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꼬마 구름 미스티 - 마음에 먹구름이 낀 날 ㅣ 제제의 그림책
딜런 드레이어 지음, 로지 부처 그림, 서남희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12월
평점 :
어릴 때는 천둥, 번개가 칠 때면 하늘이 화났구나, 폭우가 내리면 하늘이 슬프구나 하고 느낀다. 또한 날씨에 따라 놀이 형태가 달라진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 같다. 날씨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좌우되기도 한다. 아이나 어른 모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에, 그 상징성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일까. 그림책 <꼬마 구름 미스티>의 감정 이야기가 꽤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런 내용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했다. 아이는 여러 구름들의 등장부터 재미있나 보다.
미스티는 하루종일 짜증나는 일이 많았다. 부글부글 감정이 점점 고조되더니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만다. 그 결과는 요란한 날씨로 나타났다.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이내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다. 막 야구 시합을 준비하던 클레어는 비 때문에 울상이 된다. 그뿐 아니라 하늘의 미스티처럼 잔뜩 화가 나버렸다.
미스티의 엄마가 해결사로 나선다. 엄마는 부드러운 어조로 딸의 마음 상태를 묻고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미스티가 좋아하는 것은 알록달록 예쁜 열기구였다. 기분이 풀린 미스티의 얼굴이 환해지자 날씨도 덩달아 화창해진다. 클레어도 다시 맑아진 하늘을 보고 야구 연습을 하러 나간다. 진짜 재미있는 하루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마음의 날씨에 따라 그날 하루의 색깔도 결정되는 것이겠지.
미스티를 비롯한 구름 친구들의 그림체가 귀엽다. 곱슬곱슬, 동글동글 모양이라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날씨와 감정을 동시에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책 속의 날씨 상식을 살펴봐도 좋고, 미스티와 클레어를 보면서 감정 이입을 해봐도 좋겠다. 다만 짜증 부리고 화내는 모습을 따라하지는 말 일이다. 글작가의 당부처럼, 우리는 날씨를 조종할 수 없지만 기분을 다스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미스티 엄마의 부드러운 대화법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자녀의 마음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자녀 스스로 표현하도록 이끌어주며,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주는 모습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어쩌면 이 책의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미스티처럼 짜증내지 말자는 교훈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부모로서 아이들의 감정 표출에 대해 더욱 큰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가라는 요청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