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재밌다 2 : 소리 - EBS 문해력 놀이 활동북 책 읽기가 재밌다 2
도희 지음, 신유정 그림 / EBS BOOK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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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관한 이야기 세 편이 실린 놀이 활동북. 이 소개만으로도 끌렸던 책이에요. 참고로 이 시리즈의 첫 번째는 모양 편입니다. 추천의 글과 책 구성을 살펴보니, '문해력'이 계속 강조되네요. 아이들에게 놀이가 곧 학습이자 일상이라는 말에 공감해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곧 문해력이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고 중요하다는 점, 문해력을 높이려면 읽기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는 점, 나아가 글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자는 점을 서술합니다.


그저 재미있어 보이는 놀이 활동북이라서 선택한 것인데, 학습과 연관된 개념이 나와 좀 무거워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이 내용을 아이와 함께 본 것은 아니고요, 저 혼자 이 책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서 꼼꼼하게 읽어봤지요. 한마디로, 즐겁게 놀면서 학습 효과도 자연스럽게 높여주는 책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해요.


아이는 스티커가 많다면서 좋아했어요. 그러면서 앉은 자리에서 전부 붙였지요. 47쪽 분량 가운데 이야기 세 편을 빼면, 페이지마다 스티커 붙이는 항목이 있어요. 스티커를 하나씩 붙이다 보면, 이 책에 수록된 독후 활동을 차례대로 모두 마칠 수 있어요. 날씨, 배 아플 때, 숲속 풍경 등 해당 이야기에 나오는 소리를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와 그 속에 등장하는 소리에 아쉬움이 남아요. 그동안 다른 그림책이나 스티커북에서 많이 보아왔던 이야기이고 관련 단어들이어서요. 뭔가 새로운 이야기나 특별한 소리를 기대하고 펼친다면, 좀 아쉬울 수 있습니다. 사용 연령을 보니 3세 이상 설정이고요, 뒤표지에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아이와 부모님을 위한"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무난한 구성일 수 있겠고요.


익숙한 이야기와 소리를 담아서 친근함이 있어요.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명쾌한 점도 있지요.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제시되는 독후 활동은 꽤 창의적이고요, 하단에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가 서술되어 아이가 놀이 활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해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가령, "오늘은 내가 기상 캐스터!"라는 항목은 짧은 방송원고가 제시되어 있는데요, 하단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역할놀이는 간접적인 경험을 주어 그 직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엄마가 먼저 시범을 보인 다음 아이가 역할놀이를 할 수 있게 지도해 주세요."(17쪽)


책 읽기와 스티커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신나는 놀이 활동북이 될 거예요.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으로 읽는 재미를 자연스럽게 붙여줄 수 있을 듯하고요. 소리 이야기, 놀이 활동, 스티커가 특징인 <책 읽기가 재밌다!> 소리 편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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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 리셋 - 손바닥 마사지로 눈의 이상을 말끔하게 개선
시미즈 롯칸 지음, 이진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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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압 리셋>만 보면 안과 관련된 책이구나 싶은데, 언뜻 표지 사진만 보면 마사지, 지압하는 모습인가 싶다. 앞표지에 유난히 글자가 많은데,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압축해서 표현한 듯하다. 몇 달 전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던 엄마가 앞으로 정기적인 녹내장 검사도 받으셔야 한다고 해서, '녹내장 예방!'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었다. 눈 건강, 질병 예방을 위해 이 책을 전달해드리면 좋겠구나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골격교정사다. 안과의사가 아닌 점이 특이하게 다가왔는데, 그렇다고 전문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교정원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그곳에서 얼굴과 머리의 골격교정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눈이 잘 보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시력 측정 결과 평균 0.2 이상 향상되었고, 녹내장 수술 예정이었던 사람은 수술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되었단다.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서두다.

골격교정을 하면서 눈이 좋아지는 이유는, 안구 내부의 압력인 '안압'과 관련된다. 얼굴 마사지를 할 때 눈이 움푹 들어간 눈확(안와) 부위를 충분히 눌러서 펴주는데, 처음에는 미용 목적이었다가 이제는 안압 조절이라는 목적도 추가되었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되어 있다.

먼저 1장에서는 안압 조절이 왜 중요한지 서술한다. 안압에 문제가 생길 때 나타나는 눈의 전조 증상, 안구 내부를 채우고 있는 액체인 '방수'의 역할, 안압이 높아지는 원리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안압이 높은 눈을 '너무 부풀어 지금이라도 막 터질 듯한 상태의 풍선'에 비유한 것이 실감 나는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안압 리셋이 필요한데, 실제로 안압이 1mmHg 내려가면 녹내장 진행 위험이 10퍼센트 감소된다고 한다. 안압 리셋을 위한 핵심 마사지는 여섯 종류인데, 1장은 준비 마사지 세 종류를 사진 동작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는 머리뼈와 눈확의 뼈 구성을 보여준다. 머리뼈가 굳어 단단해지면서 눈확이 움푹 들어간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여기서는 기본 마사지 세 종류를 사진 동작과 함께 소개한다. 앞선 준비 마사지, 기본 마사지 총 여섯 동작을 확실히 알아두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이런저런 효과에 대한 설명은, 직접 마사지 동작을 해본 후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겠다. 1장과 2장만으로 안압 리셋 설명은 끝이다. 그러면 책의 분량이 너무 적어지기 때문인지 이후 3장과 4장이 이어진다. 각각 눈에 효과가 있는 새로운 습관, 눈에 좋은 자세를 만드는 새로운 습관인데, '새로운'이 붙을 만한 내용들이다. 또한 읽어가면서 '아, 그렇구나' 하게 되어 재미있다.

두 손바닥을 문질러 그 열로 눈을 따뜻하게 하면 좋다는 말은 어디선가 본 듯한데, 이 책에서는 노궁이라는 혈자리, 기공 파밍 방법을 소개하면서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을 새롭게 만든다. 눈 깜빡임 운동법도 소개한다. 또한 눈을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도수 안경'을 이용하라고 권한다. 도수 안경이 있지만 마스크가 일상이 된 이후, 특히 겨울철에는 안개 상태가 되어 아예 안경을 끼지 않고 다녔는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안경을 껴야겠구나 싶다. 궁둥뼈 쿠션으로 허리의 위치를 조절하는 자세는 정말 이채로웠다. 머리띠로 머리뼈를 조이라는 조언도 새겨볼 만하다. 머리뼈가 팽창하면 머리의 혈류가 나빠지고 산소도 부족하여 집중력도 떨어진단다.

전체적으로 서체가 크고 행간, 여백, 그림, 색 처리 등 눈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편집된 책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부 두 페이지만 서체 크기를 조금 작게 설정한 점인데,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 차이를 느낄 수 있느냐고 묻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 건강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눈 건강을 위한 새로운 습관들이 많이 와닿았고 나도 안압 리셋을 해봐야겠구나 싶다. 책 내용 중에 스마트폰 사용으로 눈이 큰 손상을 입는다는 지적에 뜨끔해진다. 하루가 끝나 잠자리에 들면서 스마트폰을 보다 자는 버릇이 언젠가부터 생겨버렸는데, 당장 그만두기는 해야 할 텐데... 이 책을 계기로 그만두기로 하자.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내 눈이 심히 괴로울 일을 만들면 안 되니까.

눈 건강에 관한 유익한 정보도 많고, 안압 리셋 마사지 여섯 종류도 상세히 소개되어 있는 책이다. 정말로 시력이 향상되는지는 직접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손바닥, 그중 엄지두덩이 도구가 되니, 언제 어디서나 해볼 수 있어서 유용하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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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보드북) - 출간 15주년 기념판 사랑해 보드북 1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지음,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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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보여주는 그림책 스테디셀러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출간 15주년 기념판' 보드북으로 나왔다. 아이가 아기 때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주었던 책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아이도 표지 그림이 너무 예쁘다면서 읽고 싶어했다. 아마 이전에 보았던 기억은 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으로 처음 읽는 것처럼, 같이 보면 되겠지. 더구나 사랑한다는 표현은 언제나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말이니까.


이 그림책은 엄마와 아빠가 아가에게 하는 사랑 고백을 담았다. 글작가의 "너를 사랑해."라는 구절마다 그림작가가 그려낸 귀여운 아가, 곰인형이 어우러져 더욱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표지를 넘기면 다음 구절이 있어서,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영유아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참 좋을 듯하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_____________에게


나에게도 이 책은 선물 같았다. 요즘은 이 책보다 조금 글밥이 많고 그림체도 다양한 그림책을 찾아 읽고 있지만, 이 그림책은 월령대와 상관없이 유아기에 반복해서 읽어주면 좋겠구나 싶다. 그림도, 글도 너무 예뻐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한 페이지씩 넘겨가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반복해서 여러 번 보았다. 가끔 아이와 지난 앨범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책도 그런 느낌이었다.


내용 중에 "말썽을 부릴 때나 심술을 부릴 때도 너를 사랑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해당 그림들을 보면서 '저런 모습이 말썽이나 심술일까?' 싶은 의문도 살짝 든다.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머리카락, 눈을 하나씩 짚어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는 것도 좋다. 행복과 슬픔, 웃음과 눈물, 뛰기와 걷기, 조용할 때와 떠들 때 등 대조적인 상황 가운데 어떤 모습이든지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는 것도 정말 좋다. 짧은 글이지만 중요한 내용이 전부 들어 있는 듯하다.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할 것, 부모의 눈에는 말썽이나 심술처럼 보일지라도 자녀에게 사랑의 말과 표정, 행동을 잊지 말 것, 자녀가 즐거울 때뿐 아니라 우울할 때 더 많이 사랑을 일깨워줄 것. 두꺼운 자녀양육서 한 권 분량이 그림책 속에 압축되어 있는 셈이다. 일상의 반복, 분주한 하루 중에 혹시 "사랑해"라는 말을 놓쳤다면, 자녀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부모의 마음을 전달해도 좋겠다.


다시 읽어보니, 도서관에서 빌려서 볼 책이 아니었다. 선물처럼 다가와 소장용이 되어준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고맙다. 보드북이라 튼튼하고 꿋꿋하게, 아이가 잠들기 전 머리맡 책으로 길게, 오래오래 남아 있기를 바랄게.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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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구름 미스티 - 마음에 먹구름이 낀 날 제제의 그림책
딜런 드레이어 지음, 로지 부처 그림, 서남희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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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천둥, 번개가 칠 때면 하늘이 화났구나, 폭우가 내리면 하늘이 슬프구나 하고 느낀다. 또한 날씨에 따라 놀이 형태가 달라진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 같다. 날씨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좌우되기도 한다. 아이나 어른 모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에, 그 상징성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일까. 그림책 <꼬마 구름 미스티>의 감정 이야기가 꽤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런 내용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했다. 아이는 여러 구름들의 등장부터 재미있나 보다.

미스티는 하루종일 짜증나는 일이 많았다. 부글부글 감정이 점점 고조되더니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만다. 그 결과는 요란한 날씨로 나타났다.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이내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다. 막 야구 시합을 준비하던 클레어는 비 때문에 울상이 된다. 그뿐 아니라 하늘의 미스티처럼 잔뜩 화가 나버렸다.

미스티의 엄마가 해결사로 나선다. 엄마는 부드러운 어조로 딸의 마음 상태를 묻고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미스티가 좋아하는 것은 알록달록 예쁜 열기구였다. 기분이 풀린 미스티의 얼굴이 환해지자 날씨도 덩달아 화창해진다. 클레어도 다시 맑아진 하늘을 보고 야구 연습을 하러 나간다. 진짜 재미있는 하루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마음의 날씨에 따라 그날 하루의 색깔도 결정되는 것이겠지.

미스티를 비롯한 구름 친구들의 그림체가 귀엽다. 곱슬곱슬, 동글동글 모양이라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날씨와 감정을 동시에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책 속의 날씨 상식을 살펴봐도 좋고, 미스티와 클레어를 보면서 감정 이입을 해봐도 좋겠다. 다만 짜증 부리고 화내는 모습을 따라하지는 말 일이다. 글작가의 당부처럼, 우리는 날씨를 조종할 수 없지만 기분을 다스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미스티 엄마의 부드러운 대화법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자녀의 마음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자녀 스스로 표현하도록 이끌어주며,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주는 모습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어쩌면 이 책의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미스티처럼 짜증내지 말자는 교훈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부모로서 아이들의 감정 표출에 대해 더욱 큰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가라는 요청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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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이야기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10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이경혜 옮김, 찰스 산토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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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의 작가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이야기라니, 더구나 어느새 12월,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터이니, 이 그림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바로 <산타클로스 이야기>다. 눈가의 깊은 주름이 오히려 웃음 가득한 눈빛을 강조하는 듯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표지 그림도 예쁘다. 막상 책을 펼치니 예상했던 것보다 글밥이 꽤 많은 편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듯하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면 혹은 양면에 걸쳐 나오는 그림 덕분에 유아들이 어른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 아이는, 글을 읽지 말고 그림만 설명해달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그림 위주로 상세히 설명해주려면, 당연히 어른들이 먼저 글을 꼼꼼하게 읽어둘 일이다.


그림작가 찰스 산토레의 신비스러운 그림체는 아이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준다. 글작가가 묘사한 상상의 캐릭터들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이 책에서 그림체 분위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마법의 숲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그림, 그리고 산타클로스가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직접 만드는 장면, 마지막으로 그가 사슴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달빛 풍경을 가로지르는 모습이다. 각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책이다. 산타클로스가 굴뚝에 막 들어가려는 순간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산타클로스의 유래로 전해지는 수도사 성 니콜라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글작가의 상상 속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버지 숲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들이 산다. 요정, 누크, 릴, 님프들이 그들이다. 나무의 님프인 니실은 다른 존재들과 달리 뭔가 생기 넘치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일상이 지루하고 초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어느 날 숲의 우두머리인 아크가 숲에서 아기를 발견했다는 말을 하자, 니실은 그 아기를 찾아 품에 안는다. 아기를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니실에게, 아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이 인간을 기르는 일을 허락한다. 니실은 아기에게 '작은 아이'라는 뜻으로 클로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클로스는 모든 불멸의 존재들과 친하게 지냈으며, 어느덧 청년이 되어 아크와 함께 온 세상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게 된다.


로스는 자기 외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중 아이들에게 흥미를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을 하기 위해 인간의 세상으로 떠난다. 클로스가 웃음의 골짜기 호하호에 거처를 정하자, 수호신처럼 여러 불멸의 존재들이 크고 작은 일을 도와주며 늘 함께했다. 클로스는 나무 장난감, 진흙 인형, 악기 등을 만들어 커다란 자루에 넣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겨울이 되어 웃음의 골짜기가 눈으로 뒤덮이자 다른 이동 수단이 필요했다. 클로스가 두 마리 사슴으로 시작해서 어떻게 열 마리 순록을 앞세우게 되었는지, 이 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그의 이름 앞에 '성인'을 의미하는 '산타'가 붙게 된 이유도, 선물을 기다리며 미리 준비하는 양말과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세월이 흘러 눈 주위로 조글조글 주름살이 생긴 클로스는 더 이상 장난감을 만들 수도,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도 없게 될 만큼 기운이 빠져버렸다. 그러자 버지 숲에는 모든 불멸의 존재가 모여 회의를 열게 되는데...


환상과 현실, 멋진 그림이 어우러진 <산타클로스 이야기>였다. 인상적인 대목은 아크가 클로스에게 한 말들인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아이들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바뀌지. 어른이 되면 그들은 일하고 돈을 벌 걱정을 하느라 풀죽어 지낸단다."(19쪽)


"너는 인간이기 때문에 늙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혜로운 인간은 세상을 돕는 방법을 찾아낸단다. 그가 한 착한 행동은 영원히 살아 있게 되지."(22쪽)


돈 걱정은 어쩔 수 없더라도, 매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면서 아이처럼 행복해하면서 지낼 수는 없을까. 유한한 인생을 영원히 살아 있게 만드는 착한 행동이란, 나의 삶에서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된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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