도시 사이를 이어주는 일반(고속) 철도와 단거리 교통수단인 도시 철도를 구별해서 설명하고, 여러 나라의 철도 사진을 보여줍니다. 다음으로, 기차가 움직이는 에너지에 따라, 물과 석탄으로 운행하는 증기기관, 석유의 일종인 경유로 가는 디젤엔진, 안정적인 전기 공급인 전기구동 방식, 이렇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 이 대목에서는 각각 QR 코드가 첨부되어 직접 관련 영상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번갈아 보았는데요, 증기가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는 첫 기차인 증기기관차, 소리가 꽤 요란하게 들리는 디젤엔진 방식의 화물 열차(뒤이어 다른 페이지에서 여러 대의 탱크를 수송하는 화물 열차의 영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철로 위를 빠르게 오가는 고속열차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볼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사진도 나와 있습니다.
기차의 원동력에 따른 열차 종류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차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내용도 유익했어요. 이 책은 무궁화호, itx-새마을호, 고속철도 KTX의 정보를 간략하고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이 대목에 첨부된 QR 코드는 앞선 경우와 달리 내레이션도 동반된 영상이라 각 열차가 가진 장점과 의미를 강조해서 알려줍니다. KTX의 장점은 시간 절약일 텐데요, 이 책에서는 세 열차의 시간대를 비교하기도 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할 때, 무궁화호는 5시간 30분, itx-새마을호는 4시간 30분, KTX는 2시간 50분으로 나와 있네요. 영상 설명 가운데 itx-새마을호의 경우 유아를 배려한 칸이 있다는 설명이 있어서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지요. 2016년 등장한 SRT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수서역 출발의 고속열차인데요, 생각해보니 SRT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네요.
이 책은 기차 안의 모습을 나라별로 보여주고 조종석을 설명해줍니다. 무인 운전 전동차에 대한 내용 가운데, 종합 관제 센터에서 원격으로 자동 조정, 제어한다는 설명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계의 오류를 대비해 조종석에 누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우리나라는 인천2호선, 신분당선, 김해경전철, 대구3호선 등이 무인 운행되고 있다고 해요. 또한 이 책은 미래의 기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철로에 전기를 공급해서 전자석을 만들고 이런 성질을 이용해 열차를 살짝 띄워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 이 원리를 기반으로 하되 거대한 진공 튜브 안에 들어간 튜브 트레인이 있습니다. 구상 및 개발 중인 일본의 리니어 신칸센, 미국의 하이퍼루프는 겉모습부터 특이해 보여요. 우리나라에도 자기부상열차가 인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킬로미터의 짧은 노선이지만 시범 운행 중이라고 해요.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가로세로 낱말 퀴즈로 본문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해볼 수 있어요.
기차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기차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펼쳐봤어요. 얼핏 영유아가 보기에 딱딱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긴 설명보다 사진 자료가 많은 책이니, 여러 열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슷한 점, 다른 점을 찾아보며 읽어갈 수 있습니다. QR 코드의 영상을 적당하게 활용해봐도 좋겠고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내용을 가장 확실하게 이해시키는 방법은, 사실 지식 습득의 낱말 퀴즈보다는 직접 기차를 보여주는 것, 나아가 기차 여행을 떠나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은 충분히 그런 동기 부여가 될 만한 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