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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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라는 질문부터 세계인의 5%가 고양이가 되어버렸다는 설정만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


     고양이와 함께 살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기 전부터 상상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상상해보았었다. 그런데 책은 나의 상상력을 넘어선 그 외의 것을 보여주었다.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판타지가 아니라 가깝고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나의 상상이 놓치고 간 사람들의 이야기. 고양이를 말하지만 사람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몇몇 사람이 스스로 선택하여 고양이가 된 세상을 상상하여 쓴 이야기지만, 지금 현재, 좀 더 타인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깊이 생각 해 본다면 지금도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세상을 지배하고, 사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얘기한다. 타인에 대한 사랑, 직업에 대한 사랑,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사랑까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많은 소설들에 비해 유난히 색다르기도 하고,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지나갔으면 싶은 사랑의 다양한 면이 담겨있다.


     유성우에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늘 그 소원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가는 꿈을 좇는 사람이라는 별똥별의 비밀처럼, 찰나의 순간 앞으로 사람으로 살 것인지, 고양이로 살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 낸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 온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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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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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막한 소설은 부족함 없이 알차게 반짝거리고 있었고, 흔해 보이는 SF소재로 평소 만나지 못했던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꿈속에서나 느낄 수 있을 듯한 오묘한 분위기의 이야기들 속에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이 살아간다.


    그동안 나에게 ‘SF란 이런 거지.’하는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SF를 즐겨왔는데, 이런 소설은 처음이었다. 과학적이면서도 문학적이고, 대중적이면서도 독특했다. 문득 이 책을 ‘SF’라는 장르문학이라고 치부해 버려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이야기들은 행간에 많은 여유를 담고 있어서, 읽고 나서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책 속에서 독자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독자의 마음. 원래도 그런 것이지만, 이 책은 유난히 그 가능성이 크게 열려 있는 것 같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적당한 책일 것 같다.


    요즘 개인적으로 SF를 많이 읽고 있어서 이제는 환기가 필요하다 싶었는데, 이 책은 SF를 사랑하는 마음은 충족시켜주면서도 지루하거나 뻔한 느낌 없이, 색다르고도 깊이 있다. 30여 쪽의 짧은 이야기에 이토록 깊이 빠져들게 만들고 벗어나기 어렵게 여운을 남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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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의 상자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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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집은 이야기가 달라질 때마다의 집중력 전환이 어려워서 읽는데 무척 오래 걸리는 편이다. 이 책은 단편집임에도 술술 읽혔다. 그러면서도 한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여운이 길에 남았고, 또 한편으로는 다음 이야기를 얼른 읽고 싶었다. 느릿느릿 한편씩 읽기에도 좋고, 짧은 시간동안 한 번에 읽기에도 좋은, 읽는 사람에게 친절한 단편 소설집이었다.


    소설집의 전반부는 항성간 이동을 독점하는 카두케우스라는 회사가 존재하는 세계관 속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연작소설의 형태로 담겨있고, 후반부는 팬데믹이 일어나는 여러 세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모두 가족과 친구,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의 배경으로는 SF였지만, 현재 같기도 하고 현실 같기도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미래에도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메마른 현대인들을 촉촉하게 적셔줄 감성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이렇게나 잔잔하고 감성적인 SF가 있을 수 있다니. 이렇게 마음을 흔들고, 쓰다듬고, 간지럽히고, 콕콕 찌르는 이야기들을, 비슷한 모습이 하나 없어 보이면서도 같은 결을 가진 이야기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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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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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 후 범인으로 몰린 주인공. 자신의 죽음 이후 되살아난 이후 알 수 없는 힘을 얻게 된다. 말 그대로 어둠을 걷는암행어사가 되었다.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만난 탐관오리들. 삿된 것들을 처단하고 기이한 현상으로부터 백성들을 구한다.


     흔히 읽던 우리나라 민담, 설화 속 기이현상과는 조금 다른 낯선 세계를 만들어내셨다. 참신한 소재가 정말 좋았다.

     정명섭 작가의 책들은 늘, 사건이 술술 흘러가고 호흡이 빠른 느낌이라 책이 끝나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내지들은 음습한 분위기가 감돌 때마다 어둡게 변하는데, 마치 움직이는 책을 읽은 것 같았다. 텍스티의 책들은 언제나 책 뒤에 사람 있어요.’하는 듯, 편집자의 존재가 가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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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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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을 선별하여 수집해 둔 필사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세상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기 때문이고, 평소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들에는 나만의 가치관과 편견이 스며들기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다. 여러 필사책을 구매해보았지만 가장 독특한 컨셉이었다. 보통은 책속 문장이나 옛 철학자들의 명언, 한 작가의 생각에서 나온 좋은 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작가가 만나본 여러 연예인, 유명인, 석학, 지성인등의 인터뷰 속의 말들이 담겨있다. ‘을 다루는 다른 책들보다 실제 삶에 가까운 들이라 잘 이용한다면 더 빠르게 그리고 많은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필사책이 될 듯하다.


   책 속에 선별해 둔 문장을 넘어서서, QR코드로 인터뷰의 전문을 읽을 수 있는 것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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