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망명 공화국 - 제2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파란 이야기 23
노룡 지음, 카인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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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초딩 망명 공화국>>은 제목을 보자마자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해지게 만들었는데요. 누구나 한 번쯤 어린 시절, 어른들의 잔소리와 성적표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기억이 있지 않으실까요? 이 책의 작가님은 아이들의 이런 절실한 마음을 '마수리 마트'라는 환상의 공간과 기발한 아이템들로 풀어냅니다. 세상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레알 리모콘', 시간을 멈추는 '스톱워치', 거슬리는 학원을 먹어 치우는 '슈퍼 소화제' 같은 도구들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아이들이 숨을 쉬기 위해 찾아낸 비상구처럼 느껴져 읽는 내내 안쓰러웠습니다.


 은탁수의 이야기는 판타지 동화임에도 지극히 현실적인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이 세운 '망명 공화국'은 거창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그저 등수를 매기지 않고, 실수해도 괜찮으며,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작은 틈새입니다. "망명은 생명이 위협받을 때 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이 책은 아이들에게 놀 권리와 쉴 권리가 생존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책을 덮으며 "아이들이 망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가는 아이들의 유쾌한 반란을 그렸지만, 그 이면에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지금도 학원 버스 안에서 늦게까지 시달리며 미래를 향해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아이도 그 중 한명이지 않은지 안타까운 마음이 한참동안 오래 남았네요. 구조적으로 달라지는 세상을 기대하며 망명 공화국이 필요없는 온전한 아이들이 자랄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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