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하루 한 장 필사 노트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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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휘력에는 항상 목마른 느낌이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심이 인다. 더 나은 표현을 쓰고 싶고, 앞으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5세 어린이와의 대화에서도 더 신경 써서 말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어휘력과 문해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단어 정도는 알아야지하는 책들은 많이 봐 왔고 크게 도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필사를 하며 나의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눈으로 읽어보고, 말로서 읽어보고, 써보며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작품의 정제된 어휘와, 문장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여러 책을 다양하게 읽어나가며 스스로 자신만의 문장을 찾아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이렇게 주제에 맞게 좋은 문장들을 한데 모아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니,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나는 책에 밑줄하나 긋지 못하는 사람인데, 이 책은 나의 노트와 닮아서 죄책감 없이 원래의 용도 그대로 필사하며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 버전에서 필사란에 몇몇 핵심단어가 미리 인쇄되어있어서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개선하여 빈칸으로 남겨두어 활용 면에서 더 나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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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자고 묘하니?
주노 지음 / 모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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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감 높고 귀여운, 책 쓰는 고양이 이가 쓰는 밤의 일상 일기.


   가끔 내 옆에 앉아 함께 책을 읽고(베고), 컴퓨터를 하는(마우스포인터 사냥) 고양이의 마음이 궁금할 때가 있다. 14년 함께 살아온 눈치 덕분에 대부분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냐악하는 발음만으로도 대충 알지만, 필요함에 대한 요구 외의 일상적인 마음은 알아채기 힘들다. 무릎냥이 한번 해주지 않는 도도한 우리집 고양이에게 내가 사랑을 느낄만한 틈이 어디에 숨어있었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어린이가 잠든 밤이 되면 나와 나란히 함께 책보고 누워서 티비 보는 순간들도 이 고양이의 애정표현이었다. 일상이라고, 당연하다고 여긴 고양이와의 삶의 조각조각들이 모두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고양이가 쓴 책답게(?) 엉뚱하고 귀엽고 재기발랄하면서도, 인간 집사의 마음을 위로로 가득 채워준다.묭이가 쓴 마지막 말은 다섯 달 전 한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또 하나의 이별이 남아있는 나의 마음에 풍덩 들어온 문장이 되었다. (카페에서 책 읽다가 엉엉 울어서 부끄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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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지음 / 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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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는 대부분 누워있고, 가금 우다다 달려 다닌다. 책속에서 작가님은 대부분 바쁘고 힘차게 움직이시고, 가끔 지친 시간도 오롯이 자신의 시간으로 당당히 보낸다. 바쁘게 살다보면 갑작스러운 여유 시간이 무척 낯설고 마치 낭비하고 있고, 잘못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쉬어도 된다고, 멈춰도 된다고, 그 또한 나의 삶이라고 다독임을 받는 느낌이었다.


   타인의 삶 속에 가득한 고통과 고뇌는 마치 내 삶에 닥쳐올 미래 같아서, 늘 읽고 보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 책속의 작가님의 삶은 그저 담담한 듯 힘찼고, 당신들도 조심하시라 위협하지 않고, 이렇게 이겨내시라 훈계하지도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다정한 옆집 언니와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 속에서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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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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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 충만한 수다쟁이 엄마 같은 유령 개 라이카, 모르는 것 없는 T 선생님 탐사로봇 데이모스, 그리고 화성에서 태어난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아이 마야. 세 가족의 이야기이다.


   챕터가 바뀔 때 마다 화자가 달라지는데, 달라진 화자의 성격처럼 소설의 분위기와 느낌도 달라지고,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드러나는 비밀에 스토리도 더 복잡하고 깊어진다. 화자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는 매번 신선하고 아름답게 다가오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파격적인 면들도 휘몰아친다. 화자가 바뀌며 그 화자의 과거를 되돌아 보기도하고, 다시 시간적으로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기도 하며 새로운 세계를 확장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비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읽으면서 장편소설보다는 연작소설의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에서 연작소설의 형태라는 언급이 있었다. 한편의 소설을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여러 편의 단편을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책 제목 <<화성의 아이>>를 접했을 때는 무척 모호하다고 여겼다. 내가 알고 있는 화성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나 보다. 읽다보니 이 책만의 세계관에 익숙해지고 마야는 화성의 아이그 자체였다. 흔히 책이나 영화로 보게 되는 화성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오히려 어린아이의 꿈속처럼 가끔 맥락 없는 기분도 들고, 사랑이 가득한 동화 같기도 하다.


   <엔드 게임> 이전의 마블 영화는, 매우 유치한 소재도 멋있게 보이도록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 책 또한 그런 느낌이었다. 조금은 유치하고, 이상하고, 기묘한 소재를 그런가보다.’하고 받아들이도록, 세계관에 집중하고 빠져들 수 있게 잘 쓴 소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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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심너울 지음 / 한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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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전작이 너무 좋아서 이번 책도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표지부터 제목까지 통통 튀는 느낌가득! 평소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전환이 어려워서 단편집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 덕분에 조금 느릿느릿 읽었지만 그만큼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해가며 읽었다.


   아홉 개의 단편소설은 모두 각각의 특성을 가진 독특한 소재들을 현실감 있게 이야기한다. SF인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소설인지 가끔 헷갈릴 정도. 일부 단편에서 사용된 소재인 코딩과 게임에 대한 내용을 거의 모르는데도, 그 단편을 어려움 없이 읽었다.


   심너울 작가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애써 새로운 세계관을 기억해 내가며, 낯선 이야기의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그냥 자연스러운 현재, 현실로 느껴진다. 그래서 심너울 작가의 이야기라면, 평소 관심 없는 분야나 선호하지 않는 분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달에서 온 불법체류자>는 제목으로서는 제일 기대감이 낮았는데, 읽고 난 뒤의 느낌으론 제일 재밌어서 장편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상화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읽는 내내 단편 아홉 편을 하나하나 아껴서 보고 싶었다. 독서노트 한가득 세계관을 기록하고 느낌을 적어나갔다. 웜홀을 통과해 서로 다른 평행우주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고 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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