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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으로 ㅣ 작은 곰자리 86
브라이언 플로카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8월
평점 :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그림책 <<폭풍 속으로>>는 글 작가 브라이언 플로카와 함께 완성한 작품입니다. 시적인 글과, 감각적인 그림이 만나 자연의 거대한 힘을 경이롭게 표현합니다. 특히 작가가 과슈와 펜, 수채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거칠고 힘 있는 펜 터치와 부드러운 수채 물감의 조화는 폭풍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어둑해지는 하늘과 함께 펼쳐지는 폭풍과 파도의 표현은 마치 우리 삶 속의 고난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듯하여 독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이러한 그림들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 마주할 포기하고 싶은 순간, 그리고 희망이 공존하는 현실과 이어져 있어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이 그림책의 핵심 메시지는 두려움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진정한 용기'에 대한 성찰입니다. 폭풍이 몰아치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남매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묵묵히 바다로 향합니다. 위험하고 불안하지만, 오직 바다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여정은 그 자체로 거대한 울림을 줍니다. 두 아이의 손을 잡은 모습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는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주변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발견하게 합니다. 집에서 바다까지 가는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고, 되돌아가는 사람들을 마주치며 과거의 흔적들을 지나지만, 그 모든 것을 서로 손잡고 이겨내는 모습에서 혼자였다면 결코 도전하거나 끝까지 해내지 못했을 일도 함께이기에 가능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폭풍 속으로>>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함께하는 힘'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지나간 후 햇살이 비추는 포근하고 안락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슬픔이나 좌절감보다는, 또 다른 목적지인 집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더욱 큰 울림을 줍니다. 나라면 폭풍이 두려워 집 밖에 나서지 못했을 텐데, 이 남매의 용감한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삶이 힘겹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주저앉고 싶을 때에도 작은 희망의 불씨를 품고 나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작가는 간결한 글과 깊이 있는 그림을 통해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하며, "너는 내 손을 잡고, 나는 네 손을 잡고, 그래서 너와 나는 계속 가 보기로 해"라는 시적인 문장을 반복하는데요. 그 문장을 읽는 내내 따뜻한 위로 받았습니다. 이 그림책은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 삶의 동반자처럼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