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의 상자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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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집은 이야기가 달라질 때마다의 집중력 전환이 어려워서 읽는데 무척 오래 걸리는 편이다. 이 책은 단편집임에도 술술 읽혔다. 그러면서도 한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여운이 길에 남았고, 또 한편으로는 다음 이야기를 얼른 읽고 싶었다. 느릿느릿 한편씩 읽기에도 좋고, 짧은 시간동안 한 번에 읽기에도 좋은, 읽는 사람에게 친절한 단편 소설집이었다.


    소설집의 전반부는 항성간 이동을 독점하는 카두케우스라는 회사가 존재하는 세계관 속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연작소설의 형태로 담겨있고, 후반부는 팬데믹이 일어나는 여러 세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모두 가족과 친구,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의 배경으로는 SF였지만, 현재 같기도 하고 현실 같기도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미래에도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메마른 현대인들을 촉촉하게 적셔줄 감성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이렇게나 잔잔하고 감성적인 SF가 있을 수 있다니. 이렇게 마음을 흔들고, 쓰다듬고, 간지럽히고, 콕콕 찌르는 이야기들을, 비슷한 모습이 하나 없어 보이면서도 같은 결을 가진 이야기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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