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Talk 1 - 3rd Edition Talk Talk Talk 1
리스코리아 편집부.Neal D. Williams 지음 / 리스코리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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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와 꾸준히 영어 그림책을 읽고 있는 요즘, 어느 순간 외면했던 영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다시 생겨가고 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온통 영어뿐인 이 교재를 슬쩍 들여다볼 마음도 없었을 거예요. 어떤 책인지 살펴볼게요.


If you complete these lessons one by one, you are guaranteed to improve your English-speaking ability.


스피킹 실력을 향상시키는 교재고요, 전체 23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What으로 시작하는 질문에 답해보기, 그 외에 다양한 의문형으로 시작되는 말들, What, When, How, Where, Why 등으로 시작하는 질문 만들어보기 등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요. 일상적 질문 패턴을 묻고 답하는 연습을 해보는 교재이지요. 몇 가지를 소개해봅니다.


Lesson2 What Are They For?


그림과 함께 예시문(스마트폰에 대한 것)을 보여준 후, 어떤 그림인지 설명하고 있어요. 뒤이어 열 가지 사물에 대해 의인화해서 풀어주고 있지요. 가령 청진기 설명은 다음과 같아요.


I'm a simple device but a major breakthrough* product in medical history. Doctors can diagnose* patients with me. I'm still useful even in the era of high-tech medical technologies.


모르는 단어(위 문장들 중 *표시)가 있다면 교재 하단에서 영영사전을 확인해볼 수 있어요. 각 과의 질문들이 단순한 반복을 유도하지 않고 확장되고 있어요. What Do You Say?라는 단원의 경우, 질문 자체가 다양하게 확장됩니다. 누군가와 처음 만날 때, 의견일치 혹은 불일치될 때, 어떤 사람이 새로운 음식을 권할 때, 누군가로부터 기쁜 소식 혹은 슬픈 소식을 들었을 때 등. 그림과 함께 제시된 글을 보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종종 웃긴(혹은 과장된) 그림도 나오고, 재미있는 대사도 나와서 즐겁게 보게 됩니다.


Lesson6 "Do you think you are" Questions


이 단원에서는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스물여섯 가지가 나와 있어요. 당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가? 친절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식인데요, 각 질문에 대해 '나는 어떠하지?'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읽게 됩니다.


Do you think you are shy?에 대한 그림과 글을 잠깐 소개해볼게요. 여자들 셋이 강아지와 함께 있는 여자와 대화를 나눕니다. 여자는 무리에게 한 친구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그 친구는 바로 강아지였지요. 그런데 강아지의 속내는 달랐어요. (이 교재에는 강아지의 말이 자주 등장한답니다.)


Dog : I admit she's a good friend, but I want to have a boyfriend. She doesn't seem to know anything about that. I want to have a many friends as possible, unlike her.


이 외에도 일상 속 질문 형태인 Do you like, What, Who, Where, Why, When, How, How often, How to, Have you ever, I wonder if를 기본으로 확장되는 문장들, 예시문과 여러 적용 사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교재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원명이 있어요.


Make a Question Starting with "What"/"When"/"How"/"Where"/"Why"

Ask Him/Her

Making Question on various Topics


주어진 대답 제시문을 보면서, 적어도 Why로 시작하는 질문을 만들어보는 내용이 있는데요, 다음 대답 제시문에 해당하는 질문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직접, 교재 199쪽을 찾아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I love the beatiful scenery in the country. Clean air makes me feel refreshed. That's why I live here.


다양한 주제에 따른 질문을 만들어볼 때, 각 주제들은 다음과 같아요.


friends / family / money / english / job / smartphone / vacation / smoking and drinking / YouTube / shopping / hobbies / education / cars / future plans / marriage / exercise / retirement / environment


"What's your hobby?" 오래전 아버지 회사 관련된 외국인을 가족 모두 만났을 때, 그 미국인 아저씨가 건넸던 많은 말들 중 제가 알아들었던 유일한 질문이었지요. 그리고 한마디 "piano"라고 대답하자마자 또 못 알아듣는 말들이 들려왔어요. 이 교재를 보면서, 문득 그때 일도 떠오르고 영어학원 스피킹 수업 시간도 생각났어요.


말하기든 작문이든 많이 말해보고 써봐야 하는 것이겠지요. 이 교재는 일상적인 질문 패턴을 중심으로 풀어가고 그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매일 한 단원씩 꾸준히 읽어보고 뽀야와도 생활영어로 함께 나누어보면 좋겠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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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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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만큼 종교와 무관하게 많은 이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시인이 또 있을까 싶어요. 이번 신간 시집은 새로운 시들과 기존의 것들에서 가려 뽑은 시들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햇빛 일기라는 말이 정말 좋아요. 일단 날씨가 추워지는 요즘, 따뜻한 기분이 들어서 좋고요. 수녀님의 시를 한 편씩 읽으면서 몸도 마음도 포근해지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수녀님 시의 매력은 무엇보다 솔직하고 친근한 일상과 어휘가 아닐까 싶어요. 2008년 암 환자가 되신 이후로는 아픔, 고통, 이별 등을 글에 자주 담게 되셨다고 하는데요, "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에게"라는 이 책의 부제도 그 연장선이겠지요.


먼저 햇빛과 관련한 시들을 살펴봤어요. 수녀님은 빨래를 널다 만난 햇빛의 고요, 눈부심에 "황홀하여 눈이 멀 뻔했네"('햇빛 향기' 중)라고 말하고, 병원의 링거 주사에 비유해 '햇빛 주사'를 말하기도 합니다.


차가운 몸이 이내 따뜻해지고

우울한 맘이 이내 밝아지는

햇빛 한줄기의 주사

('햇빛 주사' 중)


"천상의 밝고 맑은 말을 안고" 오는 햇빛으로 위로받는 글('햇빛 일기1' 중), 햇빛으로 얼굴, 손, 마음을 씻고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도 햇빛으로 웃어주리라 기대하는 글('햇빛 일기2' 중)도 만날 수 있어요. 수녀님 시가 주는 힘은, 아픈 날의 일기, 병상 일기, 노년 일기 등에서 표현된 고통, 그리움, 기도의 심정이 깊이 내재된 까닭이겠지요.


수녀님의 시들을 천천히 읽어가다가, 자주 나오는 단어 '위로'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때 제가 정말 좋아했고 갈망했던 단어(지금도 좋아하지만 예전만큼 기대를 많이 품지는 않아요.)이기도 한데요, 수녀님의 글을 통해 진정한 위로의 지혜를 배워봅니다.


이별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마음껏 그리워하라고 말하는 게 더 아름다운 위로라는 표현('이별의 아픔' 중)도 공감했고요, 아픈 사람에게 아픈 얘기, 좋은 약이나 음식, 죽음 준비 얘기는 "그냥 정도껏만" 하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것"도 위로의 좋은 방법이라는 말('위로의 방법' 중)에도 수긍했어요.


그가 잠시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대책 없이 울면 같이 울어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위로에도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 함께 배워가기로 해요

('슬픈 사람들에겐' 중)


수녀님은 자신의 연륜과 인생 경험으로 무엇인가 가르치기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불어 배워가자고 말합니다. 또한 이 시집에서, 시인의 감성이 돋보이는 시들도 좋았어요. '어느 날 꽃과의 대화' 일부를 발췌해 소개해볼게요.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피어나느라고 수고했어요


오늘도 그 자리에서

힘든 순간을 잘 견디며

살아내느라고 수고했어요


수녀님에게 꽃은 자연 만물 중 하나이기도 하나, 만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송이 꽃이라고 생각하며 조심조심 예를 갖춰 정성껏" 대하는 모습('손님맞이' 중)을 보여주지요. 꽃, 나비, 나무, 함께 사는 이들에게 이름을 부르면서 행복한 이유도, 그로 인해 겸손해지고 하루가 거룩해지기 때문('이름 부르기' 중)입니다. 삶을 긍정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수녀님의 화살 기도 같은 말을 저도 되뇌어보게 됩니다.


좋다 좋다

그래 그래


이 뜻이 무엇일까, 어떤 상징성이 있을까 곱씹지 않아도, 쉬운 말로 풀어낸 수녀님의 시들이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시적 감성은 단순히 말랑말랑하거나 한껏 가볍지만은 않아요. 수녀님 자신이 고통과 슬픔과 죽음을 껴안는 일상을 담아냈기 때문이겠지요. 비 오는 날 이후 맞이한 햇빛처럼, 이 시집은 삶과 희망에 대한 새삼스러운 감격과 감사, 기쁨을 일깨워주는 듯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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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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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나의 구석>을 쓰고 그린 조오 작가의 신간이에요. 전작을 읽지 못한 채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는데요, 나중에 둘을 연결시켜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구나 싶었어요. 그럼 검정 새 이야기 속으로!

검정 새는 집안에 심어둔 나무를 밖에 심기로 하지요. 그러자 다른 새들이 찾아와 나무 아래서 쉬기도 해요. 저만치에서 나타난 고양이가 나뭇잎을 뜯어먹으려고 할 때, 이를 발견한 검정 새가 밖으로 나와 고양이를 내쫓아요.

폭풍우가 몰아친 날 이후, 검정 새가 아끼던 나무가 시들시들해지고 그에 따라 검정 새도 기운이 쭈욱 빠져버려요. 검정 새와 나무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은, 이웃 새 덕분이었어요. 다른 이웃 새들도 힘을 모으고 고양이까지 도움을 주어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져요. 아주 크게 자란 나무 아래 검정 새와 이웃 새들, 고양이까지 편안하게 누워 있는 장면이 나와요. 여기서 마무리될 법한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나무는 점점 커지고 급기야 검정 새의 집까지 무너뜨리게 되지요. 이후 대공사가 시작되고 새로운 보금자리가 만들어진답니다.

한 페이지씩 천천히 넘겨보면서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펼쳐갈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검정 새의 집 안과 나무가 있는 곳의 바깥 풍경이 대조가 되는데요, 처음에는 작가가 왜 검정 새의 집 안을 자주 보여줄까 의문이었어요. 그러다가 끝부분에 이르면 그 의문이 해결되었지요. 안팎의 경계가 무너지고 오히려 햇빛 찬란한 가운데 막힘 없는 나무 그늘이 만들어진 거예요.

검정 새가 머무는 내부는 굉장히 넓어 보였는데 어쩌면 공허함을 상징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그 닫힌 공간, 검정 새만의 세상이 깨진 후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게 된 것이지요. 그 풍경 속에는 검정 새뿐 아니라 친구들이 자유롭게 편안한 모습으로 함께하고 있었고요.

글 없는 그림책에 가깝고 검정 새의 감탄사나 혼잣말 몇 마디가 전부인 책이지만, 자세한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생각과 감정을 품게 됩니다. 저는 안팎의 경계가 무너진 후 만들어진 초록 세상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창문을 조금 여는 수준으로 소통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닫힌 공간 혹은 편견을 완전히 부순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면하려고 했던가 하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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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제주 여행지 1500여개를 담은 우리나라 제주 여행 바이블, 2024-2025 개정증보판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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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여행지도 및 가이드북 시리즈는 유명한데요, 이번에 제주여행 편이 개정증보판으로 나왔군요. 제주도는 지금까지 딱 세 번 다녀온 곳으로, 갈 때마다 비슷한 코스 위주로 돌아봤던 듯해요. 그래서 늘 아쉬움이 남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정해진 일정 안에서 여행 계획 없이 돌아다닌다면 놓치는 게 많을 테니, 네 번째로 가게 될 제주여행 혹은 제주관광에서는 제주가이드북을 반드시 구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인덱스까지 합하면 540쪽 분량이나 되는 두툼한 책입니다. 이 가이드북의 사용법은 크게 네 가지인데요, 테마별 고르기, 지도에서 고르기, 지역별 고르기, 액티비티 고르기! 이와 관련해 목차 구성을 잠깐 소개하면, 먼저 지도, 테마, 액티비티, 그리고 여러 지역이 세분화되어 있어요. 제주시,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대정읍, 안덕면, 서귀포시, 남원읍, 표선면, 성산읍, 우도면, 구좌읍, 조천읍 등. 제주 안에 이렇게 많은 지역이 있구나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지도에서 고르기 : 기본적인 행정구역 지도부터 시작해서 인스타 촬영지 지도, 제주 오름 지도, 주요 카페 지도, 액티비티 지도, 한라산 주변, 각 지역별 주요지역, 그리고 마라도까지 상세한 지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중 꽃계절 여행지 지도가 가장 눈길이 갔어요.

 

테마별 고르기 : 사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펼친 항목이 테마별로 엮인 부분이에요. 제주에서 꼭 해볼 만한 것들 열두 가지를 시작으로, 제주에서 꼭 봐야 할 꽃들(이 항목은 앞의 꽃계절 여행지 지도와 함께 보면 좋겠네요.), 제주에서 꼭 사와야 하는 것들, 제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제주에서 꼭 해봐야 할 액티비티, 제주에서 꼭 확인할 인스타 감성 플레이스, 제주에서 요즘 뜨는 감성숙소 열 군데, 제주 스냅사진 명소 베스트 열한 곳 등입니다. "제주에서 꼭"이라는 문구 때문에 뭔가 반드시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저는 특히 제주에서 꼭 봐야 할 일출과 일몰 여행지, 제주에서 꼭 가봐야 할 박물관과 미술관, 제주에서 꼭 가봐야 하는 카페를 눈여겨보게 되더라고요.

 

지역별 고르기 :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와 관련한 정보(저는 개인적으로 농장과 목장을 꼭 들러보고 싶어요.)를 넘긴 후에는, 앞서 언급한 세분화된 지역별로 추천 여행지가 사진과 함께 자세히 나와 있어요. 가령 그리스신화박물관이라고 하면, 소개 문구 뒤에 페이지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지도에서 그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많은 제주여행 가이드북이 있지만, 이 책의 특성은 역시 제주지도입니다. 단순히 행정구역을 표시한 지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여행지를 고를 수 있도록 의도한 지도이지요. 지역별 추천 여행지도 꽤 자세히 나와 있어서 갈 곳이 정해진다면, 그 지역의 거의 모든 정보를 미리 알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페이지씩 넘겨보는 것만으로, 저도 모르게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마음은 이미 제주로 가 있으니, 조만간 여행 가방을 챙겨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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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 I LOVE 그림책
맷 데 라 페냐 지음, 코리나 루켄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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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파랑과 분홍과 외로움과 웃음,

오랜 시간에 걸쳐 모은 형형색색의 조각 천들이

한 땀 한 땀 이어 붙여진 패치워크야."

제목이 들어간 문장을 먼저 소개해봅니다. 이 책의 메시지가 확연히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 그림책의 글작가는 뉴베리 상과 칼데콧 상을 동시에 수상한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쓴 사람이에요. 사실 그의 신작 그림책이라 보고 싶었던 이유가 컸어요. 볼로냐 상 수상 경력이 있는 그림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패치워크의 느낌을 정말 멋지게 구현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색감의 변화에 주목해서 보면 좋을 거예요.

책 속에는 여러 아이들이 등장해요. 그 아이들은 각자 성격과 기질, 재능이 다릅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지점은, 그들이 어떤 어른으로 변할지 미래를 살짝 보여준다는 거예요. 그 접근이 참신해요. 가령 공 쓰는 것에 척척인 소년은 승부사 기질도 가지고 있어요. 평범하게 이어간다면, 이 아이의 미래는 운동선수쯤 되겠지요. 그런데 글작가는 시인이 된 소년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운동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시가 나올까 싶지만, 다음 문장들을 보면 수긍이 가요.

"공이 통통 튀어 오르는 소리는

네 외로움을 표현하는 언어야.

넌 두 가지 언어에 모두 능통해.

그리고 언젠가는 공 대신 낱말이 너와 함께할 거야.

네 손끝에서는 멋진 시구가 풀려 나오겠지.

너는 언제나 시인이었으니까."

우리는 누군가의 한 면만 보고 쉽게 단정하고 재단하기도 하는데요, 공을 언어 삼던 소년의 모습을 보고 낱말을 멋지게 풀어내는 시인도 볼 수 있는 안목이랄까 열린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특히 어른들이 아이들을 볼 때요. 다른 아이들은 각각 어떤 가능성으로 펼쳐가는지,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답니다.

글작가가 의미하는 패치워크는 책 속에서 화음과도 연결되지요. 저는 퍼즐의 상징성을 떠올렸어요.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잘못 끼어든 퍼즐 조각 같아 보였던 것들이, 나중에는 전체 퍼즐판의 한 위치를 차지하고 주변 퍼즐 조각과 조화롭게 맞추어지는 것처럼요. 다양한 조각 천들이 모이고 다채로운 소리가 모여서 커다란 조각보와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는 의미가 깊이 있게 다가왔어요.

문득 오래전에 엄마가 꼬마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실 때, 그중 한 아이가 그만두겠다면서 그 이유로 "저는 의사가 꿈이라서 피아노는 배울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우리가 어떤 꿈을 향해 나아갈 때, 그 과정이 삭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생의 매 시기를 돌아봤을 때도 단색의 조각보, 단조로운 음이 아니라 풍성할 수 있기를! 어린 뽀야의 현재 모습을 보고 성향과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고 아주 활짝 열어둘 수 있기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그림책이었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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