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요즈음 들어 내가 참 정말로 진심으로 온몸으로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실용. 효율. 경쟁.

이 얼마나 멋진 단어들인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

이 얼마나 멋진 광경을 나타낸 말이란 말인가.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효율과 경쟁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고 있다.

이 물건과, 이 사람과, 이 생각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의 판단기준은

실용, 효율, 경쟁 이라는 단 여섯 글자로 압축되었다.

이 또한 참으로 효율성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현영의 <러브 차일드>는 바로 이

효율과 경쟁만이 '단어'로써 살아남은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담아낸 책이다.

 

용산참사가 생각날 수 밖에 없는

철거반대시위의 폭력진압에 아버지를 잃은 수와 그녀의 인연 진.

 

둘은 몇십년이 흘러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폐기물로 처리되는 세상에

폐기물로 서로 맞닺뜨렸다.

 

효율성만이 강조된 털끝만큼의 낭비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사회.

인간의 감정이란 처리되어야 할 오로지 실용과 효율성 만의 사회.

아이는 국가에 의해 규격대로 생산되고 노예로 살다가

폐기물로 버려지는.

오로지 지도그룹만이 그것을 관장하는 사회속에서.

 

이것이 김현영 작가가 러브차일드에서 만들어낸

그다지 멀지 않는 지금 대한민국의 누군가들이 바라마지않는

대한민국의 유토피아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진실로 분노와 비판과 질타가 쏟아져야 마땅한 사람들에게 가야할 우리의 마음이

그저 말한마디, 행동 하나 실수한 연예인들에게로 오롯이 향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와 함께 살던, 곧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당하는 차별과 부조리와 권력의 횡포에

눈을 감아버린 것은.

 

김현영 작가는 러브차일드를 통해

우리에게 이 것들을 되묻고 있다.

 

그리고 그런 물음이 참으로 반갑다.

 

 

다만 책을 읽으며 아쉬운 부분 또한 많은 책이다.

오랜만의 생각의 내뱉음 때문일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다.

노인문제도 말하고 싶고, 낙태문제도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의 부족한 연대의식도 말하고 싶어하며,

오로지 효율만을 내세우는 이 사회 분위기도 말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는 어떤 지도그룹까지.

그녀는 이 책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벅차다.

살짝 무리수가 던져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한가지 얘기이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라는 얘기를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성은 어디까지 훼손될수 있으며

또 그러한 상황에서도 결국 답은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것을

작가는 결말에서 말해주고 있다.

아무리 극단의 상황에 설지라도 결국 남는 것은 인간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조금 아쉽다.

조금만 절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진하다.

오랜만의,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으리라.

이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앞으로 좋은 작가의 이름으로

내안에 남겨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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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 영원의 구원을 노래한 불멸의 고전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다니구치 에리야 엮음, 양억관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황금부엉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학작품을 말해보시오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테의 '신곡'을 얘기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만큼 단테의 신곡은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지라도

대한민국의 정규 중등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무조건 들어보았을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국어시간보다 역사시간에 더욱 많이 불리우는 고전.

그러나 단테의 신곡을 읽어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단테의 신곡은 한번쯤 책장을 들추어보고는 싶지만

왠지 다 읽지 못하고 포기할 것만 같은

그런 이미지로 남아있는 책 중에 하나였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본 단테의 고전은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수백년의 세월을 가로지른 느낌의 책도 아니었다.

 

조금 독실한 크리스챤이라면 지금도 충분히 쓸 것만 같은

고전이라는 이름답게 지금도 충분히 유의미한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구스타브 도레의 그림과 함께한

이 단테의 신곡은 그림만으로도 단테의 신곡의 내용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머리속으로 그려지는 이미지들을 충분히

우리의 눈 앞에서 현실화 시켜주고 있다.

 

단테의 신곡은 기독교 사상에 맞추어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테는 시성(詩聖) 베르길리우스와 연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 천국을 경험한다.

그 여행 속 천국과 연옥, 지옥의 세계관이 참으로 흥미롭다.

 

단테는 사후의 세계 속에

그리스 로마신화, 기독교의 세계관, 역사속 유명한 인물들과 현실에서 직접 단테와 맞닥뜨리던 실제 인물들까지

모두 집어넣어 혼합함으로써

조금 재미있는, 논리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지만

너무나도 그럴싸한 사후세계를 만들어내었다.

또한 단테는 그 속에서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교묘하면서도 직접적으로 배치하여 중세시대 사람들의 인식을

여과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또한 단테는 그 사후세계를 통해 현실에 대한 단테의 생각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지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들과 그에 따른 형벌,

연옥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을 생각해본다면

단테가 꿈꾸는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한편 그 저지른 잘못들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때

물론 연옥이라는, 자신의 죄를 뉘우칠 공간이 있다하더라도

중세시대 금욕주의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았다는 생각과 함께

용서라는 부분에서 조금 취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단테의 신곡을 읽으며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단테가 기독교도인이 아닌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단테가 그린 지옥은

내내 이교도와, 믿음을 갖지 않은 사람들,

심지어 믿음을 갖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하마드가 가슴이 찢어지는 형벌을 당하는 구덩이에 처해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중세시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명백한 한계를

단테의 신곡에서도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편향성과 아집이라는 면에서 고전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졌다.

 

만들어진지 700년 가까이 지난 단테의 신곡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나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단테의 생각.

그리고 정의와 인과응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단테의 신곡에서는 단테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저 하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고민할 때 대답해준다.

 

문제는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라네. 만물이 모두 신의 뜻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면,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

하늘이 자네들을 움직이게 한다네. 그러나 그것을 알고, 그것을 빛으로 삼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간다면,

자네들은 하늘의 작용에도 이길수 있을 것이야. 그것이 바로 자유가 아니겠는가.

 

신곡 전반에 흐르는 그 당시의 강압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생각해 볼때

이 부분만큼은 단테가 인간에 대해

비록 모든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할지라도

인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내 모든 것이 내 자유라고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 - 그러나 막상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 점점 줄어드는-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부분이다.

 

두번째로 생각할 부분은 사후세계를 통한 인과응보에 대한 부분이다.

천국과 연옥, 지옥이라는 개념은 현세에서는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믿음을 가지고 착하게 산다면 하늘나라에 올라 하나님과 함께 영생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종말론에서 약간 변형된 후세의 기독교인들이 만들어낸 개념이다.

이 개념이 비록 지배층에 의한 피지배계층의 착취의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것이 실재했으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한다.

과학이 발달하고 점점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는 현재.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인생 한방, 어찌되었든 이 생에서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점점 만연해지는 것만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회.

비록 만들어진, 규제된 정의일지라도 그 정의를 통해

조금이라도 나아진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700년전 단테가 그러했듯.

지금도 그와 마찬가지 고민들로 가득한 세상인 것을 보면.

그래서 고전은 고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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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저 사회학30선
다케우치 요우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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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려워만 보였던 사회학 서적 지역  이제는 쉽고 간편하게 즐기자.

-사회학 서적 지역 특수 북맵 세계명저 사회학 30선 선보여-

 

이번에 사회학 서적 지역 탐사 전용지도  <세계명저 사회학 30선>이 나와
이 지역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여행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학 서적 지역은 비록 생겨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이름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탐사지역으로
그동안 책들의 도시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에게도
그다지 많이 소개되지 않았으며
여행객들에게 이 지역은 자칫 지루하고 어려운 서적들만이 가득하다는 선입견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느정도 관심은 가지고 있어도
막상 여행을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특히 [공산당선언]과 같이 책들의 도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그 인지도 만큼이나 정작 읽어본 사람도 많지 않은 유적지도 포함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사회학 서적 지역을 한번 여행해볼까 관심은 있지만
그 생소함에, 왠지 모를 두려움과 어려움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학 지역 관광활성화 위원회에서 이번에
특별히 고안한 것이 이번 세계명저 사회학 30선이라 명명된
특수 북맵이다.

 

다케우치 요우의 지도 아래 작성된 이번 북맵은
특히 한장의 지도로 이루어진 1차원적인 지도가 아니라
입문부터 시작하여
'근대로의 여정' '대중사회,소비사회,미디어사회' '이데올로기,문화,사회의식'
'행위와 의미' '현대사회의 격투' '학문의 사회학'까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3차원 입체영상으로 실제지역으로 점점 깊숙이 탐사해들어가는 느낌이 들도록   

특수제작되어있다.

따라서 사회학지역 관광활성화 위원회는
"이 북맵만으로도 이미 사회학 서적 지역을 모두 다 탐사한것만 같은 성취감마저 만끽"하게 해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으며
더 이상 사회학 서적 지역도 관광 불모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도를 사용해본 여행객 김지호 씨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사회학 여행지들의 소개에 대한 부분을
핵심만 콕콕 찝어 여행객들이 지루해지기도 전에
다음 여행지로 넘어가게 했기 때문에
관심은 있지만 지루할 것만 같아 탐사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나와 같은 여행객들에게 아주 좋은 북맵이 될 것 같다" 며 북맵을 사용해본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행지중에
저자의 고향인 일본 서적 부분과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아직 한글로 소개되어지지 않는 여행지가 몇개 포함되어 있어
원문을 보지 못하는 여행객들에는 다소 불편과 아쉬움을 줄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금껏 이름만 들어보았던
사회학 서적 지역으로의 여행을 친절하게 도와줄
특수 북맵이 나옴으로써
그 동안 이 지역의 탐사를 그저 막연한 관심정도로만 표출해온
여행객들에게 본격적인 사회학 지역 여행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그 초석이 되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회학 서적 지역이 더이상 책들의 도시 여행객들에게
낯선 곳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월간 <책과 여행>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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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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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수업 평가 보고서<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크 센델 교수>


                                                                                           20024129 김지호   




정의란 무엇인가

강렬한 제목과 함께
미국을 이끌어가고 세계를 움직이는 인재들이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로 꼽았다는 강의 계획서의 소개를 보고 있노라면
한국에 많은 청강생이 이 강의를 듣고 싶어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총 10장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의는
시작부터 끝까지 학생들을 고민과 선택에 빠지게 만들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생필품의 가격 폭등에 대한 대처로 시작하여
정신적 외상을 당한 군인도 상이군인 훈장을 주어야 하는지
군사 작전 도중 적에게 자신들의 위치를 알려줄 가능성이 있는 민간인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리 임신 문제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지
징병제와 모병제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소수자들을 우대하는 정책(인종별, 지역적 우대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이 좋은 구장을 뺏을 권리가 있는지
우리의 조상이 했던 과오를 우리가 사과해야 할 책임이 있는지
낙태와 줄기세포 문제를 통해 생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동성간의 결혼문제를 정부에서 인정해야 하는지까지

학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민하고 딜레마속에 선택해야 하는 즐거운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 수업은 위에 열거한 실제 우리의 삶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통해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이 문제들이 어떤 사고를 통해 논란이 진행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런 생활 속 고민들을 통해
그 간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지를 주장했던 철학들.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칸트의 순수이성, 존 롤스의 자유론, 아리스토텔레스의 텔로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환기시킨다.

각각의 철학들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생각하며 따라갈 수 있었고
각각의 수업이 끝나면 다음 수업시간까지 스스로 공부를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각자 한 수업, 한 수업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고
그간 어설프게 이해했던 사상들에 대해서 반추하는 와중에
우리는 수업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 이상의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수업은 편하지 않다.
자꾸 학생들을 귀찮게 한다.
이 수업은 독자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교수님의 생각을 주입시키지 않는다.

교수님은 정의가 무엇인지 함부로 단정 짓고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마지막 강의에서 짧게 교수님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하여 살짝 언급을 하지만 정의가 무엇인지 확실한 대답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충분치 못한 얘기였을 것이다.

단지 우리 학생들에게 그간 정의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들로부터 우리가 어떤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극하고 유혹하고 있다.

다만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에서 시작해
칸트와 존 롤스의 자유론,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흐름과
마지막으로 인간을 서사적 관점, 유기체적 관점으로 보는 과정 안에서
교수님의 사견을 조금 더 자세히 엿볼 수 있기는 하다.

그리고 그 사견이 평소의 내 생각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 같아서  

더욱 만족스런 강의였다

다만 이번 강의의 아쉬운 점은 한국말을 못하는 교수님을 대신하여 통역을 해주신 분에 대한 아주 조금의 아쉬움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수업은 그 수업의 주제에 걸맞게
단어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가 상당히 미묘하다.
실제 교수님이 표현한 단어와 한글로 표현된 단어사이에서 살짝 괴리감을 보이는 단어들이 조금 있었던 듯 하다.

특히 이 수업의 주요 단어중 하나인 ‘미덕’ 이라는 단어를 교수님이 실제로는 어떤 단어를 쓰셨는지가 읽는 내내 너무도 궁금하였다. 듣는 귀가 짧은 나로서는 참 안타까운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이해에는 무난하였다.

미덕, 영광, 선, 공동선, 등의 핵심 개념 단어들에 대해 교수님이 정확히 어떤 단어를 사용하셨는지 알려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가 무엇인지는 이 수업을 듣고도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정의가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고민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알 것 같다.

학점을 떠나 한번쯤 수강신청해도 좋을 것 같다.

 

 

사족.

야구팬인 나로서는 6번째 강의 204분쯤에 해석된 만능 내야수라는 용어가 눈에 거슬려 참을 수 없었다.
유틸리티 내야수를 번역한 것이라면 백업 내야수라는 단어가 적절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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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을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1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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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씨의 신간 조선 왕을 말하다는 여덞명의 왕을 각각의 테마에 맞게 두명씩 소개해 놓고 있다.

1부 악역을 자처한 임금 에서는 태종과 세조를,

2부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 에서는 연산군과 광해군을

3부 전란을 겪은 임금들 에서는 선조와 인조를

4부 절반만 성공한 임글들에서는 성조와 영조를 각각 그리고 테마에 맞게 설명을 하고 있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왕들의 열거와 설명을
테마에 맞게 짝지어 놓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그 덕분에 침대에서 책을 볼 때면 몇 장 채 넘기지 못하는 나 역시 다음 얘기가 자못 궁금하여 임금 한명 한명 챕터가 끝날 때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다만 구성과 내용상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세조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역사적 평가와 다르게 세조를 성종의 전성기를 열어준 왕이 아닌
취약한 정통성 아래 훈구대신들과 결탁할 수 밖에 없었던 세조의 잘못에 포커스를 맞춘다.


악역을 자처한 임금이라면 악역을 자처했지만 대의를 위해, 나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다는 뉘앙스가 강한 의미인데(태종 부분에서는 이 부분이 잘 드러나 있다.)  실제 세조의 설명에는 그가 조선을 위해 어떠어떠한 일을 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아서

읽는 내내 아쉬움을 남게한 부분이다. 세조가 비록 자신의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되었지만 그 후 조선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추가되었으면 더욱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진하다.
 

반면에 연산군에 대한 이야기는 국사시간에 배운 것이 역사의 전부였던(나름 국사점수가 높았음에도!)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웠다.
어머니의 복수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미친 군왕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무와 예를 사랑한 다만 정치적 센스가 전무했던 군왕의 모습이 자리잡아 있다.

이책에 있는 모습이 맞든 맞지 않든
역사는 승자의 편이라는 면에서 지금의 연산군에 대한 선입견들은 연산군을 몰아낸 정치적 세력들에 의한
날조가 분명 어느정도는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 가능하다. 

이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수구언론의 기사와
이명박 정권의 수구언론의 기사와 논조를 보면 그 당시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와 상관 없이 자신의 이익에 맞는 글쓰기.
그리고 그것을 무조건 신뢰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마음 깊이 자리 잡았던 연산군이다.



선조와 인조. 

흔히 조선시대 최악의 왕에 항상 이름을 나란히 하는 두 왕.

그 둘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최악의 면모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대한민국 60년 역사에 그러한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전쟁이 나자마자 한양을 벗어날 궁리만 했던, 명나라에 망명하기만을 바랬던 선조.
6.25가 발발하자마자 대전으로 피신한뒤 자신은 서울을 지키고 있다며 거짓 방송을 했던 이승만.


자신의 집권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한평생 민족운동을 했던 독립투사들을 죽이고
나라를 팔아 먹은 친일파와 결탁하여 오직 나에게 충성을 하면 친일을 사해줄 것이라 했던.

 전쟁 영웅 김덕령, 이순신, 유성룡을 제거하고
왕과 양반이 포기했던 나라를 유지시킨 근간을 나몰라라 했던 선조.

나라꼴이 어찌 되어 있든지 간에 그저 반청숭명만을 기조로 세웠던 인조와
현저한 열세인 군사력으로 무조건 북진통일만을 외쳤던 이승만.

그리고 그런 인물을 국부라고 칭하고, '광복'보다 '건국'을 더 챙기고 있는 무리들이 득세하고 있는 2010년의 세상.

3부의 챕터 명은 전란을 겪은 임금들이 아니라 전란을 조장한 임금들이라고 바뀌었으면 한다.

 

조선 왕을 말하다의 마지막은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 성종과 영조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성종을 기존의 평가와 다르게
그의 앞뒤 재위한 임금들이 워낙 형편 없어서 그 반사이익으로 높이 평가받는 임금이라 한다.
사실이야 어찌되었든 새로운 견해는 언제든지 존중받아 마땅하다.


이덕일 씨의 전작들 중 하나 사도세자의 고백에도 강조되는 부분이지만
성종과 영조는 그 업적을 떠나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고, 이 책은 그 부분을 지긋이 강조한다.

정통성에 의심을 받는 왕.
갑작스런 예종의 죽음과 그날 바로 이어진 즉위식을 가진 성종.
멀쩡한 왕의 독살 의심속에 왕으로 추대된 영조.


이 책은 결국 기존 사가의 입장은 어찌되었던
이 둘이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한 근본적 원인이 이 태생적 한계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조선 왕을 말하다는 분명 조선시대의 임금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설명에 부합하는 임금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은 임금도 있다.
어찌 되었든 한 인물, 한 시대에 대한 이런 다양한 견해는 그 견해만을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에서는

모두 매혹적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이덕일씨의 책이 더욱 사랑받는지도 모르며 이 책 또한 그 궤를 같이한다.

 

역사란 돌고 돌기 때문일까?
우리는 하나하나의 임금을 보면서 대한민국 60년 역사의 대통령들이 떠오른다.

 

전란을 조장한 임금.
기득권 층에 의해 희생되고 진실까지 날조된 임금.
쿠데타로 집권하여 나라의 기반은 다지지만 그에 따른 엄청난 피를 흘린 임금.

 되새김질 하면 언뜻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이 떠오른다.


역사는 그래서 재미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재미를 더욱 배가시켜주는 책이다.

 

다만 한가지
조선 왕들을 말함에도 각각의 왕들이 어떠한 정책들을 펼쳤고 어떠한 업적들을 남겼는지 보다는
당쟁과 정치역학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주를 이루는 면에서는
이 책에서 그렇게 비판했던 말만 앞세우는 무리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가 조금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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